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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생태계 인터뷰

사단법인 호이가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들어가는 ‘연결’

헤이그라운드 입주사 인터뷰

2026년 09월 29일
Root Impact
헤이그라운드에는 저마다의 문제의식을 품고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입주 조직들이 있습니다. 인터뷰 시리즈를 통해 이들이 어떤 질문에서 출발했고,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하고 있는지, 그리고 헤이그라운드라는 공간이 그 여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이번 회차에서 만난 사람은 아프리카 현지 교사들의 성장을 지원하며 교육의 변화를 현장에서부터 만들어 온 교육개발협력 NGO, 사단법인 호이의 자연 님입니다. 교사들이 서로 연결될 때 교실과 학교, 나아가 지역의 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 인터뷰는 헤그타운 뉴스레터와 헤이그라운드 웹사이트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교육의 변화는 교사에게서 시작되고, 제도의 변화는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사단법인 호이 대표 자연 님

Q. 반갑습니다 자연 님! 먼저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에게 사단법인 ‘호이(HOIE)’에 대한 소개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지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호이(HOIE)는 아프리카 지역의 교육 문제를 현장 중심으로 해결해 나가는 사단법인입니다. 보통 아프리카 교육 지원이라고 하면 학교 건물을 지어주는 일이나 어린이 한 명 한 명을 결연해서 후원하는 방식을 가장 많이 떠올리곤 해요. 그래서 아동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기관은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아이를 온전히 보호하고 키워내려면, 그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의 역량이 커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교사들의 역량을 전문적으로 지원해 주는 기관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저는 2007년 케냐에서 NGO 봉사단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는데요. 그 활동을 통해 외부자로서 그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기보다 ‘현지인들이 스스로 삶을 개척하도록 돕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결국 교사의 성장을 통한 좋은 교육’이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교사 연수라는 새로운 교육개발협력 분야를 시작으로 호이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Q. 호이는 아프리카 교육 개발 협력 분야에서 ‘교사 연수’와 ‘학습 공동체’라는 영역을 처음으로 개척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이 지난 20년간 단체를 이끌어온 핵심 철학입니다. 교사는 교실 안에서 고립되기 쉬운 존재인데, 아프리카 현장 교사들에게는 박봉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가르침의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지지 체계가 전무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교사들이 고립을 탈피해 서로 연결되도록 도왔습니다. 매주 서로의 수업을 공개하고 참관한 뒤, 수업성찰회의를 통해 수업의 잘된 점, 어려웠던 점, 개선할 점을 나눕니다. 이러한 학교학습공동체(School-based Learning Community, SLC)를 우간다 북부에서 10년 이상 지속하며 교사들이 함께 수업을 고민하고 서로를 지지하는 학습공동체 문화가 뿌리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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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간다 오모로(Omoro) 지역에서 10년 넘게 사업을 지속하며 눈에 띄는 시스템의 변화도 만들어내셨다고요.

우간다는 여전히 43.6%의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할 정도로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합니다. 저희는 2015년 3개 학교로 학교학습공동체 사업을 시작했는데, 2024년 KOICA 사업이 종료될 때 46개 학교, 600명의 교사, 26,000명의 학생들 규모로 확장되었습니다. KOICA 사업은 종료되었지만, 지금도 80% 이상의 학교에서 격주로 수업공개와 수업성찰회의가 진행되고 있답니다.

가장 보람찬 변화는 오모로 지역 의회에서 학교학습공동체(SLC)를 공립 초등학교 의무 조례로 제정한 것입니다. 정책이 하향식(Top-down) 접근으로 학교 현장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가설을 검증하며 이뤄낸 교육 실험의 상향식(Bottom-up) 접근이 지역 정부의 제도적 근거로 자리 잡은 뜻깊은 사례입니다.

아프리카의 기초교육 문제는 구조적으로 복잡한 한계들이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지만 그 안에서 현지 사람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스스로 주도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게 저희가 만들어야 할 진짜 변화라고 생각해요.

Q. 국경이나 언어, 서로 다른 환경이라는 경계를 넘어야 했던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 경계를 넘어 현지 공동체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 계기나 첫 순간이 궁금합니다.

호이는 케냐에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활동하며 아프리카 교실, 학교, 지역사회의 관계에 대해 배우고 실험했어요. 그러다 저희 활동이 Arirang TV를 통해 미국에 방송되었는데 그걸 본 우간다 교대 강사 한 분이 ‘우간다 교사들에게도 케냐 교사들에게 했던 단기집중교사연수를 해달라’고 연락을 주셨고, 마침 우리 정부의 NGO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우간다 현지 조사까지 이어지면서 2015년 우간다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작은 우연 하나가 10년이 넘는 인연으로 이어진 셈이죠.

이후 현지 법인을 세우고, 우간다 공교육과 NGO, 국제기구를 두루 경험한 시니어 직원들을 통해 지역 교육청과 밀접한 신뢰관계를 쌓아왔어요. 처음엔 교실 수업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낯설었지만, 성과가 쌓이면서 이제는 다른 학교 교사를 스카웃해서라도 저희 프로그램에 들어오려는 학교가 생길 정도가 됐습니다. 낯선 이웃과도 결국 진심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걸, 우간다에서 매번 확인해요. 

Q. 요즘 가장 몰두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알리고 싶은 캠페인이 있다면요?

지금 가장 힘을 쏟고 있는 건 ‘제로 드랍아웃 이니셔티브(Zero Dropout Initiative)’인데요. 43.6%에 달하는 초등학교 중퇴율을 0%로 만들어보자는 목표로, 한 아이를 일대일로 후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교 전체를 그룹으로 함께 여러 사람들이 함께 협력하고 후원하는 방식이에요. 우간다 교사는 학교학습공동체로 수업의 질을 높이고, 우간다 학부모는 스쿨팜을 통해 전교생 급식을 위한 농작물을 재배해요. 그리고 한국 시민들은 가정 형편상 학비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공동 장학금을 조성하고, 기업은 스쿨팜과 급식 프로그램을 위한 재정을 지원합니다.

월 3만 원이면 한 아이가 학비 걱정 없이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어요. 지금 1호 학교에 벌써 36명의 후원자가 함께하고 있는데, 한 학교당 50명의 후원자가 모이면 그 학교 아이들의 중퇴를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요. 

교육 환경을 바꾸는 일은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지만,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교 교육 생태계가 달라질 때 아이들의 미래도 비로소 달라집니다. 한 아이가 학교를 끝까지 다닐 수 있도록 돕는 일은 한 아이가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 기본적인 출발선에 서게 해주는 일인 동시에, 그 아이가 더 넓은 세상을 꿈꾸게 하는 시작이기도 합니다.

월 3만 원의 정기 후원으로 한 아이가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학교에 계속 다닐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실 수 있어요. 지구 반대편 아이들이 마음껏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호이의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자세히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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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호이가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하게 된 계기와, 그 이후의 변화가 궁금합니다.

저희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사무실을 일곱 번이나 옮겨 다녔어요. 마지막으로 있었던 사무실도 계약이 끝나면서 새로운 곳을 찾아야 했는데, 그때 주변에서 ‘사무실 자체보다 누구를 만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해 주셨어요. 그래서 헤이그라운드로 오게 되었는데요.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공유오피스는 흔치 않으니, 여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겠다 싶었죠. 실제로 체인지메이커들이 모인 헤이그라운드에 있으면서 호이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자극과 연결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헤이그라운드 입주 이후 정량적으로는 오히려 사업 규모가 줄었어요. 저희를 지탱해 온 코이카 사업이 최장 9년까지만 지원되는데, 교사 대상 사업은 2024년에 종료됐고 학부모 대상 사업도 내년에 끝나거든요. 

하지만 입주 후 ‘헤이리더스’ 프로그램을 비롯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큰 힘을 얻었습니다. 홀로 고민하던 단체의 다음 10년에 대해 진솔하게 나눌 수 있는 동료 리더들을 만났고, 헤이그라운드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비영리 재무회계 전문가인 헌신경영연구소 별이 님을 만나 재무 운영의 막힘을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또 헤이리더스에서 만난 소셜임팩트뉴스 염지현 편집장님은 저희 이야기를 진심으로 담아주는 든든한 동료가 되어주셨어요. 외롭지 않게 함께 달릴 동료가 있다는 점이 헤이그라운드의 가장 큰 선물입니다. 

Q. 대표님에게 헤이그라운드는 어떤 공간인가요?

헤이그라운드는 저에게 사무실이 아니라 ‘터전’이에요. 이사를 일곱 번이나 다녀봤기에 더 잘 알아요.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여기서는 나가지 않을 거라고 늘 생각합니다. 

최근 우간다의 학교학습공동체(SLC)의 다음 10년을 위한 “디지털 기반 교사 주도 학습 생태계(Digital-based Teacher-led Learning Ecosystem)”을 신규 사업으로 제안하면서 헤이그라운드를 정말 많이 참고했어요. 

우간다에는 전기나 통신, 인터넷이 없는 지역 학교들이 너무 많아 단위 학교에 모든 인프라를 구축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그래서 교사들이 찾아와 인터넷과 컴퓨터를 마음껏 쓰고, 아이를 잠시 맡긴 채 공부하거나, 마음 맞는 동료를 만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도모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을 구상 했습니다. 말하자면 현지 교사들을 위한 ‘미니 헤이그라운드’를 만들어 연결과 협력의 장을 열어주려는 셈이죠. 헤이그라운드라는 공간 모델이 호이의 새로운 사업 구상이나 비전에도 영감을 주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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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함께 살아가는 헤이그라운드 이웃 멤버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요?

헤이그라운드 안에도 다양한 구성원들이 계시지만, 호이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아직 많은 것 같아요. 혹시 저희 이야기가 궁금하시거나 함께 나눌 접점이 있는 멤버분이 계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말을 걸어주세요. 낯선 이웃과 손잡는 계기를 더 많이 만들어가고 싶고, 무엇보다 이 터전에서 여러분과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습니다.


사단법인 호이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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