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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리포트

일하는 데 다양성이 꼭 필요한가요?

2025년 02월 20일
루트임팩트 DEI 이니셔티브 팀

다양한 강점과 관점을 지닌 구성원들이 조화를 이루어 시너지를 창출하는 조직문화의 필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이를 향한 여정은 막연하거나 요원한 일로 여겨지기 마련입니다.

루트임팩트는 더 많은 조직이 다양성 포용의 중요성을 깨닫고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하여 기업에 내재된 잠재력을 발견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터의 다양성을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와 경험, 파트너십을 쌓아 우리가 몰랐던 영역의 다양성까지 포용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보려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의 첫걸음으로 조직문화를 주도하는 리더 및 HR 담당자를 위한 원데이 워크샵 DEI (Diversity, Equity & Inclusion) CAMP를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주제로, 성평등한 조직문화 만들기 워크북, 회사의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싶은 책을 제작한 한국여성민우회와 함께 구성원 포용과 성장을 모색했던 자리를 공유합니다.

Part 1. 조직문화 정의하기

조직문화란 무엇인가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이 조직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공유하며 전수하는 신념, 규범, 관행의 총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식적인 비전과 가치관부터 일상적인 소통 방식, 업무 처리 과정, 그리고 구성원 간의 관계 형성 방식에 이르기까지 조직의 모든 측면을 아우르며 개인의 생각과 의사결정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조직문화가 드러나는 구체적인 장면을 상상해보면, ‘직급 대신 별칭을 사용한다’, ‘근로 시간과 장소가 유연하다’, ‘모성보호제도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편이다’와 같이 제도적 기반과 관련되어 있거나 ‘보고 체계가 복잡하고 형식적이다’, ‘리더 그룹의 일방적인 결정 방식을 바꾸고 싶다’는 의견처럼 의사 소통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도 합니다.

조직문화의 세 가지 차원

즉, 조직문화는 복리후생 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 등 형태적인 ‘인공물’ 뿐만 아니라 조직의 미션과 비전, 리더십 원칙 등 ‘우리 조직이 표방하는 가치와 신념’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조직에서 암묵적으로 당연하다고 믿는 것, 조직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자원이나 개념을 보여주는 ‘기본가정’도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에 모인 구성원들에게 조직문화는 공기처럼 스며들어 섬세하게 작동하고, 구성원의 역동을 반영하며 발전해갑니다. 그래서 조직문화는 구성원이 가진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성장과 실천의 토대가 될 수 있는 핵심 가치들을 폭넓게 내포해야 합니다.

특히 이번 DEI CAMP에서는 건강하고 안전한 조직문화의 기본가정 중 하나로 ‘성평등’에 주목했습니다. 여성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진 현실에 비해 여전히 일터에는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과 관행적·문화적 차별이 존재합니다. 평등하지 못한 조직문화는 조직 내의 협력과 성과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인재 영입과 유지를 어렵게 만들고,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와 심리적 안전감을 낮추며 불합리한 갈등의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인재 및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힘이 바로 포용적인 조직문화입니다.

나는 누군가의 노동환경이다

조직문화를 다루기 위해서는 내가 타인의 ‘노동환경’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흔히 노동환경을 연차휴가, 복리후생 등 제도 중심으로만 생각하기 쉬우나, 내 생각과 가치가 동료에게 영향을 주는 노동환경이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동료의 생각과 가치도 곧 나의 노동환경이 됩니다. 따라서 포용적이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인부터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내재화하여 실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Part 2. 일터의 D.E.I로 생각하기

지금 나는 어디에 서 있나

조직문화의 개념적 이해에 이어, 나로부터 시작되는 조직문화의 힘을 인식하고 조직 안에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함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상의 캐릭터를 설정하여 참여자에게 임의로 나눠준다. 전체 칸은 중앙(0)을 기준으로 앞뒤로(±6) 구분되어 있다.
  • 주어진 정체성 외 상세 영역은 참가자가 임의로 가정한다. (예: 대표 역할을 부여 받은 경우 성별, 성적 지향, 회사 규모 등을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다.)
  • 아래 질문을 듣고 자신이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내용에 따라 앞뒤로 움직인다.
출처: 한국여성민우회, 누가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니까 ___가 직접 만드는 조직문화 워크북, 2018

활동 결과, 가장 앞에 서 있는 캐릭터는 조직의 대표였으며 가장 뒤에 서 있는 캐릭터는 입사 1개월 차 신입사원이었습니다. 그 사이에는 경력보유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구성원이 위치했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같은 성별이라 할 지라도 연차, 직급, 돌봄 책임, 사회·경제적 환경 등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개인이 지닌 복합적인 정체성에 따라 다층적이고 미세한 차별과 배제, 역할 요구를 겪을 수 있음을 간접 경험하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일터에 돌아오지 못하는 여성들

우리의 일터에서 ‘성평등’은 얼마나 포용적으로 실현되고 있을까요? 한국 여성의 고용 시장은 M자형 곡선으로 표현됩니다. 3040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이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사유로 현저히 낮아지는 이 M-curve 현상은 점차 완화되는 추세입니다.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연령별 고용률은 2013년과 비교하여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하였으며, 특히 M자형 그래프의 최저점인 35~39세 여성 고용률도 64.7%로 10.3%p 높아지는 변화를 보였습니다.1

그러나 일터의 여성에게는 여전한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는 여성의 노동 참여율, 남녀 고등교육·소득 격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 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의 지표를 반영한 유리천장지수 조사2에서 2013년부터 현재까지 29개국 중 2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 실태조사3에 따르면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 후 직장으로 복귀한 비율은 54.3%에 그치고, 육아 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구성원을 임금, 승진, 직무 및 직책에 있어 부당하게 차별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경력 단절 후 재취업까지는 평균 8.9년이 걸리는 것으로도 나타나 일터를 떠난 여성이 다시 유급 노동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히 복귀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여성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포용적인 근무 환경 조성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Part 3. 일터의 D.E.I를 위한 시도

머물고 싶은 회사를 만들려면

조직문화는 구성원이 조직에 머무는 모든 상황에서 발현됩니다. 조직이 어느 정도의 포용성을 가지고 있는지 현재의 인식과 수준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액션 아이템을 도출하기 위한 활동으로 조직문화 체크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출처: 루트임팩트-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한 조직문화 DEI CAMP 워크시트 중 일부

체크리스트 활용 시 유의하였던 점은, 응답자가 개인의 주관적 경험과 감각을 바탕으로 작성하기에 같은 상황에서도 구성원별로 다른 해석과 응답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했을 때 다른 관점을 가진 구성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나에게 자연스러웠던 것이 누군가에게는 낯설거나 암묵적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식사 도구 정리와 같은 작고 일상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적 관행도 특정 구성원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오히려 해당 질문을 사소하게 여기는 이유부터 생각해본다면 보다 근본적인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포용적인 조직문화의 기본기

워크샵을 마무리하며 포용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11가지 기본 가치를 살펴보았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가 발간한 조직문화 워크북을 참고하여, 구성원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원칙들을 제시했습니다.

포용적인 조직문화는 일상적인 업무 환경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직에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업무 방식이나 역할 분담을 낯설게 보고, 포용적 문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리적·심리적 환경을 조성하며, 리더와 관리자 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문화를 만드는 주체라는 공동의 감각을 가지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출처: 한국여성민우회, 누가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니까 ___가 직접 만드는 조직문화 워크북, 2018

조직문화에 완성은 없다

조직문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명심해야 할 점은 완벽한 달성보다 지속적인 발전과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의 일상적인 상호작용과 업무 경험, 의사결정이 축적되며 형성되는 점진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높이기 위해 실행 가능한 개선사항들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하며, 구성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순환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면 보다 지속가능한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DEI CAMP는 포용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이론적 이해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의 씨앗을 심고자 한 자리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조직문화의 본질을 되짚어보는 것을 시작으로, 구성원들의 다양한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포용하며 조직 성장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했습니다. 각자의 조직에서 바로 시도해볼 수 있는 실천적 도구와 다양한 사례, 인사이트를 나누며 더 넓은 관점에서 DEI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루트임팩트 DEI 이니셔티브 팀은 조직이 다양성 포용의 가치를 발견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구, 조직 실험 등을 폭넓게 전개하고 조직 간의 연대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조직이 평등하고 포용적인 문화를 만들어가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여정에 함께 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1. 출처: 여성가족부-고용노동부, <여성 경제 활동 백서>, 2024
2. 출처: 중앙일보, 韓 ‘유리천장 지수’ 12년째 꼴찌…”일하는 여성에 가혹한 나라”, 2024. 3. 7. 링크.
2. 출처: 여성가족부,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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