모두의숲, 돌봄의 콜렉티브 임팩트를 이야기하다
2024 Care Forum
케어 포럼 마지막날, 돌봄에 대한 인식 전환과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루트임팩트는 모두의숲 어린이집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한 가지 질문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임팩트 지향 조직들의 돌봄은 누가 해야할까?”
우리의 동료는 돌아올 것인가
지난 12년간 체인지메이커들과 함께 일하며 우리는 다양한 사회 문제 뿐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들의 문제들이 생겨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임팩트 생태계에는 육아휴직을 떠났던 뛰어난 동료들의 일터 복귀를 지원할 만한 여력이 없는 영세한 조직들이 많았습니다. 육아휴직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도 조직마다 사정이 다를 뿐만 아니라, 완벽한 돌봄 솔루션을 찾기 어려워 부모가 된 동료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아야 했습니다. 특히 많은 여성 체인지메이커들이 경력을 포기하고, 임팩트 지향 조직들은 인재를 잃었습니다. 임팩트 지향 조직에서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며,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지금의 초저출산 국가라는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하기도 하지요.
콜렉티브 임팩트로 찾은 해답
이런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모두의숲 어린이집입니다. 현재 29명의 아이들이 12명의 선생님들과 함께하고 있는 이곳은, 2020년 5월 11개 임팩트 조직이 힘을 모아 만든 컨소시엄형 공동직장어린이집입니다. 모두의숲이 탄생한 과정은 눈덩이를 키워가는 과정과 비슷했습니다. 먼저 루트임팩트가 11개의 임팩트 지향 조직을 설득하여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직장보육센터의 컨소시엄형 어린이집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규모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하나금융그룹과의 파트너십이 더해졌습니다. 후원 기업일 뿐만 아니라 컨소시엄사 회원사가 되어 어린이집의 임팩트를 직접 지원함과 동시에 자사의 돌봄 포용성을 높인 것입니다. 그리고 직장 어린이집 위탁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한솔어린이보육재단과의 파트너십이 더해졌습니다. 이렇게 소규모 임팩트 지향 조직들과 대기업, 공공기관 그리고 루트임팩트가 함께하는 다층적 협력 모델이 만들어졌습니다.
임팩트 지향 조직을 닮은 돌봄
이러한 접근 덕에 임팩트 조직들의 교육철학을 반영하면서도 우수한 시설과 자원을 갖춘 어린이집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비로 돌보미를 고용했던 부모들의 보육비 부담은 90% 이상 감소했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하는 곳에서 아이들이 자란다는 것에 큰 안심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설문에서는 86%의 부모가 모두의숲 입소 후 경력 단절에 대한 걱정이 줄었다고 답했습니다.
함께하는 돌봄
개원 후 5년이 지난 지금, 컨소시엄 참여 기관은 두 배로 늘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운영비를 부담하고 임직원의 보육 지원 서비스를 받는 것을 넘어, 의사결정과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지금까지 33개의 임팩트 조직을 지원했고, 81명의 아이들이 모두의숲에서 자랐으며, 그 두 배에 달하는 부모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았습니다. 12명 이상의 선생님들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돌봄의 책임을 일터로 가져오는 시도를 했다는 점입니다. 돌봄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책임이라는 문화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
우리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을 더 많은 지역으로 확장하고, 재택근무나 파트타임과 같은 새로운 근무 형태에도 맞춰가야 합니다. 또한 보육이 “여성의 문제”라는 인식을 바꾸고, 아버지들의 참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우리의 비전은 보육을 넘어 모든 형태의 돌봄으로 확장됩니다. 기업이 보육의 책임을 나누는 것처럼, 부모님 돌봄이나 다른 가족 구성원에 대한 돌봄도 함께 책임지는 직장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케어 포럼에서 전한 우리의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보육은 더 이상 개인이 홀로 짊어져야 할 보이지 않는 무급노동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기업, 공공기관, 지역사회가 함께할 때, 우리는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일터가 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해질 때 우리의 아이들도 더 건강하고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기원하는 더 나은 세상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