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어떻게 측정하나요?
임팩트 생태계 알아보기
임팩트 생태계가 성장하며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가 창출하는 임팩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생태계에 연결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을 두 가지 고르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로 사회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 것인지, 그래서 세상이 얼마나 좋아지는 것인지.
우리는 기업이 이 질문에 대해 논리적으로,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답변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래서 성장의 기회를 더 많이 얻기를, 나아가 경계에 있는 자원을 내부로 끌어들여 생태계를 더 확장시키기를 기대하고요.
그러나 당장 생존이 우선인 대다수의 기업이 여기에 자원을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루트임팩트는 이들이 적은 자원으로도 효과적으로 임팩트를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팀, ‘임팩트 랩’을 신설했고, 그 시작으로 우리의 관점을 담은 총체적인 프레임워크를 준비합니다. 생태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주요한 도구들을 적극 활용하여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이요. 이를 맛보기로 소개합니다.
임팩트가 어떻게, 얼마나 만들어지는지 이야기하려면 임팩트의 개념을 먼저 정의해야 합니다. 서로 다른 정의에서 오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요. 우리가 이야기하는 임팩트는 사회 문제가 개선되어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한 상태입니다. 경우에 따라 변화 자체이기도 하죠. 그렇기에 기업이 만드는 임팩트, 즉 문제가 해결된 상태를 이해하려면 이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를 이해해야 합니다.
사회 문제는 구조적인 이유로 다수의 사람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상태라 할 수 있는데요, 지역적, 시대적, 환경적 맥락에 따라 상대적으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야식으로 패스트푸드를 먹는 습관 탓에 성인병에 걸리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과도하게 높은 식료품과 외식 물가로 저소득층이 감당할 수 있는 음식이 패스트푸드 뿐인 상황에서 건강을 잃는 것은 사회 문제라 할 수 있는 것이죠. 반대로 말하면, 기업은 해결하고자 하는 현상이 왜 ‘사회 문제’인지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 문제가 너무 다양하다는 것은 임팩트에 대한 설명이 복잡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때, UN총회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인 ‘지속가능발전목표’, 즉 UN SDGs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UN SDGs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적인 약속이자 2030년까지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입니다. 17개의 목표, 169개의 세부 목표, 그리고 231개(중복 포함 시 247개)의 서로 다른 지표로 구성된 UN SDGs는 전세계적으로 사회 문제 해결의 공통 언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임팩트를 이 목표에 연결하여 설명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과 명료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 아동들의 낮은 교육 접근성”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를 UN SDGs의 4.2(2030년까지 모든 여아와 남아가 초등 교육을 준비할 수 있도록 양질의 영유아 발달, 보육, 취학 전 교육에 대한 접근을 보장한다)과 연결하여 설명함으로써 지향점을 더 명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다수 임팩트 투자사의 임팩트 리포트도 기업을 소개할 때 이 방식을 취하고 있고요.
기업의 임팩트를 이해했다면, 이들이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이 방법은 변화이론을 바탕으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변화 이론은 투입한 자원과 결과뿐만 아니라 변화가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중요하게 고려하는 관점입니다. 중간 과정을 생략하는 블랙박스 방식과 대비되는 개념이죠. 변화 이론을 기반으로 임팩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밝혀내는 방법은 다양한데요, 여기에서는 기업 경영 관점의 전략을 담는 임팩트 체인 모델을 소개합니다.
임팩트 체인 모델은 로직 모델의 구성요소를 차용하여, 기업의 비즈니스를 통해 임팩트가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논리적이고 상세하게 밝혀 놓은 설명입니다.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도 결국 기업이기 때문에, 이를 만드는 과정 역시 기업 경영의 일환으로 정리되어야 하며, 아래와 같은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임팩트 체인 모델은 사회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를 밝히는 설명이면서 동시에 기업의 임팩트를 관리하는 도구입니다. 기업은 사회 문제로부터 사람들이 경험하는 부정적인 영향이 완화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아웃컴)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액티비티)합니다. 그 전략에서 목표한 산출물(아웃풋)을 점검하고, 이 과정에 필요한 자원(인풋)을 조달합니다. 궁극적으로 문제가 해결된 상태(임팩트)로 나아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우리가 잘 하고 있는지 돌이켜봐야 하고요.
이처럼,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에게 임팩트 관리는 곧 기업의 성과 관리입니다. 기업들이 당연하게 비즈니스 성과를 관리하듯, 임팩트 성과를 관리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죠. 그래야 비즈니스가 성장할 때 임팩트 성과도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임팩트는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줄어들게 될테고요.
지금은 임팩트 프레임워크라는 보다 총체적인 방법론 안에서 이 도구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지만, 임팩트 랩을 시작하기 한참 전인 2016년부터 우리는 임팩트 체인 모델을 활용하여 기업의 임팩트를 분석해 왔습니다. 초기 소셜 벤처, 비영리 단체, 그리고 성장 단계의 스타트업까지, 임팩트를 만드는 방법을 밝히고 임팩트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 노력은 다음의 자료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GI 임팩트리포트 (2018년,2020년)
- 점프 임팩트 체인모델
기업이 스스로 임팩트 성과를 관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이야기하는 방식이 제각각이라면 정보 이용자의 입장에서 따라가기 쉽지 않을 거예요. 이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 IMPACT MANAGEMENT PROJECT(이하 IMP)입니다.
IMP는 임팩트 측정, 관리, 보고의 글로벌 컨센서스입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임팩트 성과 보고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IMP는 임팩트를 평가하고 보고하는 통일적이고 상호 비교 가능한 틀을 제공할 목적으로 출범했습니다. IMP는 투자자, 정책 입안자, 기업 실무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임팩트를 구조적으로 쪼개어 구체화하는 데 합의했고, 이는 5개의 차원, 그리고 15개의 데이터 카테고리로 구성됩니다. 아래는 기틀이 되는 5개 차원에 대한 간략한 정의입니다.
15개의 데이터 카테고리는 각각의 차원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데이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얼만큼”에 해당하는 HOW MUCH 차원은 변화의 정도(Depth)와 이를 경험하는 사람의 수(Scale), 그리고 이것이 지속되는 기간(Duration)이라는 데이터들로 설명하는 식이죠. 이처럼, IMP에 기반하여 임팩트 성과를 보고한다는 것은 곧 이 데이터들을 측정, 평가하여 소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로 다른 임팩트를 각자의 방식대로 만들더라도, 그 성과는 사전에 합의한 구조에 따라 제시함으로써 정보를 더 쉽게 해석하고 비교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다시 돌아와, 중요한 것은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가 임팩트가 어떻게, 얼마나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답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루트임팩트의 임팩트 랩팀은 더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을 찾아 제공하여 더 많은 기업들이 임팩트를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루트임팩트도 보다 체계적으로 임팩트를 관리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 대대적으로 조직과 사업을 임팩트 프레임워크에 맞추어 정리합니다. 가까운 미래에 그 여정을 소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