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for Changemakers를 만난 체인지메이커들 (1)
AI for Changemakers
AI for Changemakers는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비영리 조직 등 임팩트 지향 조직이 적극적으로 도입,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으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프로그램에는 AI의 최신 동향을 확인하고 AI 기술을 활용하여 업무 일선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마케팅, 콘텐츠 제작, 디자인 등 다양한 직무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수도권 및 비수도권 13개 지역에서 총 39회에 걸쳐 열린 이번 프로그램은 총 742개의 임팩트 지향 조직과 1,158명의 체인지메이커가 참여, AI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사회 환경 문제가 다양한 만큼, 체인지메이커들이 도전하고 있는 문제 또한 다양한데요, 이번 AI for Changemaker를 수강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어떠한 변화를 경험했는지 들어봤습니다. |
플로깅 울릉의 정대웅 대표 활동가: 자연과 인간 그리고 AI가 공존하는 곳
울릉도는 서울에서 약 300km 떨어진, 경상북도 포항에서도 배를 타고 3~4시간을 넘게 가야 닿을 수 있는 멀지만 아름다운 섬입니다. 이곳의 유일한 환경 단체인 ‘플로깅 울릉’ 은 울릉도의 환경 보호와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플로깅(Plogging, 산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운동을 진행하며 로컬 환경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설립한 정대웅 대표 활동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으로 진행된 AI for Changemaker포 체인지메이커 프로그램의 비수도권 지역 참가자입니다. 평소에도 AI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 정 대표와 플로깅 울릉에게 이번 프로그램은 어떤 도움이 되었을까요.
울릉도가 좋아 눌러앉은 서울 청년
정대웅 대표는 오랜 도시 생활에 번아웃을 겪고 난 후, 서울을 떠나 다양한 지역을 탐방하다가 울릉도에 발길이 닿았습니다. 그는 “울릉도는 앞에는 바다가, 뒤에는 산이 펼쳐져 있어 정말 아름다워요. 처음에는 잠시 머물렀지만, 곧 이곳에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라며 울릉도와의 첫 만남을 회상합니다.
울릉도에 정착한 후, 그는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살기 시작하니까 그때 쓰레기가 보이더라고요. 그 전에는 눈에 안 보였던 게, 이제는 눈에 보이기 시작했죠.” 틈나는 대로 산책을 즐겼던 정대웅 대표는 ‘산책나간 김에’ 쓰레기를 주워볼까 했고 그 과정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울릉도 도동을 포함한 모든 마을 지역의 플로깅 정보가 담긴 14개의 ‘플로깅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지도를 보면 누구나 쉽게 플로깅을 할 수 있고 쓰레기 봉투를 살 수 있는 곳과 분리수거함 위치도 꼼꼼하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울릉도에 대형 크루즈가 취항하면서 그 전보다 관광객과 생활쓰레기가 10% 이상 증가했어요. 쓰레기 무게로 따지자면 100톤 이상이라고 해요. 2021년에는 1200명, 2022년에는 800명 규모의 크루즈 관광선이 들어오기 시작해서, 하루에 최대 2천명 이상도 입도 가능합니다. 울릉도 인구조차 1만 명이 안 되는데 말이죠. 이 섬이 견딜 수 있을까 싶었어요. 거기에 내년에는 공항도 생깁니다.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해 있는 것이죠.”
정대웅 대표는 이러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지역 사회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로컬 환경 크리에이터도 육성하고 있습니다. “현재 목표는 6명이지만, 10명까지 키울 예정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목소리를 내며 환경 보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AI, 지역 활동가의 든든한 동료
플로깅 관련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정대웅 대표는 AI를 활용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자이너(Microsoft Designer)’와 코파일럿(Copilot), 그리고 오픈AI의 챗지피티(ChatGPT)는 평소에도 그가 매우 유용하게 활용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예전부터 AI에 관심이 많아서 유료 수업까지 들어보고 있었어요. 다만 한 명의 강사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명하다보니 조금 아쉬웠는데, AI for Changemaker” 프로그램은 달랐어요. 마케팅, 디자인, 업무 역량과 같이 실무적인 내용을 다양한 전문가를 통해서 한 곳에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죠”
특히 ‘내 인생에도 챗지피티’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AI의 활용법을 배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성 AI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하는지, 프롬프터 작성에 대한 팁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디자인을 위한 AI Tools’ 클래스를 통해 AI 도구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 방법을 좀더 고도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원하는 이미지와 시각적으로 유사한 레퍼런스를 수집하고, 이를 AI에 입력해 중간 결과물을 생성했습니다.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프롬프트를 수정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키워드를 추가하여 점진적으로 이미지를 개선해나갔죠.”라고 정 대표는 설명합니다.
AI를 활용한 사례: 잔혹 동화 프로젝트
정대웅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한 AI for Changemaker 프로그램으로 익힌 지식을 바탕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프로젝트로 ‘잔혹 동화’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무심코 버려진 쓰레기들이 우리 자연에 어떤 ‘잔혹한’ 결과를 초래하는 지 우화 형식으로 만든 콘텐츠 시리즈입니다. “지금 AI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해요. 스토리를 짤 때 생성형 AI에게 아예 ‘작가’, ‘편집자’라는 캐릭터를 부여했습니다. 캐릭터에게 특정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생성AI를 활용해 30개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했는데, 그 중 10개 정도는 AI가 만들어준 내용을 바탕으로 완성했습니다. 막히는 부분은 AI에게 맡겨서 해결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AI를 활용하여 이미지와 영상까지 제작하고 있습니다. “따로 숏폼(Short-form) 영상을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더라고요. AI가 이미 만들어진 이미지를 활용해 한 편의 동화처럼 짧은 영상을 만들어 준 덕에 게시물이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죠. 적은 비용으로 콘텐츠를 해석하고 재생산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 참여 덕분에 콘텐츠 작업 효율이 크게 향상됐습니다.”라고 덧붙입니다. AI는 창작을 보조하고 향상시키는 ‘동료’와 같은 존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울릉도를 즐긴 만큼 보호할 수 있게
4년 차에 접어든 플로깅 울릉은 지속가능한 울릉도를 위한 중요한 조직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군청에서도 환경 이슈에 관하여 자주 의견을 물어오기도 하고 다양한 이들과 연결되면서 그래도 잘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자연에 순응한다’는 뜻이기도 한 것 같아요. 서울은 비가 많이 온다고 일상이 멈추지 않잖아요. 울릉도는 비가 많이 오면 배가 끊기고 그로 인해 일상에 영향을 끼쳐요. 물론 불편하기도 하지만 달리보면 그것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극히 당연한 삶이 아닌가 싶어요.”
또한, 정 대표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비수도권 활동가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소셜미디어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물리적 거리에 따른 정보 격차가 무색한 시대가 된 만큼,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를 알리고 해결하고 싶은지 우선 명확히 하면, 필요한 기술을 통해 적은 자원으로도 충분히 임팩트를 달성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AI가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강조하며 비수도권의 다양한 활동가들도 AI를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AI는 이렇듯 지역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플로깅 울릉은 로컬 환경 크리에이터들을 계속해서 육성하며 지역민 스스로 각자의 방식으로 울릉도를 보호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합니다. 이들의 활동에도 AI가 든든한 조력자로서 지속가능한 울릉도를 위해 기여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