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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리포트

AI 시대, 모두를 위한 교육

2024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2024년 10월 31일
Root Impact

미래세대의 공정한 교육 기회를 위한 과제와 디지털 기술

2024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AI를 중심으로 기술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 세대에 따라 교육을 어떻게 정의하고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기술의 발전 속에서 세대를 관통하는 ‘교육’의 가치와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요? AI가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혹은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할까요? 사단법인 점프 주관, 루트임팩트 주최로 열린 10월 11일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에서는 AI 시대의 ‘모두를 위한 교육’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24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는 ‘AI와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내일’이라는 주제로 10월 8일부터 13일까지 6일간 진행되었습니다.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는 성동구 문화창조축제 2024 크리에이티브x성수와 함께합니다.

‘AI 시대, 모두를 위한 교육’을 주관한 사단법인 점프는_ 다양한 배경의 청소년들이 더 많은 교육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아가 미래 포용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영리 교육 소셜벤처입니다.

[세션 1: 키노트 스피치] AI 디지털 혁신, 포용하는 교육을 위한 과제

  • 연사 박경렬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혁신기술을 교육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왜 실패할까요? 기술과 자본만 투여하면 교육적인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기술결정론적인 사고가 많이 있었던 거죠. 교육은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라는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교육은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

비약적인 과학 기술의 변화는 항상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과연 뭐가 다르기에 사회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치는지, 우리가 이렇게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우선 인공지능이 일반목적기술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일반목적기술은 증기 엔진, 전기, 컴퓨터, 반도체, 인터넷처럼 사회 전반에 파급효과를 내는 기술을 말합니다.

두 번째로 기술은 사회와 끊임없이 관계맺으며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공지능은 이용자에 따라 천차만별로 개인화될 수 있고, 개인화된 유저들이 다양한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합니다. 개인화된, 그리고 창의성을 낼 수 있는 굉장히 강력한 툴인 거죠. 반대로 양극화를 심화시키거나 관료주의적으로 사용될 수 있고, 데이터가 편향될 때 윤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양면성도 갖고 있고요. 좋은 점과 나쁜 점, 기회와 위기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봅니다. 

혁신기술을 교육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왜 실패할까요? ICT 기술을 개발도상국과 같이 여건이 열악한 곳에 투입하는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그 이유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있었고, 굉장히 수요 중심적이었어요. 기술과 자본만 투여하면 교육적인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기술결정론적인 사고가 많이 있었던 거죠. 교육은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라는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결국 인간과 기계의 협업이 중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제어의 딜레마가 생긴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논의를 하고, 법을 제정하고, 규범을 만들고,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고, 교육 프로그램을 바꾸는 일은 시간이 걸립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기술 혁신의 속도를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이 격차를 인정하고 어떻게 사회적인 규범이나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자, 매우 어려운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AI 시대에 고려해야 할 다섯가지 가치

이러한 문제를 전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교육 관점에서 어떠한 가치를 가지면 좋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의 민주화’입니다. 한국은 접근성 문제가 적기는 하지만, 그래도 팬데믹 때 보면 특히 노인 분들의 디지털 접근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걸 알 수 있었죠. 개발도상국 경우에는 전기에 대한 접근부터 어려울 수 있고요.  전기에 대한 접근, 기술에 대한 접근, 정보에 대한 보편적인 접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지속 가능한 인공지능의 사용’이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반환경적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어떠한 사회적인, 기후적인, 전지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게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피플 센터드(People Centered)’인데요. 기술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인간 중심의 인공지능 사용을 교육에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번째는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입니다. 인공지능은 결국 데이터 문제입니다. 데이터가 어떻게 포용적인 관점에서 전체 인구 집단을 포괄하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인권의 가치’입니다. 교육 현장에 계신 분들도 많이 고민하시겠지만 딥페이크나 사이버불링과 같은 리스크가 있고, 굉장히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편적인 인권에 대한 고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대한 같은 기준의 적용 등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지만, 교육은 결국 사람의 몫이기 때문에 수월성 있는 기술이 항상 가장 큰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참여적인 형태로 정책에 반영됨으로써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을 만들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션 2: 패널토크] 세 가지 질문을 통해 바라 본 AI시대의 교육 격차

  • 진행 박경렬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 패널 최인설 (주)퐁 CTO(전 소셜벤처 LOE(놀이터) 대표)
    • 강솔 초등학교 교사
    • 이채린 (주)클라썸 공동대표
    • 이의헌 사단법인 점프 CGO(글로벌사업 총괄) 및 창립자

질문 1. AI의 도입이 교육 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까요?

“AI는 결국 사람이 활용하는 도구라는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까지 과정에 허들이 있는 거고, AI의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이 허들을 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강솔: 내년에 초등학생 3~4학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를 의무 도입한다고 해서 학교 현장에서 우려가 많습니다.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 과정이 뼈대만 남고, 교과서도 보조도구로 사용하자고 하는 추세인데요. 이렇게 교과서를 전면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교육적인 방향에 맞는지 개인적으로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채린 AI는 결국 사람이 활용하는 도구라는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까지 과정에 허들이 있는 거고,  AI의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이 허들을 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 AI가 의외의 장점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사례를 발견했어요. 제가 운영하는 ‘클라썸’ 플랫폼에는 AI 러닝패스 기능이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보통 연초에 상사와 자신의 성장계획을 논의하거든요. 이걸 AI와 같이 상담하면서 성장 계획을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기능이었어요. 제가 기대했던 건 맞춤형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오히려 가장 좋아한 포인트는 솔직하게 말하게 된다는 거였습니다. 팀장님에게는 내 고민이나 커리어에 대한 얘기를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웠던 거예요. 이 사례를 통해서 AI의 활용처가 훨씬 더 다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최인설 저는 AI를 기술이 아닌 시대 변화의 관점으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국영수만 잘하면 됐는데, 지금은 토론도 잘해야 하고 팀 프로젝트도 잘해야 하잖아요. 이러한 흐름을 봤을 때, AI의 도입을 통해 다음 교육 과정에는 또 다른 무엇이 강조될지 고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불가항력적으로 그런 고민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컨퍼런스에서는 현장 참여자들이 세 가지 질문에 관해 라운드 테이블 형식으로 토의를 하고, 설문조사에 응답하는 시간도 가졌는데요. 과연 AI와 교육에 대한 현장 참여자들의 생각은 어땠을까요?

질문 1. AI의 도입이 교육 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까요?
네_ 61%
아니오_ 29%
잘 모르겠다_ 10%

질문 2. AI가 교육 격차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네_ 14%
아니오_ 81%
잘모르겠다_ 5%

질문 3. AI의 교육적 활용이 앞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예_ 95%
아니오_ 5%
잘 모르겠다_ 0%

질문 2. AI가 교육 격차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학교 현장에 디지털 기술 도입이 활발해졌지만, 소통이 단절되면서 중간층이 굉장히 옅어졌어요. AI를 통한 1:1 맞춤형 교육이 모방학습 및 사회성 함양의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물음표가 있어요.”

이의헌 교육 격차를 더 넓힐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기술도 결국 어떻게 사용하고, 그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어떻게 도와주느냐가 중요할텐데요. 그런 점에서 사회·문화·경제적 자본이 부족한 아이들의 경우 격차가 더 벌어질 것 같습니다.

강솔 코로나 때 학교 현장에 디지털 기술 도입이 활발해졌지만, 소통이 단절되면서 중간층이 굉장히 옅어졌어요. 아이들끼리 현장에서 소통하며 배우고 알게 되는 부분들이 많은데 그러지를 못하니 양극화가 심해지고, 그런 현상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더 굳어졌고요. 저는 학교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모방을 통한 학습, 그를 통한 사회성 함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AI를 통한 1:1 맞춤형 교육이 모방학습 및 사회성 함양의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물음표가 있어요. 

질문 3. AI의 교육적 활용이 앞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AI를 쓴다는 게 혼자 고독하게 싸우는 과정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텐데요. 함께 고민한다면 혼자가 아닐 수 있고, 학생들도 오히려 주체적으로 AI를 사용하고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최인설 교육 현장에서는 인·물적 자원이 부족하다 보니 모든 아이들을 똑같은 커리큘럼, 똑같은 진도로 교육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그런 측면에서 AI를 개인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합니다.

이채린 도구를 활용하는 관점에서 봤을 때, 결국 사람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지 터득하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인상적인 사례가 있었어요. 한 고등학교 선생님께서 ‘클라썸’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을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같이 하셨더라고요. 학생들의 제안으로 ‘클라썸데이’를 만들기도 하고요. AI를 쓴다는 게 어떻게 보면 혼자 고독하게 싸우는 과정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텐데요. 함께 고민한다면 혼자가 아닐 수 있고, 학생들도 오히려 주체적으로 AI를 사용하고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인설 결국 교육 현장에서는 지금까지 배우지 않았던 문제들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렇다면 결국 접하지 못한 문제가 등장했을 때도 그걸 풀어내고, 극복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가 중요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경렬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기는 하지만, 기술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부분에서 합의나 대응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할 듯합니다. 미래는 그냥 다가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AI를 활용한 교육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고민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패널분들, 또 참석자 분들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I시대, 모두를 위한 교육’ 컨퍼런스는 교육 현장에서 AI의 한계와 그늘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동시에, 피할 수 없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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