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다양성 인터뷰

남성의 돌봄을 포용하는 DEI Lab – 도토리 마을방과후 편

DEI LAB

2025년 08월 11일
DEI 이니셔티브 팀

DEI Lab은 포용적인 조직을 만드는 실험을 돕는 프로젝트입니다. 피스윈즈코리아에 이어 소개할 조직은 도토리마을방과후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1997년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에서 시작된 이 공동육아 초등방과후 모임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모여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라날 수 있는 돌봄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곳입니다. 

돌봄을 핵심 가치로 가꿔온 조직에서도 남성의 돌봄을 포용하는 적극적인 시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번 실험을 통해 무엇을 확인하시고자 하는지 정인철 이사장님과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도토리마을방과후를 소개해주세요.

도토리마을방과후(이하 도마방)는 30여 년의 전통을 가진 초등생 대상 방과후 협동조합으로, 현재 약 40가구의 부모 조합원과 5명의 교사 조합원이 모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 아이를 넘어 우리 아이’를 함께 키우는, 아이가 아이답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돕는 따뜻한 공동체입니다.

저희는 공동육아 철학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방과후 시간이 인지교육 중심의 사교육으로 채워지는 것을 지양하고, 교사 및 학부모들이 조합원으로서 참여하여 관계와 놀이를 중심으로 돌봄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교사조합원이 속한 교사회와 부모조합원이 속한 5개 소위원회(생활문화소위, 교육소위, 홍보소위, 재정소위, 시설소위), 그리고 조합운영에 보조적인 지원을 하는 아빠조합원모임이 운영 구조를 이루고 있어요.

공동육아 조직에서도 돌봄에 대한 고민이 있나요?

도마방은 돌봄협동조합을 지향하고 있어서 조합의 구성원인 아빠들의 돌봄 참여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자부하는 내부적인 공감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각 조합원은 다양한 삶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기 때문에 가정 내 돌봄의 역할 분담 및 참여 정도, 아이와의 관계 맺음 방식, 돌봄과 교육주체 역할에 대한 생각의 편차가 있더라고요.

이런 편차가 조합 내 활동 중 이슈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서로 간의 건강한 소통과 이해의 과정으로도 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아빠들의 돌봄 참여에 대한 객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이번 DEI Lab 실험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도마방의 실험은 아빠 10명이 참여하는 체계적인 돌봄 역량 강화 및 공유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먼저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돌봄 실태와 역량에 대한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간담회에서 각자의 돌봄 경험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활동은 8월 초에 진행되는 아빠와 자녀가 함께하는 1박 2일 워크숍이에요. 이 워크숍에서는 가족별 돌봄 경험을 나누고, 아이들과의 놀이법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또한 외부 강사를 초청한 돌봄교육도 조합원 모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실험 전후 변화를 비교하기 위한 사후 설문조사와 결과 발표회도 가져볼 예정입니다. 실험 내용을 아울러 조합 내 돌봄 관련 규칙이나 공동의 약속도 새롭게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단순히 ‘아빠도 돌봄에 참여하는 것이 이롭다’는 당위적인 의제의 확인이 아니라, 실제로 아빠들이 돌봄을 통해 어떤 자기 역량을 발견하고 기르고 있는지, 그것이 조합 운영이나 공동체 활동에서 어떤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려고 해요.

10명의 아빠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참여하는 아빠들은 정말 다양해요. 도마방에서는 별칭을 부르는 문화가 있어요. 저를 포함해서 각자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옥상’이라는 별명을 가진 분은 9살 아들과 함께 살며 가족을 우선순위에 두고 생활하는 분이고, ‘자갈치’는 13살 딸과 11살 아들을 키우며 생활문화소위원장을 맡고 있어 공감과 소통능력이 뛰어난 분이에요.

‘후추’는 이번에 새로 조합원이 된 분으로 7살 아들을 키우며 적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미키’는 8살 아들을 둔 조합 내 큰형 같은 존재이면서도 자녀가 어려서 돌봄 육아는 신참이신 분이죠. ‘보노’는 8살, 5살 두 아들을 키우며 특유의 낙천성으로 항상 유쾌한 분입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돌봄 상황과 성격을 가진 아빠들이 함께 모여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배우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실험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실험을 통해 어떤 변화를 기대하시나요?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것은 아빠들의 돌봄 경험이 조합 내 리더십과 소통 역량으로 어떻게 연결되는가입니다. 아이를 직접 돌보면서 기르게 되는 공감 능력, 상황 대처 능력, 인내심 같은 돌봄 역량들이 조합원 간의 갈등 조정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떤 긍정적 역할을 하는지, 어떻게 조직의 역량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 관찰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아빠들 간의 정서적 연결과 이해 및 지지 체계 형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각자 개별적으로 육아를 해왔던 아빠들이 서로의 경험과 고민을 나누면서 ‘나만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구나’라는 동질감을 느끼고,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돌봄의 동료인 아빠들끼리 이해와 공감의 시간을 가지다 보면 자녀와 소통하는 감수성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돌봄 책임을 지고 있는 동료의 상황을 인지함으로써 그 사람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다던가, 조직(조합) 기여와 성과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변화도 일어날 수 있을 것 같고요. 즉 ‘돌봄이 동료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는 가설을 탐구해볼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가족 내 관계의 변화도 기대합니다. 아빠들이 자신의 돌봄 경험을 조합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인정받는 경험을 통해 가정에서도 더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돌봄의 주체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다시 조합원 가족 전체의 만족도와 결속력 향상으로도 이어질 거라고 봅니다.

돌봄 역량과 인식 등 실험의 변화를 어떻게 측정하시고자 하는지 궁금합니다.

실험을 설계하면서 자체적인 돌봄역량 자가평가 설문지를 준비했어요. 정서적 돌봄 역량, 신체적 돌봄 역량, 교육적 돌봄 역량, 사회적 돌봄 역량, 돌봄에 대한 자기 인식, 교육 및 지원 요구 등 6개 영역으로 나누어 18개 문항을 5점 척도로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감정 상태를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다”, “아이가 또래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 “나는 아이를 돌보는 데 자신감이 있다” 같은 구체적인 질문들이에요. 실험 전후 데이터를 비교해서 변화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공동육아는 이미 ‘대안적’ 돌봄 모델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계속 발전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실험을 통해 아빠들의 돌봄이 단순한 ‘참여’를 넘어서 조합 전체의 역량과 문화를 풍부하게 만드는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다른 공동육아 조직이나 유사한 성격의 협동조합에서도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되어 남성의 돌봄 참여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도토리마을방과후의 실험은 이미 ‘공동육아’를 실천하고 있는 조직에서도 남성의 돌봄 참여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입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돌봄 공동체가 어떻게 더 포용적이고 평등한 문화로 진화해 나갈지 기대됩니다. 궁금하신 점이나 의견은 언제든지 initiative.dei@rootimpact.org 로 보내주세요.

[도토리마을방과후]

  • 분야: 공동육아협동조합 초등방과후
  • 업력: 1997년 설립
  • 구성원 수: 교사 조합원 5명, 부모 조합원 40가구, 아이들 약 50명
  • 구성원 성비: 부모 조합원 중 남녀 성비 약 50:50
  • 주요 활동: 초등학생 방과후 돌봄, 공동육아, 협동조합 운영
  • DEI Lab 실험 내용: 아빠들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워크숍을 통한 남성 돌봄 역량 강화
  • DEI Lab 기대 성과:
    • 아빠들 간의 정서적 네트워크와 지지 체계 형성
    • 돌봄 경험의 조합 운영 역량으로의 전환 확인
    • 가족 내 관계 개선 및 조합원 전체 만족도 향상
    • 성평등한 돌봄 문화 모델 구축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