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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생태계 리포트

SOCAP 下편 – 더 큰 임팩트를 위한 투자 생태계의 변화

매거진 루트임팩트

2021년 12월 16일
루트임팩트

팬데믹이 좀 잠잠해져 일상으로 돌아가는가 싶더니 다시금 오미크론이라는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가 또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지난호에서 언급되었던 백신 공급의 불평등 문제가 전세계의 발등을 찍은 듯하네요. 백신 접종률이 불과 25%밖에 되지 않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 되었으니까요.
팬데믹이 얼마나 더 지속될까요. 그동안 모두가 힘들었지만 특히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들도 예외는 아니었죠. 사회적 기업들을 지원하는 기관들도 어떻게 하면 사회적 기업가들이 팬데믹에서 살아남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지난 상편에서는 자본주의의 방향을 바꾸는 사회적 기업들의 노력을 살펴보았다면 이번 하편에서는 그들의 분투가 의미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기업 지원 기관들의 행보와 앞으로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배움의 중요성 – 평가, 보고, 공유

올해 SOCAP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위해 중간지원기관들이 지녀야 할 중요한 것 중 하나로 ‘평가와 보고, 공유를 통한 배움’을 꼽았습니다.
SOCAP의 ‘기업 지원 기관과 자금제공자들이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5가지 방법 (Five ways that help enterprise support organizations and funders create more impact)’ 세션에서는 기업 지원 기관들이 ‘SCALE’이라는 프레임워크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어떤 도움을 얻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SCALE은 이 세션의 패널 토론을 이끈 니콜라스 콜로프 (Nicholas Colloff)가 속한 아기디어스 재단 (Argidius Foundation)에서 만든 툴입니다.

출처: Argidius Foundation

SCALE은 Select, Charging, Address, Learning, 그리고 Example의 첫 글자를 딴 용어로 다음과 같이 사회적 기업의 지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Select the right enterprises for success 지원기관은 각자의 사회적 기업 선정 기준을 정하고 그에 적합한 사회적 기업을 선정할 수 있도록 노력 하여야 합니다.
Charging enterprises for services improves performance 지원기관에서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팅과 같은 지원 프로그램은 무료일 때 보다 유료일 때 성과가 더 좋습니다.
Address problems: We learn best through problem solving 사회적 기업 창업가와 직원들은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고 그 원인이 이해되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됐을 때 가장 잘 배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원 기관의 역할은 문제를 잘 정의하고 그들이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두는 것입니다.
Learning by evaluating enterprise performance creates results 사회적 기업의 데이터를 수집 및 평가하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Lead by Example: Improve your own organization to better serve enterprises 솔선수범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원기관 자신 또한 높은 품질과 모범사례를 구축하는 능력을 가졌을 때, 사회적 기업에게 더 개선된 품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 SCALE 프레임워크는 지원기관들이 사회적 기업을 더 잘 지원하기 위해 활용하는 지표이지만 이를 통해 얻은 결과를 가지고 자신들의 활동을 평가하고 이를 내외부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서로에게 많이 배운다고 합니다.

이 세션의 토론자인 앨리 번스 (Allie Burns)가 속한 빌리지 캐피털 (Village Capital)은 초기 단계 (seed stage) 창업가들을 지원하고 투자하는 업무를 합니다. 이들은 투자 결정을 내릴 때 ‘동료(peer)평가 모델’ 을 도입했다고 하는데요, 최종 투자를 받을 창업가들을 선정할 때 투자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동료 창업가들도 함께 비즈니스의 장점과 투자 준비도를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창업가들이 투자 유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이해할 뿐 아니라,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상호작용 덕분에 강의를 통한 콘텐츠 전달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강의 콘텐츠의 비중도 줄이고 창업가들이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고 하네요.
우리가 그 정보를 남들과 공유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고 섹터 전체에 피해를 주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배움과 혁신의 정신으로 우리가 배운 것을 공개했습니다.” – 앨리 번스

위기에 처한 커뮤니티의 중소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단체인 BPEACE(Business Council for Peace)의 알렉산드라 살라스 (Alexandra Salas) 또한 평가와 피드백을 통한 배움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우리는 배움과 평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사업가들이 지역적, 정치적 맥락에서 겪는 어려움들은 주요한 정보로써 서로 공유하는데, 동료(peer)를 통한 배움이 우리의 효율성에 도움을 주었고 프로그램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형 투자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창업가들에게 가장 도움이 됐던 점이 무엇인지 물었는데요, 앨리 번스는 ‘우리가 지원할 창업가들을 선정하는 의사결정 초기 과정에 협력자들이 참여한 점’을 꼽았습니다.

“우리는 전문가, 투자자, 파트너, 기업의 고객, 공공분야 종사자 등을 불러 창업가 집단이 풀어야 할 문제를 정의하도록 하였습니다. 우리는 아주 초기 단계부터 창업가 선정 과정에 다양한 시각을 가지려 합니다.”
임팩트 투자 분야와 실무 현황 (State of the field and practice of impact investing)에서는 조금 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임팩트 경영과 시스템의 변화를 논의했는데, 이 중 강조된 것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과 참여형 투자 (participatory investment)입니다.


출처 : Schwab, Modern Company Management in Mechanical Engineering, 1971.

여기서 말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란 주주 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에 대항하는 개념으로 “주주에 대한 배려보다는 기업과 관련된 모든 종사자와 더불어 존재하고 번영하는 것을 경영 목표로 하는, 즉 모든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자본주의”입니다.
참여형 투자 (participatory investment)란 투자하는 프로젝트의 사회적 또는 환경적 영향을 강조하는 금융 투자 접근 방식으로서, 투자하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의미있는 참여를 중시합니다.

이 세션의 공동토론자인 듀크대학교 (Duke University)의 캐시 클라크 (Cathy Clark) 교수는 사회적 기업이 하는 일과 임팩트가실제로는 가장 거대한 시스템들의 책임성과 유연성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거대 시스템들이 수년간 작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과 임팩트 투자라는분야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도 깨달았고 이 둘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투자 통합 프로젝트(The Investment Integration Project (TIIP))의 모니크 애이큰 (Monique Aiken)도 “투자 커뮤니티 안에서 시스템 변화 운동이 필요하다”며 “특히 투자자들이 어떻게 시스템 변화에 함께하는 참여자가 될 수 있는지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습니다.

미국 임팩트 투자 연합 (U.S. Impact Investing Alliance)의 프랜 시걸 (Fran Seegull)은 현재의 금융 시스템이 역동적 위기를 책임지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공평한 경제 성장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합니다., 이제는 넓은 경제 시스템의 변화를 만드는 것을 돕기 위해 임팩트 투자의 원칙을 만들고 변론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장기적으로 시스템의 변화를 일으킬 것이 임팩트 투자입니다. 그래서 불평등 해소를 위해 커뮤니티에 투자하는 방식을 바꾸고, 책임성 있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풀뿌리 커뮤니티 투자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우리의 양 기둥입니다.”

나아가 참여형 투자 전략이 커뮤니티의 부와 권력 구축의 신흥 모델이라며, 한 예로 보스턴의 유색인종 자영업자들에게 소액융자를 제공하는 프로젝트인 우지마 프로젝트 (Ujima Project)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이런 모델들은 일반적으로 작고 특정지역에 국한되지만, 몇몇 혁신 기관들은 회복적 경제 (restorative economy)라는 컨셉으로 투자 패러다임과 전통적 권력 관계를 완전히 바꿀 수 있었습니다.”

정부 내에서의 역할 확대와 공정한 자금 배분 

논의는 부의 분배와 결정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는데요,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모니크 애이큰은 정부의 역할과 정부 내에서 대표성의 확대를 특히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제도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그 제도들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가로막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목소리와 투표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잠재적으로 굉장히 많습니다. 누가 우리를 대표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이쯤에서 인구조사를 거론하고 싶은데, 저는 인구조사는 부가 어떻게 배분되느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팬데믹 이후의 회복기에는 불평등이 더 심해질 것입니다. 정부내 대표성이 더욱더 시급해진 이유입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 더 소외되지 않도록, 목소리가 대변되지 않는 사람들이 응당 그들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관심가져야 합니다.”

프랜 시걸은 임팩트 투자 지지자들과 커뮤니티 투자 실무자들이 정부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정부에도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고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우리 분야와 밀접한 조항들이 정책 안에 포함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정책은 모두 우리 사회와 경제에 넓게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정부 자금이 효과적이고 포용적이고 공정하게 흐를 수 있도록 커뮤니티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임해야 합니다.”

미국 정부 내에서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대표성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과연 대한민국의 상황도 마찬가지일까요?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정부에서 임팩트 투자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지 몇 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민간, 시민사회, 학계 등의 협력을 통해 임팩트 투자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활성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미래 세대에게 자랑스러우려면

캐시 클라크는 파트너십 등을 통해 협력을 위한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희망적이라고 느낍니다. 모니크 애이큰은 요즘 혁신과 창의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새로운 자금이 생성되고 있다는데 기대를 겁니다. 프랜 시걸은 진실성을 가진 임팩트가 지속적으로 주류가 되려면 인프라가 확장 가능하도록 구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션을 마무리하며 “좋은 조상/윗세대 (good ancestors)가 되려면,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미안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할까?”라는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이에 대한 프랜 시걸의 답변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분야가 할 수 있는 가장 영향력있는 행동은 더 공정하고 책임성있는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향해 우리는 조금 진보했지만 계속 전진해야 합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더 많은 변화를 위한 중간 기착지로 생각하고, 이해관계자들만 나눠갖는 권력이 아니라 의사결정에서, 권력에서, 자본축적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까지 권력이 이전되는 그런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합니다.”

<SOCAP 스페셜 시리즈>
SOCAP 上편 – 깨어있는 자본주의의 길
SOCAP 下편 – 더 큰 임팩트를 위한 투자 생태계의 변화


에디터 윤서영
코리아타임즈에서 기자생활을 하고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디자인씽킹’을 기반으로한 전략적 디자인 경영을 공부했습니다. 현재는 디자인 컨설턴트 및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획 루트임팩트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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