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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생태계 인터뷰

나는 이렇게 투자 받았다

매거진 루트임팩트

2022년 04월 21일
매거진 루트임팩트

투자 유치를 준비하면서, 궁금한 점도 고민도 많습니다. 이런 순간 조언을 구하는 1순위는 투자 경험이 있는 동료 창업자일 텐데요, 같은 입장에서 겪어본 경험을 나눠주는 부분이 더 크게 와 닿겠죠. 그래서 최근 투자 유치에 성공한 임팩트 지향 조직 대표님들의 투자 경험담을 들고 왔습니다. 시드부터 시리즈 A까지 단계별로 경험해 본 대표님들이 나눠주는 진짜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언어발전소]

  • 뇌손상으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성공적인 의사소통 경험을 통해 사회에 원활히 복귀할 수 있도록 화상 언어재활 서비스를 운영 
  • 투자 유치 현황 : 소풍벤처스 (시드 투자)

[퓨쳐스콜레]

  • 누구나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쉽게 판매할 수 있는 지식 비즈니스 플랫폼 ‘라이브클래스’ 운영
  • 투자 유치 현황 : 티비티파트너스, HB인베스트먼트로(프리 A 투자)

[리하베스트]

  • 국내 최초 푸드 업사이클 전문 기업으로 버려지거나 저부가가치로 활용이 되던 식품 제조 부산물을 업사이클 하여 대체 식품으로 제조
  • 투자 유치 현황 :소풍벤처스, 스파크랩스 (시드 투자), 엠와이소셜컴퍼니, 유진투자증권으로 구성된 성동구 임팩트 펀드(시드브릿지 투자), 스틱벤처스 (시리즈A 투자) 

Q. Pitch deck 구성 시 유의할 점

언어발전소 : 사업계획서는 독자/청자와의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우리 비즈니스에 대한 근거있는 확신이 있어야 하고, 창업가 스스로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던져 깊게 고민하고,그렇게 찾은 답을 어떻게 하면 문서에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문서를 두고 작성자와 독자가 대화를 주고받듯 하나를 설명하면 이어질 만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다음 페이지에 담고, 그걸 읽고 떠올릴 만한 궁금증에 대한 나름의 대안을 그다음 페이지에 담는 형식으로 마치 각 장의 퍼즐 조각이 맞춰져 창업가의 큰 그림(꿈)을 함께 그릴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퓨쳐스콜레 : 처음에 인터넷에 나와 있는 세콰이어캐피탈, airbnb pitch deck 등을 보고 그 흐름에 맞게 구성했었는데요, 이게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장점은 논리적인 흐름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고, 단점은 여기에 갇힐 수 있다는 것 같습니다. 즉 1차적으로 기존에 잘 만들어진 pitch deck을 보면서 우리 비즈니스를 잘 담아본 후 여러 번(수십번 이상) 수정을 거치면서 우리만의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국 Pitch deck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한 자료이기에, 나만의 생각에 갇히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정말 많은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또한 가장 중요한 내용을 최대한 앞에 배치해서 해당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을 최대한 빠르게 끌어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즉 Problem과 Solution을 아주 분명하게 표현하면서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리하베스트 : Pitch Deck과 IR Deck 그리고 투심위용 IR을 별도로 구별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Pitch Deck은 5분 정도로, 회사 비전과 미션을 보여주고, 회사의 주요 Selling Point 위주로 진행합니다. 소위 말해서, 투자자들이 ‘혹’할 수 있는 장표구성으로 간략하게 Key Message 위주로 진행을 합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시간이 없기 때문에, IR Deck을 축소해서 피칭덱으로 사용을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에, 별도의 Pitching Deck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5분이 짧은 시간이기에 충분한 발표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연스러운 발표와 더불어 청중에 이목을 끌 수 있는 피칭 발표 방법도 중요합니다.

IR Deck은 주로 초기~2차 미팅까지 활용합니다. 담당 심사역이 전체 IR을 하기 전까지 많은 수정을 거치는 IR Deck이기 때문에, Appendix에 시간을 많이 소비하지 말고, 본문에 탄탄한 스토리를 짜고 Back-Up자료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IR Deck이 끝나고 나면, 투심위용 IR을 만드는 것을 추천을 드립니다. 기본적으로 IR Deck에 Appendix로 Data Room (투자자가 요청하는 Q&A에 대한 자료)를 첨부하는 부분입니다. 해당 자료를 미리 만들어 놓게 된다면, 담당 투자 심사역이 빠르게 보고서를 작성을 할 수 있고, 효율적인 투심위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더불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VC들이 질문을 하는 부분들을 데이터로 보관하여, 향후 라운드에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IR은 Investor + Relations의 합성어입니다. 좋은 IR, 피칭도 중요하지만 IR에도 ‘관계’가 들어가 있듯이, 관계가 정말 중요합니다. 관계를 잘 이끄는 부분도 스타트업 대표의 좋은 자질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투자를 너무 Business to Business로 대하지 않고, 인간적인 관계와 신뢰를 기반하여 투자가 이루어질수 있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진행을 하였던 부분이 있습니다.

Q. 투자 단계별로 강조하면 좋을 포인트는? 

언어발전소 : 비즈니스가 속한 시장의 현재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알리고, 우리가 풀고 싶은 사회 문제와 솔루션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려 노력했습니다. 다음으로 우리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는데요, 소셜 임팩트를 창출하면서도 정부지원금이나 외부 자원에 너무 의존하지 않고 자생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리고자 했습니다. 투자받을 당시에는 플랫폼은커녕 회사 홈페이지도 없던 상황이었지만 매출이 있었고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의 반응이 좋았던 덕분입니다. 

퓨쳐스콜레 : 프리A에서는 지표를 보기는 보지만, 지표만으로 설득하기에는 아무래도 어려운 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지표가 더 확실히 나온다면 바로 A로 가도 될 것 같아요.

저는 프리A 단계에서는 당연한 것 한 가지와 반드시 넘어야 할 것 두 가지로 설명해 드리고 싶어요.

먼저 당연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Problem과 Solution을 확실히 공감시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어쩌면 가장 어려울 수 있는데, 일반적 상식을 가진 누구든 처음 들어도 problem/solution이 와닿을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비즈니스 종류에 따라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도 있겠지만 말이에요.

다음으로 반드시 넘어야 할 것 두 가지 중 하나는 Product Market Fit을 찾았다는 점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즉 우리의 타겟 시장은 어디고, 타겟 고객 페르소나는 어떤데, 우리의 solution이 타겟 고객을 확실히 만족시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시장이 충분히 크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겠죠.

또한 반드시 넘어야 할 것 두번째는 팀입니다. 아무리 problem/solution을 잘 찾고, product market fit을 잘 찾았어도 이를 잘해 나갈 팀이 구성되어 있지 않다면 경쟁사에 얼마든지 선두를 빼앗길 수 있으니까요. 즉 우리 팀이 왜 이 시장에서 잘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득해야 합니다.

리하베스트 : 각 투자 단계별로 투자자들이 보는 포인트가 명확히 다른 것 같습니다.

시드단계에서는 투자자들은 “1) Big Market : 시장이 크고, 거기다가 성장하고 있다, 2) Competitive Solution : 우리의 제품/서비스는 시장 내에서 경쟁력이 있다, 3) A-Team: 우리 팀은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고, 필요하면 사업 Pivoting도 잘 할 수 있다.”의 3가지를 중요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씨드는 아직 사업이 안정화 단계 또는 지표가 없기 때문에, 해당 3가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씨드단계에서는 이와 더불어, 꼭 “왜 우리 팀이 이 사업을 영위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이 명확하여야 합니다. 단순하게 내가 아이디어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에, 이 사업을 해야 한다는 근거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그것이 팀의 열정이던, 경험이던, 또는 보유하고 있는 특화된 사업모델 / 기술이든, 왜 ‘내’가 이 사업을 제일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어필이 되어야 합니다. 리하베스트의 경우, 다양한 식품 경험과 인맥이 있었고, 무엇보다 창립멤버들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하자라는 열망에서 사업을 시작하여 ‘선한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아주 강력한 열정이 있었고, 무엇보다 푸드업사이클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대기업 파트너쉽이 있었습니다.

시리즈 A 단계의 경우, 큰 그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투자 관점에서 지금 특정 금액을 투자하고, 향후 얼마의 가치가 나올지에 대한 이유를 잘 나열하여야 합니다. 장기적인 그림과 더불어, 향후 1~2년 동안 어떤 식으로 매출을 발생시키고 이에 따라서 어떻게 기업가치를 올릴지에 대한 부분을 잘 어필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구체적으로 어떤 시기에 얼마의 가치로 다음 라운드 투자 및 향후 투자할지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하며, 단순하게 라운드 별 수치가 있어야 되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떤 식으로 가치를 올릴지에 대한 근거가 필요합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Impact도 중요하지만, 지금 투자한 돈의 미래 가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시리즈 A를 투자하면서 이렇듯 미래가치에 대한 부분을 인정받기 위해서, 단계별로 1) 매출, 2) 제품 생산/제조 역량 (HW/SW 모두 포함), 3) R&D의 세가지 관점에서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설명을 하여야 합니다. 물론, 회사 특성에 따라서, 어떤 부분에 집중을 하는지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만약 마케팅에 집중이 된 회사라고 한다면 매출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가 필요할 것이며, 리하베스트 처럼 푸드업사이클 원료를 만드는 제조업의 경우 당연히 제품 생산/제조 역량이 중요합니다.
또한, 투자자 선정에 있어서 꼭 Follow-On으로 투자를 해줄 수 있는 투자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투자 단계도 중요하지만 회사 기업에 대한 가치 산정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무조건 높은 기업가치로 많은 투자를 유치하는 게 좋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투자를 정말 높은 기업가치를 받았다고 한다면, 다음 라운드에 몇 배가 되는 성과를 내서 입증해야 하는데, Traction이나 성과가 가파르게 나오지 않는 스타트업이 아닌 이상, 밸류를 너무 높게 받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주변에 시드로 100억원 가치로 10억원을 투자받은 회사가 있는데, 초기 투자 이후에 Traction이 나오지 않아 Pre-A나 Series A로 진행하기 어려운 회사가 있습니다. 100억원 가치에 못해도 1.5배 이상의 가치를 인정 받아야 하는데, 짧은 시간안에 성과를 낼수 없었고, 시간이 지나간 후에는 성과에 대한 압박이 더 크기 때문에, 6년 동안 투자를 못 받고 회사가 정체기에 접어든 회사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투자의 가치가 회사의 자존심, 또는 지표가 될 수 있지만, Step-by-step으로 진행하는 게 좋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동료 창업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언어발전소 : 초기기업이라 갖춰지지 않은 게 많다는 건 동시에 여러 가능성이 있고 다양한 해결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신나죠!) 하지만 한정된 리소스로 모든 걸 잘 해내기는 무척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받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찾기보다는 우리 회사의 코어 비즈니스가 잘 세워지도록
탄탄하게 기초를 다지는데 정성을 쏟으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투자는 성장 속도를 빠르게 도와줄 수 있지만 서비스의 생존은 결국 고객에게 달려 있으니까요.

퓨쳐스콜레 : 투자를 받기 전 정말 막막했습니다. 오죽 막막했으면, 헤이그라운드에서 투자를 받은 몇몇 회사 사무실 대표님을 무작정 찾아가 VC 좀 소개해 달라고 했었으니까요.

당시 조언해 주셨던 프립 임수열 대표님, MGRV 조강태 대표님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어요. 대표님들 말씀이 VC 한 50개는 두드려 봐야 한다라고 하셨거든요? 당시 저는 콜드메일은 안될 것 같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대표님들이 그러시더라고요. 결국 소개나 콜드메일이나 다 똑같다고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비즈니스에 대해 확 꽂히는 VC 한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 말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투자받기까지 지치지 않고 에너지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VC의 거절에도 상처받지 않는 방법 등의 유튜브 영상이 있는데, 이런 것도 찾아보시면서 구성원들과 똘똘 뭉쳐서 투자라는 터널을 통과하시면 좋겠습니다.

투자를 안 받고 성장하면 좋겠지만, 꼭 투자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더라도 저는 스타트업이면 투자를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투자받는 과정 자체가 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problem, solution, target market, business strategy 등을 집요하고 날카롭게 다듬는 과정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 회사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헤이그라운드 동료 회사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리하베스트 : 투자는 어떻게 보면 스타트업에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정말 많은 시간이 들어가고, 사업을 같이 운영을 하다 보면 어려움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필요하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150%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투자가 스타트업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좋은 투자사와 좋은 T&C(Terms and Conditions)로 투자를 만들어내는게 중요합니다. 사업 운영도 정말 중요합니다만, 투자를 하고자 마음먹은 기간 동안은 투자가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투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자 기간 동안 대표 및 주요 임원들의 부재를 고려한 사업계획을 만들어 사업 운영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는 한번 받았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유치한 투자를 통해서 투자자들과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쌓아나가서, 다음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여야 합니다. 각 라운드 별 투자는 어떻게 보면,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가설’을 검증하고 성과를 내기 위함입니다. 그렇기에, 투자를 받고 나서 투자자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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