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실험하는 DEI Lab – 호이 편
DEI Lab
DEI Lab은 루트임팩트가 새롭게 시도하는 지원 프로그램으로,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조직의 실험을 돕습니다. 모두의연구소, 청소년기후행동, 그리고 진저티프로젝트에 이어 마지막으로 소개할 참여 기업은 사단법인 호이입니다. 사단법인 호이는 글로벌 배움 공동체를 형성하고, 세계시민을 양성하며, 건강한 교육 생태계를 만드는 조직입니다.
호이는 DEI Lab 참여 기업 중 유일하게 한국과 해외(우간다)에 일터를 두고 계신 조직이기도 합니다. 자연히 한국에서의 통념, 사회 분위기, 기술적인 배경과 우간다의 그것은 차이가 있을텐데요, 이에 호이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문화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각 지부와 전사 차원으로 다양성이 존중받는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여러 실험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이 사단법인 호이에게는 어떤 의미이며, 이번 실험을 통해 무엇을 확인하고자 하시는지 호이의 김서형 국장님과 김신혜 팀장님을 만나 들어본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호이를 소개해 주세요. 특히 조직 문화 차원에서 어떤 특징이 있는 회사인가요?
Hope Is Education!
저희는 한국 본사와 우간다에 지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NGO입니다. 한국 본부에는 인턴 구성원을 포함해 7명이 일하고 있고, 우간다 지부에는 12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 본부 구성원은 대부분 여성이고 우간다 지부의 남녀 성비는 반반이에요. 저희는 설립 초기부터 주 35시간 유연근무제를 시행해 왔고, 오전 8시에서 10시 사이 자율적으로 출근하는 시차출퇴근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차와 대체 휴무의 사용은 자율에 맡기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와 단축근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주로 자녀가 있는 구성원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우간다 지부에서는 현지 근로기준법에 맞추어 근무제도를 운영하고 있고요.
호이가 하는 일과 다양성은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호이는 해외 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해외 현지 간의 출장이 잦은 편이고요. 저희가 하는 교육 사업의 비전과 미션 자체가 아프리카, 특히 우간다 교사들의 성장과 변화이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계시민교육을 해보면 그 안에서도 문화 다양성은 매우 핵심적인 가치이거든요. 조직 안팎으로 다양성은 매우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다양한 문화적 상황에서 일하다 보니, 일하면서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한 고민들이 일하는 방식이나 제도에도 많이 반영이 됩니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 후 갓 복직한 구성원을 배려하거나,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일정 조정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다른 기관보다 전반적으로 연차 사용이나 출퇴근이 자유롭고 유연한 편이고요. 유연한 근무 제도는 다양한 돌봄의 책임이 있는 구성원들을 조직에 포함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저희가 일하는 개발 협력 분야에는 여성들이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여성 구성원을 포용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호이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다만 우간다 현지는 우리나라보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가 짙고, 그래서 아직은 일하는 여성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번 DEI Lab을 통해 실마리를 찾아보고 싶어요.
우간다 지부의 상황이 매우 궁금합니다. 한국과 비슷한 일터의 모습인가요?
일단 한국과 우간다 지부 모두 현지의 근로제도를 따릅니다. 유연성 차원에서는 우간다 지부가 한국 본부보다는 더 보수적인 운영을 합니다. 예를 들어 우간다 쪽에서는 재택근무가 없어요. 인터넷을 이용해서 어디에 있더라도 상시 소통이 가능해야 하는데, 개인 거주지에 인터넷이나 원활한 전기공급 등과 같은 여건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또 필드에서 직접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필요한 소통을 하려면 결국 물리적으로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해서 시차 출퇴근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율적으로 연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한국과 우간다가 동일해요.
우간다는 아이를 많이 낳는 문화를 가진 나라입니다. 그렇다 보니, 호이 우간다 지부에는 자녀가 5명인 직원도 있어요. 출산휴가 90일이 워킹 데이 기준으로 주어지는데요, 대부분 출산휴가 종료 후 바로 일터로 돌아오세요. 왜냐하면 많은 경우 육아를 도와주는 보모가 있거든요. 예전의 우리나라 모습과 비슷한 면이 있어요. 가까이 사는 친척들이 많아서 가족 안에서 돌봄이 되는 모습도 한국의 옛날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아요.
이번에 하시게 될 실험을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우간다 지부까지도 포함하여 실행하시는 걸까요?
맞습니다. 저희가 기획한 실험은 본사와 지부 모두를 포함합니다. 저희의 가설은 회사가 구성원과 가족들이 함께 모이고 이해하는 시간을 공식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구성원의 직장 만족감과 장기근속 의사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에요. 다른 생애주기 구성원의 일과 삶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이 다른 생애 주기를 만났을 경우를 긍정적으로 상상하게 되고, 호이를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보니까요.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세 가지 시도를 계획하고 있어요. 첫째, 구성원들의 모성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공간을 만들 예정입니다. 마침 저희 우간다 지부에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많고, 공간적인 여유도 있어서요. 필요할 경우, 아이와 함께 출근해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임신 중인 직원의 휴식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공간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일터에 함께 왔을 때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고, 환영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줄 예정입니다.
둘째, 우간다 지부에서 페어런츠 데이를 운영해 보려고 해요. 지부 전 직원 자녀 동반으로 사파리 체험을 다녀오는 행사를 4월 중에 해볼 예정이에요. 아프리카에 사는 어린이라고 해서 사자나 코끼리 같은 동물을 어디서든 볼 수 있지 않아요. 이런 동물은 사파리에 가야 볼 수 있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들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우간다 지부의 경우 가부장적 문화가 있고 보수적인 편이다 보니 육아가 온전히 여성의 몫으로 여겨지곤 하는데, 페어런츠 데이를 통해 남자 직원들도 자녀를 동반해 육아를 경험하고 함께해야 한다는 인식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셋째, 모성보호와 관련한 전사 워크숍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미혼 여성이 많은 본부와 기혼이며 다수의 자녀를 양육하는 우간다 직원들의 구성이 다르지만, 다양성, 성평등, 모성보호를 이해하는 워크숍으로 구성하여 실시하려고 합니다.
이 실험들의 취지를 구성원들에게 잘 설명할 예정이고요, 인터뷰와 미팅을 통해서 구성원들의 디테일한 니즈를 수집할 예정입니다. 실험을 마치고 나서는 시사점과 성과를 정리하여 콘텐츠화한 후 배포할 예정이고요.
실험의 성공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가장 1차적으로는 구성원들의 만족도와 포용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정도일 것 같습니다. 그를 확인하기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라고 판단될 경우 페어런츠 데이는 향후에도 연 1-2회 정도 기관 차원에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지부의 모성보호 공간은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니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가치를 더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호이의 주제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 위치한 두 곳의 일터에 시도해 보는 실험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흥미롭습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구성원을 포용하는 것이 결국은 모든 구성원들의 조직 몰입과 만족감을 높이는 것임이 확인되기를, 그리고 그 과정에 어떤 노력과 지원이 필요한지가 더 명확해지기를 바랍니다. 궁금하신 점이나 의견은 언제든지 initiative.dei@rootimpact.org 로 보내주세요.
사단법인 호이
분야: 교육 개발 협력 NGO
업력: 2012.07.11 법인 전환 (2008.11.19 단체설립)
구성원 수 및 평균 근속 년수: 한국 본부-7명, 4년 2개월 / 우간다 지부-12명, 3년 1개월
남녀 성비: 한국 본부-여 100% / 우간다 지부-남 58% 여 42%
주요 직무: 학교학습공동체 운영, 여성학부모 봉제교육, 학교보건, 아프리카교사장학금
DEI Lab 실험 내용: 패어런츠데이, 모성보호 공간 조성, 다양성 워크숍
DEI Lab 기대 성과: 호이 전 구성원들이 다른 생애주기를 만났을 경우를 긍정적으로 상상할 수 있고 다른 구성원의 일과 삶을 이해할 수 있다. 구성원과 가족들이 함께 모이고 이해하는 시간을 공식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인식하여 직장 만족감과 장기근속 의사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