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적 남성상은 불변할까?
매거진 루트임팩트
마초적 남성상은 불변할까?
이번 리서치는 이 내용을 다룹니다
1. 성평등 국가인 스웨덴과 한국은 놀랍게도 닮아있다
2. 여전히 임금과 고용에서 불평등은 존재한다
3. 해시태그 한 번 처럼 작은 행동으로 성평등에 기여할 수 있다
4. 희망의 좌표 – 이제는 행동할 시간
1. 성평등 국가인 스웨덴과 한국은 놀랍게도 닮아있다
Q. 전세계 30세 남성은 평균 10년간 학교를 다닌다. 같은 나이의 여성은 평균 몇 년간 학교에 다닐까?
A. 9년 B. 6년 C. 3년.
한스 로슬링의 책 <팩트풀니스>는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를 하나하나 ‘사실충실성’에 입각해 이야기합니다. 책의 머리말에 상기한 질문을 포함, 세계에 관한 독자의 지식을 테스트하는 13개의 질문이 나오는데요. 인간의 테스트 결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간극/일반화/운명/부정/공포 등의 본능에 의해서 얼마나 세상을 왜곡하여 바라보는지 지적합니다.
위의 답은 A. 9년입니다.
저자는 ‘일반화본능’에 충실하지 말고, 집단 내 차이점, 집단 간 유사점/차이점 등을 찾아보라고 충고합니다. ‘운명본능’편을 보면 1948년생인 저자의 할아버지는 스웨덴이 막 하루 소득 2달러를 벗어날 때 태어난 분입니다. 2020년인 지금 성평등의 롤모델로 불리는 그 스웨덴의 전전전 세대는 자녀가 일곱인 대가족을 자랑스러워했고, 남자는 기저귀를 갈거나 요리를 하거나 집안청소를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의 큰 딸이 1930년대에 당시 불법이었던 콘돔 사용을 주장한 페미니스트들을 지지하며 일곱번째 아이를 낳은 할아버지에게 피임을 권유하자, 화를 내며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자가 학생이었던 스웨덴의 1960년대, 낙태는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불법이었다고 합니다. (리서치 담당자 주: 참고로, 여성의 Reproductive & Sexual Right를 막 이야기하기 시작한 2018년의 한국 인당 GDP는 2만 6천불 수준이며, 1960년대 말 스웨덴의 인당 GDP 역시 2만불에서 3만불 사이입니다.)
저자는 이를 예시로 들며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나타나는 마초적 가치는 바위처럼 불변의 가치가 아니라, 스웨덴에서 그랬듯 사회와 경제가 발전하면서 사라질 가치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2. 여전히 임금과 고용에서 불평등은 존재한다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남성들을 슈퍼맨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슈퍼맨은 돌아왔지만 원더우먼은 돌아오지 못 했습니다. 남성은 육아와 일을 양립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여성은 육아와 일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 받기 때문이죠. ‘아시아가 성평등을 시행해야 하는 6조가지의 이유’ 라는 제목을 단 기사는 한국과 일본의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가사와 육아에 더 많은 부분을 수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가정과 사회의 여성 역할에 대한 가부장적인 태도와 성별에 기초한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학 여성 미국 협회에 의해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대학 졸업 후 10년 이내에 아이가 있는 여성의 23퍼센트가 직장을 떠난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아이가 있는 남성은 단 1퍼센트만 직장을 떠납니다. 게다가 17퍼센트의 엄마들은 파트타임으로 일한다고 조사되었습니다. 반면에 파트 타이머 아버지는 단 2퍼센트에 불과합니다.
고용의 차이 뿐 아닙니다. 임금 격차도 언제나 존재합니다. 졸업을 하고 1년이 지난 후, 여성은 비슷한 수준의 교육/경험을 지닌 남성의 임금에 비해 82퍼센트의 임금만 받습니다. 졸업 10년 후에는 그 차이가 더 커져 남성 임금의 69퍼센트만 받게 되죠. (한국의 경우, 여성은 남성 임금의 63%만 받습니다.) 세상은 나쁘지 않다고 했는데, 왜 여전히 고용과 임금에서 불평등은 존재할까요?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걸까요?
<팩트풀니스>의 저자 고 한스 로슬링이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사실에 입각해 보여주는 이유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 입니다. 현재의 상황은 처참하고 변화가 힘들어 보이지만 그간 다른 이들이 해왔던 것처럼, 노력하면 변화를 쟁취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죠.
3. 해시태그 한 번 처럼 작은 행동으로 성평등에 기여할 수 있다
한 연구는 남성과 여성이 성격, 인지 능력 또는 리더십에서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였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은 수학에서 동등한 능력을 가지고 개발을 시작하고, 비슷한 수준의 주장과 경쟁력을 보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사회화되면서 대조적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차이가 더욱 심해지는 것이라고 밝힙니다. 즉, 교육 수준과 경험이 소녀와 여성에게 무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결국 성평등을 위해 교육 분야의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소년과 소녀를 별개의 그룹으로 나누는 행위는 (때때로 의도하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규정 된 성 규범을 따르도록 강요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심리학은 사람들이 성별과 관련된 특징으로 식별될 수록 다른 성별을 매우 다른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더 높아져 남자와 여자가 서로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더 강화한다고 합니다.
즉, 많은 교육 분야에서 같은 성별로만 이루어진 모임을 멀리하도록 한다면 학생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교육환경에서 성별을 나누는 모임을 자제하는 것만으로도 성평등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미국의 자선사업가 멜린다 게이츠는 ‘Equality Can’t Wait’ 라는 캠페인을 펼치며 세계 경제 포럼이 측정한 ‘현재의 변화 속도에서 미국 여성들은 앞으로 208년 동안 평등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게이츠의 캠페인은 특히 스탠드 업 코믹을 통해 남녀평등 문제에 대해 유머의 힘을 실어주고, 짧은 동영상을 만들어 #EqualityCantWait 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트위터에 퍼트리고 있습니다. 유머있는 영상을 보고 해시태그를 달아 올리는 것으로도 우리는 성평등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OECD는 작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성평등 증진을 위한 그들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정책 권고안을 제공했습니다.
4. 희망의 좌표, 이제는 행동할 시간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에서 여성의 평등을 향상시키는 것은 2025년 연간 총GDP에 4조 5천억 달러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통상적인 GDP대비 12퍼센트 증가를 의미합니다. 이 추가 GDP는 매년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경제 규모를 합친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네이버’의 한성숙 대표와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가 포브스가 선정한 기대되는 아시아 여성 기업인 25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들이 창출하는 돈, 그들이 휘두르는 영향력, 그들이 발전시키고 있는 아이디어와 트렌드는 아시아 태평양의 성장하는 비즈니스 세계에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사실에 입각하여 성평등의 효용 그리고 희망의 좌표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이루기 위한 행동까지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는 것에서 실천으로 바뀔 시간입니다. 인식과 교육분야에서 우리의 변화가 다음 세대의 또 다른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결국 우리는 평등을 이뤄낼 것임을 알려주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리서치를 마치며 대한민국에 아이를 가진 슈퍼맨과 원더우먼이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