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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선 CIO, 어디 갔다 이제 왔어요?(上)

1. 최고상상책임자(CIO)의 역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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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고상상책임자란, 다른 조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직책이예요. 왜 이런 직책을 만들게 되었고, 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직접 이야기해본다면요?


2017년 7월 미국 유학을 가게 되면서, 현실적으로 더 이상 풀타임으로 CEO 역할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어떤 역할을 통해 루트임팩트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많은 부분에서 조직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리드해왔던 사람이 곧 당시 사무국장(COO)였던 허재형 CEO 였기에,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에 대해서는 큰 부담이 없었어요. 다만 제가 조직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봤죠.


돌아보니, 제가 루트임팩트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부분은 임팩트 생태계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상상하고 그 임팩트 생태계에서 어떤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형태를 가지고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 그림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 까지요. 그러다보니 제가 해 왔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조직의 미래에 대한 상상을 책임있게 하는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다소 직관적이고 히피스럽지만 ‘최고상상책임자(Chief Imagination Officer)’라는 직함을 고르게 되었어요.


Q. 올해 미국유학을 마치고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최고상상책임자가 아니라 최고출장책임자 같던데, 어딜 그렇게 돌아다녔던 거예요? 근황 업데이트를 부탁해요.


그러게요! 너무 힘들어요. 지금도 출장은 진행 중이고요. 6월에 졸업 여행을 잠시 다녀오고 나서는 7월부터 거의 매월 방콕, 싱가포르를 오가고 있고 중간중간 뉴욕, 샌프란시스코, 항저우, 상하이, 베이징을 돌아다녔어요. 정신없이 돌아다니면서 상상을 열심히 했어요.


tmi일지 모르겠지만 마일리지도 이제 65만 마일 정도 모인 것 같아요! 게다가 대학원 다닐 때부터 이래저래 비행기를 탈 일이 많다보니 그 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해보려고 올해 한달에 10권씩 책을 읽는 목표를 세웠었는데 오늘(12월 23일) 기준으로 116권을 읽었으니 목표는 달성할 것 같네요. (번외로 현재까지 읽은 책 중 몇 권 추천드리자면 정세랑 작가의 보건교사 안은영과 옥상에서 만나요,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 김승섭 교수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웅 검사님의 검사내전 입니다.)

어떻게든 중간 정리가 필요한데, 인터뷰 기회가 생겨서 좋아요. 가장 최근 일정이었던 싱가포르 이야기부터 해 볼까요?


2. 싱가포르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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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선 CIO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Education Benefit Gala'에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Q. 얼마 전 회사 메신저에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업로드 하셨더라고요. 사진을 보고 느낀 반응은 두 가지였던 것 같아요. ‘와, 좋겠다.’ 라는 반응 하나와 ‘그런데 도대체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왜 만난거야?’ 라는 반응까지요.


아, 오바마 전 대통령! 가문의 영광이었죠.

안 그래도 오바마 전 대통령과 오바마 재단의 행보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만 2018년 오바마 펠로우십에 지원했다가 떨어지기도 했거든요.(흑흑)


그런데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재단의 아시아-태평양 프로그램을 확장하면서 해당 지역에 방문하셨어요. 그 곳에 있는 제 지인이 주최한 교육 단체들을 위한 자선 모금 행사 ‘Education Benefit Gala’의 연사로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그 지인에게 제가 하는 일이 오바마 재단과 지향하는 바가 비슷하니 행사에 참여해볼 생각이 없냐는 제안을 받아,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통해 후원자로 행사에 참여하고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바마 재단이 전세계 차세대 리더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또 연결하고자 한다고 (inspire, empower and connect) 들으니 무척 고무적이었어요.




Q. 오바마 대통령과 나눈 특별한 대화가 있었나요? 혹은 그가 했던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메인 갈라 이전에 몇몇 사람들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과의 간담회 비슷한 것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참석자들이 많아 특별히 긴 대화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그저 제가 루트임팩트에서 하는 일을 소개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저희 일과 재단과의 유사성을 논의한 정도였죠. 오바마 재단이, 전세계의 차세대 리더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또 연결하고자 한다고 (inspire, empower and connect) 들으니 무척 고무적이었습니다.


강연 중에서 특히 그가 ‘우리는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선하고 행복하며 똑똑하게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슬프게도 그 방법을 위해 사회의 자원을 최우선적으로 배분하지 못했을 뿐이죠.’ 라고 말했던 게 기억나요.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 중에서 자원을 최우선으로 또 공평하게 투입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떠올려보게 되기도 했고요. 제가 하고 있는 상상 역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하여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자원을 배분하려는 것이니까요.


3. 정경선 CIO는 왜 글로벌에 꽂혔나?


Q. 이미 자주 들어본 질문이겠지만, 한국의 문제해결도 급한데 도대체 정경선 CIO는 왜 글로벌에 꽂혀있는지 궁금해요. 무대를 글로벌로 확장한 데에는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일 텐데요.


미국 유학 중,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수업을 들을 때 가장 충격받았던 부분은 바로 ‘기후 변화’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저는 기후 변화가 중요한 문제임에도 2년 전 쯤에는 와 닿지 않았고, 그것보다도 각 국가들이 당면한 사회문제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글로벌의 움직임은 다르더라고요.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학자들부터 경제인들, 그리고 정치인들까지, (소수의 강력한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문제가 초래할 결과에 대해 패닉에 빠져 있었어요. 알고 보면 전 인류에게 생각보다 빠르고 파괴적으로 다가올 기후변화에 대응할지 매우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었고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제로 이와 관련한 엄청난 규모의 개입과 투자들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이런 부분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것 같아요. 물론 각국이 개별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이 거대한 인류의 문제에 대처하려는 공동의 노력이 없었다는 거예요. 그렇기에 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체인지메이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들의 커뮤니티가 글로벌하게 확장되어 함께 일한다면,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기후변화라는 주제가, 곧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크지 않죠.




Q. 그럼 '정경선 CIO는 여러 사회문제들 중에서도 기후변화를 해결하고자하는 목적으로 시선을 글로벌로 확장했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기후변화 해결에 ‘올인’ 하겠다기 보다 기후변화가 일으킬 파장을 두려워하고 그 심각성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편이 맞겠죠. 저는 이 주제가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인 IPCC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리포트에 따르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후부터 지금까지 1도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지금과 같은 증가 속도라면 2030년에서 2052년까지 더 높은 수치인 1.5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지요.단순히 지구의 온도가 1도 오르는 것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한 파장은 보건, 의료, 식량문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합니다.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죠.


지난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인류는 ‘대 멸종’ 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분노한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의 목소리가 그래서 더욱 와 닿아요. (부정-분노-타협-우울증-수용으로 ‘분노의 5단계’ 를 설명한 퀴블러-로스의 이론을 빌려) 툰베리가 ‘분노’ 를 담당한다면 저는 탐탁치는 않지만(Begrudgingly) ‘수용’하면서 저만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아보려합니다.


Q. 시선을 글로벌로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지난 10월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이 문을 열었고, 다음 헤이그라운드는 뉴욕 브롱스(Bronx)에 생기잖아요.  


네 맞습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글로벌을 중심으로 구체화된 계획들 중 하나인데요. 내년 가을 쯤 뉴욕 브롱스에 헤이그라운드(클릭)가 문을 열 계획이에요.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체인지메이커들이 성장하려면 헤이그라운드를 통해서 보듯 우선 물리적인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브롱스는 뉴욕, 아니 전미에서 가장 심각한 건강, 교육, 빈곤 문제를 겪고 있는 지역입니다. 따라서 이곳의 문제를 브롱스 지역의 소셜벤처가 직접 나서서 풀고 유의미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 첫 단추를 위해 헤이그라운드 브롱스가 새로운 거점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을 중심으로 구체화된 계획을 만들고 있어요. 내년 가을 쯤 뉴욕 브롱스에 헤이그라운드가 문을 열 계획이예요.




Q. 방콕, 싱가포르, 샌프란시스코, 뉴욕, 서울을 주로 자주 방문하고 상상을 이어온 것은 곧 이 도시들을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가 담겼기 때문일까요?


맞아요. 저는 서울을 비롯하여 특히 방콕과 싱가포르와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의 도시들이 곧 ‘거점 도시’라고 생각해요. 가장 효과적으로, 빠르게, 확산 가능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이처럼 특정 지역에서 ‘허브(Hub)’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도시를 선정하는 것이 필요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에겐 시간이 별로 없고, 가장 집약적으로 문제 해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은 도시이니까요. 바로 그 효과성 때문에 거점 도시 중심으로 자원을 투입하려는 것이죠.


덧붙여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자선, 사회적기업, 임팩트 투자가 활성화된 나라이며 동시에 전 세계에서 가장 부정적인 영향력이 모여있는, 모순적인 곳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글로벌한 체인지메이커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 거점을 빼놓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죠.


Q. 자, 그럼 이제 도대체 이 거점 도시들을 중심으로 자원을 ‘어떻게’ 투입할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남는데요.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요?


먼저 간단히 요약하면, 펀드 조성을 통해 자본을 모으는 동시에 효과적인 문제해결에 활용할 있는 체인지메이커 생태계를 구축하 것이죠. 전자의 경우, 아시아 전역을 아우를 있는 구체적이면서도 규모의 임팩트 투자를 준비중이예요. 그리고 후자의 경우, ‘헤이그라운드 뉴욕헤이그라운드 방콕으로 대표되는 체인지메이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요. 루트임팩트가 성수동을 중심으로 체인지메이커 커뮤니티를 지었던 것처럼요.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려볼게요! (하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