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포럼을 통해 시작된 고민
2024 Care Forum
지난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4 아시아태평양 케어 포럼은 <Transforming Care: Building Alliances, Empowering Women, Reshaping Economies>를 주제로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정부, 정책 입안자, 시민사회, 투자자, 기업 등 각계각층의 관계자들이 모여 돌봄 혁신을 위한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 체계적인 돌봄 시스템 구축, 자금 조달 및 실행을 위한 실질적인 솔루션 등 다채로운 협력과 배움을 도모한 자리였습니다. 루트임팩트 DEI 이니셔티브 팀의 모두의숲 어린이집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던 이번 케어 포럼의 핵심 메세지를 공유합니다.
“Leaving no one behind”
케어 포럼이 던진 핵심 메시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돌봄 시스템의 구축이었습니다. 특히 장애인권기금의 아시아 프로그램 공동디렉터는 세계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장애인들이 돌봄 전환(Care Transform) 과정에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돌봄을 받는 동시에 돌봄을 제공하는 존재”라는 그의 메시지는 돌봄의 상호의존성을 잘 보여줍니다.
포럼은 특히 돌봄의 복잡성과 다면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돌보는 사람과 돌봄을 받는 사람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 우리 모두가 생애 주기에 따라 돌봄의 제공자이자 수혜자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누가 돌보고 있을까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형태의 돌봄이 존재합니다. 어린 자녀를 돌보는 것에서부터 연로한 부모님, 배우자, 또 다른 가족 구성원에 이르기까지 돌봄의 대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각종 소수 정체성을 가진 이들, 일시적인 혹은 영구적인 신체적 장애나 질병을 겪는 이들,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 모두가 돌봄을 필요로 합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한 사람이 돌봄의 제공자이면서 동시에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옥스팜의 동티모르 지부 젠더 리더는 “돌봄이 여성의 일이라는 컨셉에 반대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그는 물을 구하기 위해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이동해야 하는 여성들의 사례를 들며, 적절한 정부 지원과 민간 부문의 성평등한 근무 환경 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습니다.
무엇이 돌봄인가
돌봄은 여러 단계의 일을 필요로 하며, 그 자체로 전문성을 가진 온전한 일(decent work)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콜롬비아 보고타의 ‘Care Blocks’ 사례는 이런 관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공공기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이 시설은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를 동시에 케어하는 혁신적인 모델을 보여줍니다. 여성들이 자기개발이나 교육을 받는 동안 그들이 돌보던 가족 구성원을 무료로 돌봐주는 이 공간은, 결과적으로 여성들의 시간을 확보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투자를 해야 하는가
포럼에서는 세 가지 투자 방향이 제시되었습니다. 첫째, 돌봄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Enabling Environment) 구축, 둘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돌봄 서비스 제공(Care Delivery for Job Creation), 셋째, 새로운 사회 규범 형성(Creating Norm)입니다. 특히 AI를 포함한 데이터 기술의 활용은 다양한 돌봄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명확합니다. 보이지 않는 돌봄 노동을 가시화하고, 돌봄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하고, 또한 돌봄 노동자들을 적절히 보호하며, 이 과정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 중인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의 국가들, 그리고 이에 대비하기 시작한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는 시니어, 어린이, 장애인 등에 대한 통합적인 돌봄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이는 단순히 임금 인상과 같은 단편적 접근이 아닌, 공적 투자와 민간 참여, 지역사회의 협력이 모두 필요한 복합적인 과제가 될 것입니다.
돌봄의 전환을 비전으로 제시한 이번 케어 포럼의 메시지에 깊이 공감하며, 일터의 포용성과 돌봄 책임을 강화하고자 하는 DEI 이니셔티브 활동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돌봄이 여성이나 특정한 개인 혹은 집단만의 부담이 아닌, 사회 구성원과 조직 모두의 공동 책임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우리의 여정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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