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앞에 불안한 미운오리새끼
뉴욕에 헤이그라운드를 짓습니다
* 루트임팩트의 자매사이자 미국 뉴욕의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을 중심으로 임팩트 생태계를 조성하는 장선문 커뮤니타스 아메리카(Communitas America) 대표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기회는 과연 위협적인가
커뮤니타스 아메리카가 주로 사업을 하는 뉴욕시 브롱스 지역은 교육, 보건, 금융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한 브롱스 지역에 리먼 (Lehman College)이라는 4년제 대학이 있다. 2020년 말 아마존 창업자의 전 부인 맥켄지 스캇으로부터 3천만 달러($30M)를 기부 받았다. 참고로, 이 금액은 1930년대 학교 설립 이래 최대 기부 금액으로 재정 기부금 (Endowment)의 절반 이상이라고 한다. 참고로, 컬럼비아 대학의 재정 기부금 규모는 2022년 130억 달러($13.3B)를 훌쩍 넘긴다.
리먼의 한 디렉터는 커뮤니타스 아메리카 초기부터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는 작년 이맘 때 리먼의 경영대학원을 만들고, 사회적 창업가 트랙을 함께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미팅 날, 브롱스 리먼 대학에 조금 일찍 도착하여 캠퍼스를 둘러보았다. 뉴욕에서 드물게 아름다운 캠퍼스였다. 미국 서부 지방이나 멕시코에서나 볼 법한 올멕 (Olmec) 문명의 동상도 있었고, 우거진 나무숲은 브롱스에서 나고 자란 우리 팀의 몇몇 친구들이 자랑스럽게 얘기할 만한 멋진 놀이터였다. 리먼의 디렉터와 우리팀은 몇몇 협업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 함께 간 브롱스 출신 팀원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담당했고, 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프로젝트 범위를 제시했다. 그러나, 한참 내 얘기에 귀를 기울이던 디렉터는 나를 빤히 쳐다보며 두 가지를 말했다.
“Opportunity is often intimidating.” 기회란 가끔 위협적이야
“너 여기 대학 학생들이 어떤지 알아? 80%가 노숙자야. 밤새 경비를 서. 그리고 아침에 학교에 와서 샤워를 하고 푸드스탬프로 학교에서 끼니를 때워. 그리고 수업을 듣고 공부 하다가 밤에는 다시 경비를 서는 학생들이야.”
그 말을 들은 나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물론, 그 말이 모두 진실인지 의심할 시간이나, 그 말의 저의를 되새길 시간도 필요했다. 그러나 반박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리먼의 디렉터는 “경제적 고충으로 어렵게 학업을 이어가는 리먼의 학생들에게는 기회란 위협적인 것이다.”라고 해석하고 있었다. 기회가 위협적이라는 의견은, 나같은 이방인보다 해당 지역 출신 디렉터가 더 잘 대변할 수도 있겠다.
기회가 절대적으로 좋다는 것도 위험하지만, 기회를 제공하지도 않은 채, 그저 위협적이라고 막아서는 것은 더 위험하다고 본다. 게다가 역사상 가장 큰 기부금을 받아 신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디렉터가 마음 깊은 곳에서 크고 작은 기회가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아닌가? 나는 그의 말이 그저 낯선 나에게 주는 타박 내지는 텃세이길 바랐다. 이후, 그가 두 번 우리에게 작은 프로그램을 제안하여 우리는 정성껏 준비하여 지원하고 시간도 비워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막판에 취소하거나 기약 없이 미루는 것을 보며, 과연 기회가 위협적이라는 것이 ‘본인’에게 위협적인지, 아니면 학생들이 정말로 위협적이라고 느낀다고 대변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수년 전, 필자는 모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초대된 적이 있다. 공정한 평가 과정을 거쳐 최고점을 받은 감독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남성인 심사위원은 그 여성 감독이 아이가 있고, 집이 멀어서 기회를 줘도 최대한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라 가정하고, 그 기회를 다른 남성 감독에게 넘기려 해서 깜짝 놀랐다. 심사위원 중 여성은 나를 포함하여 둘 뿐이었는데, 나는 “아니 그건 그 (여성) 감독의 선택이지 당신들이 대신 선택할 문제가 아닙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커뮤니타스 벤처스 데모데이 : 기회를 찾고, 만들고, 연결하기
‘커뮤니타스 벤처스’ 프로그램 출신 창업가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2018년 시작한 지역 창업가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커뮤니타스 벤처스는 지난 6월 22일 10기의 데모데이를 거쳐 이제 175명 창업가의 든든한 커뮤니티로 거듭났다. 프로그램 얼럼나이는 대부분 (76%)이 블랙 및 히스패닉이며 저소득층인 브롱스/할렘 출신 (73%)이자 여성 (67%)이다. 필자는 우리와 유사하게 다양성 및 포용성을 주요 미션으로 하는 패스트포워드(Fast Forward) 등 여러 비영리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직간접으로 경험했다. 커뮤니타스 아메리카의 수치는 주목할 만 하다. 예를 들어, 패스트포워드 (Fast Forward)의 경우 , 유색 창업자의 비율은 우리와 유사한 79%이지만, 블랙은 28%로, 이는 상이한 교육, 인종 및 소득 수준을 시사한다. 실제로 본 엑셀러레이터 참여 창업가의 대부분은 아이비리그 혹은 서부의 탑스쿨이다.
커뮤니타스 벤처스는 기수 선발 과정, 10주간 프로그램, 최종 우승자를 선발하는 과정에 있어 전 과정을 최대한 공정하고 포용적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첫째, 미션에 부합한 선발과정을 중시한다. 네 가지 기준 (사업모델이 지속가능한지, 임팩트를 창출하는지, 체인지메이커 자질이 있는지, 특히 커뮤니티에 공헌하는지)을 바탕으로 작성한 통계에 필요한 질문을 제외 10문항 이상의 질문을 포함한 지원서류를 검토하고 평가한다. 누가 해당 기수에 참가할 것인지는, 커뮤니타스 아메리카 팀이 함께 결정하며, 최종 인터뷰를 거쳐 스무 명 가량의 한 기수가 모인다.
둘째,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중시한다. 일례로, 10주간 약 스무번의 세션이 진행되는데, 2번 이상 결석한 경우, 최종 발표도 할 수 있고,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는 것도 적극 환영이나, 최종 상금은 받을 수 없다.
셋째, 데모데이를 비롯한 최종 발표는 마무리가 아닌 시작이다. 10주의 과정을 거친 후, 프로그램 참가 창업가는 고객 조사, 임팩트 모델, 사업 수익 모델 등을 바탕으로 작성한 4분짜리 발표를 동영상으로 제출한다. 이를 다양한 배경의 심사위원이 상기한 네 가지 기준을 반영한 채점 기준(Scoring Rubric)으로 평가한다. 이번 10기는 8기부터 함께 해 온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 교수, 파트너 조직인 질 벤처 캐피탈(Zeal Venture Capital) 파트너, 에코잉 그린(Echoing Green) 디렉터, 그리고 지난 회에 소개한 브롱스 출신 창업가인 리본팜스의 창업자와 MBA 학생 한 명이 외부 심사 위원으로 참여했다. 총점은, 외부 심사 위원, 커뮤니타스 아메리카 팀, 20명의 동기들의 평가의 합이다. 데모데이를 마치고 사흘 내로, 모든 심사위원의 피드백을 개인화하여 각자에게 모두 공유한다.
데모데이 때마다 항상 느끼지만, 지난 10기 데모데이에 참여한 창업가의 아이디어는 더욱 유니크했다. 교육에서, 육아에서, 살 집을 찾는 과정에서 각자가 직접 경험한 바 (Lived Experience)를 안전하게 털어놓으며 함께 사업 아이디어를 낸 결과물이라 그러하다. 다른 조직의 여느 데모데이도 특히 초기 창업가를 지원할 경우 창업자의 개인적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하곤 한다. 조직마다 특성이 다른데, 커뮤니타스의 창업가는 발표에서 더 개인적인 경험을 털어놓는 편이라, 상대적으로 분석은 부족한 면이 있지만, 그 진정성과 신뢰의 깊이는 다르다. 데모데이는 10기를 거듭하며 본인을 믿는 동기와 가족/친구에게 둘러싸여 일종의 데뷔를 축하하는 기념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창업가는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한 기회 제공과 노출이라면?
그러나 내게 데모데이는 최고의 ‘차선책’ 이다. 사실 필자는 조직을 막론하고 이 발표의 과정이 늘 불편하다. 10주 이상의 노력이 데모데이 하루아침에 만 달러를 얻기 위한 과정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고, 그곳에 나열된 숫자들에 믿음이 크게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모데이는 점점 다양해지는 창업가의 니즈와 이해관계자/외부 파트너의 기대를 맞춰볼 중요한 기회다. 그렇기에 커뮤니타스는 중간 기관으로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
이번 10기 데모데이는 커뮤니타스와 함께 봄 학기 포용적 창업가 정신 (Inclusive Entrepreneurship) 수업을 진행한 파트너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열렸다. 공간이 여유로워 프로그램 얼럼나이인 모리사니아 밴드 프로젝트의 공연도 접할 수 있었다. 소비재를 판매하는 3개 조직은 팝업 스탠드를 꾸몄고, 4개 조직은 패널토론을 하고 나머지 12개 조직은 발표를 했다. 아무리 정성을 들이고, 공정을 기한다 해도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 똑같이 발표를 제출했는데 왜 누구는 팝업을 하고 누구는 발표를 하는지, 상금 수상권이 없으면 데모데이에 참석을 안하겠다고 하고, 동기 누구누구는 다른 엑설러레이터 경험하고 오지 않았냐고 묻는 등 여기저기서 다분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우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손가락질한다.
다가올 11기는 사공이 많아서 배가 산으로 가지 않고, 더 깊고 푸른 바닷길을 선택할 수 있게 노력 중이다. 다양한 의견이 전반적인 과정에 반영되도록 커리큘럼과 데모데이의 형식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결코 완벽한 시스템은 없지만, 점진적으로 개선할 수는 있다고 믿으면서 말이다.
특히, 내가 신경이 쓰이는 점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임포스터 신드롬(Imposter Syndrome)’ 이라는 단어이다. 데모데이 즈음에 빈도가 특히 높아진다. 임포스터 신드롬, 필자는 일종의 컴플렉스, 즉 ‘못난이 병’ 이라고 대강 이해하고 있었는데 정확히는 ‘가면 증후군’ 을 뜻한다. 즉 어렵게 찾아온 기회가 위협적이라고 느끼며 스스로에게 어울리지 않는 가면이라고 판단하고 망설이게 되는 현상이라고 한다. 내가 과연 이것을 누릴만한 깜냥이 되는지를 스스로 평가절하하고 종국에는 외부에 들켜서 내가 임포스터(Imposter), 즉 ‘사기꾼’ 인 것이 탄로나 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라고 한다.
특히 자신이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간 경우 임포스터 신드롬을 느끼는 비율이 높다고 하는데, 커뮤니타스 벤처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얼럼나이가 본인을 소개할 때, 가족 중 최초 대학 진학자라고 얘기한 것을 심심치 않게 들었다. 임포스터 신드롬이라는 말을 자주 들은 것이 이상하지 않은 환경인 것이다.
내 안의 잠재력을 믿지 못하는 임포스터 신드롬
나는 임포스터라는 말을, 본 칼럼에서 언급한 연구 “벤처 캐피털에서 일하는 여성은 왜 소수인가? 왜 이것이 중요한가? 그것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Women in Venture Capital- Why so few? Why does it matter? What can be done to change it?)”을 진행하면서 처음 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성 매니저에게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필자가 당시 이해하기로는 미운 오리 새끼가, 호수에 비친 백조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기 전 한 번도 행복을 꿈꾸지 못 한 못난이 시절을 의미하는 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가면증후군이라는 뜻을 곱씹어 보니, 오히려 아름다움을 인지한 다음의 이야기인 것 같다. 본인이 충분히 아름다운 것을 확인했지만, 못난이 시절 버림 받고 괴롭힘 당했던 기억을 잊지 못 하는 상황 말이다.
너무 슬픈 현상이다. 후자의 해석이 더 슬프다. 그리고 해결이 더 어렵다. 개인적 레벨에서도 어렵지만, 우리가 함께 하는 저소득층 창업가 생태계의 레벨을 보면 더욱 복잡하다. 문제는 자신이 백조임에도 불구하고 백조가 가면이라고 믿는 미운오리새끼인 것이다. 아름다운 모습을 갖춰도, 백조의 마음과 기억 속 다른 그림이 만든 간극이, 결국 크고 작은 기회 앞에 미루고 주저하게 되는 창업가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임포스터 신드롬의 점진적으로나마 개선된다면, 그들의 유니크한 아이디어와 의지는 훌륭한 사업 아이디어로 승화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저소득층 창업가의 성공 및 해당 커뮤니티의 경제적 이동을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 데모데이로 돌아가보자.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아이디어는, 각자의 출발점이 다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창업가 여정에서 특정 시점에 절대적으로 얼마나 성취했는지 축하하기보다, 함께 하는 여정에서 상대적으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축하해 보면 어떨까? 나는 어떻게 각양각색의 성공과 성장을 함께 축하하는 분위기를 조성할지 한참을 고민하던 차, 로빈후드 재단에서 운영하는 엑셀러레이터 블루릿지랩의 초대를 받았다. 2023년 ‘카탈리스트 프로그램(Catalyst Program)’ 창업가들의 발표를 듣고 같이 수정해 주는 세션이었다.
올해의 테마는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 문제를 통해 빈곤을 해결하는 것으로, 4명의 창업가가 그 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커뮤니타스 벤처스 1기 출신이자 10기의 얼럼나이 멘토인 대럴 홀맨 주니어이기도 하다.
로빈후드 재단 블루릿지랩의 매니징 디렉터는 새로 조인한 친구인데,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며 우리와 가까이 협업한다. 이 친구가 새롭게 시도한 이 날의 세션을 통해, 이 방법이 절대적 성취보다 상대적 성장을 축하하며, 출발점이 다른 창업가 각자의 임포스터 신드롬을 깨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하게 됐다.
우선 7명의 투자자 및 관련조직이 모여 4명의 1차 발표를 듣는다. 그리고 투표 한다. 현장에 참석한 조직은 종이에 적어서 내고, 온라인으로 다른 도시에서 참석한 조직은 매니징 디렉터에게 DM을 보냈다. 1차 투표 완료 후 약 30분 간 4명의 창업가에게 1~2명의 투자자 및 지원조직이 투입, 어떤 부분의 발표를 개선하면 좋을지 의논하며 밀착 조언을 통해 발표를 수정한다. 필자의 경우, 파머스 마켓에서 푸드스탬프를 디지털화해서 쓸 수 있는 서비스인 ‘스내퍼블(Snappable)’ 을 조언했다.
그리고 다시 2차 발표를 한다. 놀랍게도 창업가의 목소리도, 자신감도, 발표 내용 자체도 모두 달라져 있었다. 2차 투표 완료 후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일부 조직은 처음으로 이 프로그램에 조인했을 때 받은 6만불 이외에 추가 펀딩 4만불을 더 받았는데 커뮤니타스 얼럼나이인 대럴의 ‘리바이벌(Revival)’ 이 그 중 하나였다.
사실 이 방식이 임포스터 신드롬을 의도하여 디자인 됐는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과 조건 하에 낯선 조직과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 즐거움이 있었고 그로인한 명백한 개선도 눈에 띄었다. 그것이 바로 작은 성공을 축하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앞서 말한 기부자 맥켄지 스캇은 올해 리먼 대학 등에 기부했던 방식을 버렸다. “커뮤니티의 문제는 커뮤니티가 제일 잘 안다.”는 기조로 전통적 자선의 사각지대에 기부하며 자율에 맡겼던 방식에서 벗어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며 보다 측정 가능하고 체계적인 평가 방식을 취한다.
올해 맥켄지 스캇은 맥아더 재단의 ‘변화를 위한 지렛대 (Lever for Change)’를 통해 ‘일드 기빙 오픈 콜 (Yield Giving Open Call)’을 진행하는 중이다. 1차 지원서의 질문은 약 16가지가 넘는다. 커뮤니티의 이슈와 분석, 조직의 역량과 솔루션을 상세히 물어본다. 1차에 통과하면 ‘참여 동료 평가 (Participatory Peer Review)’에 참여해야 한다. 이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나갈 자격을 상실한다. 채점 기준은 equity-focused, track record, community leadership, and team capacity인데, 각 기준별로 상세한 기준을 1-5점으로 제시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작은 성공을 함께 기뻐할 커뮤니티
데모데이의 감정을 추스리며 약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면, 감사하게도 커뮤니타스 프로그램 얼럼나이들은 우리의 문을 다시 노크한다. 누군가는 다른 요구가 있고, 누군가는 다른 기수를 만나고 싶어하며 또 새로운 소식과 아이디어도 들고 온다.
이번에 1위를 한 Mac Exume의 CampusLush의 경우, 이번 주 커뮤니타스 팀과 일일이 1:1을 하면서 어떤 고객을 신규 리드로 데려왔는지, 어떤 컨퍼런스에 참석하는지, 앱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추후 진행할 뱅크 오브 아메리카 (Bank of America) 프로그램에 우리가 준 피드백은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상세히 업데이트해 준다.
아무리 우리와 같은 ‘변종’이 스타트업의 성공을 다시 정의하며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다방면에서 강조하고 증명한다고 해도, 세상의 성공은 분명히 표준화된 부분이 있다. 10주 간 프로그램 마지막 여정인 데모데이 때, 펀딩에 실패한 대부분의 창업가는 실망한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는 그 이후, 커뮤니티 안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우연한 협업 기회와 아이디어를 통해 유사한 혹은 더 커다란 성공을 만들어간다.
리틀 벳(Little Bets)의 저자 피터심즈가 짧은 책에서 강조한 것처럼 스티브 잡스나 코미디언 크리스 락의 작은 기회와 도전을 통한 끊임 없는 개선에서 지속적2308독이 혁신이 만들어진다.
기회, 물론 두려울 수 있다. 특히 저소득층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을 갖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담당자 선에서 문화적으로 다양성과 포용성을 충분히 고려하되, 다만 기회는 위협적이라고 차단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오히려 작은 기회를 많이 만들어서, 성장을 함께 축하할 터전을 만들면 어떨까? 기회 앞에서 망설이지 말고 작은 기회를 하나하나 소중히 여기며 작은 성공과 성장으로 이어가다보면 물꼬가 터지고 임포스터 신드롬은 점차 개선돼 더 큰 기회가 왔을 때 덜 망설일 수 있으리라 본다. 30분 동안 현저히 달라진 발표 자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서로의 성장을 축하해 줄 수 있는 커뮤니티는 형성돼 가고 있으니 말이다.
흔히들 저소득층 지역의 창업가는 자원이 부족하다고 한다. 분명히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자원보다 우선할 것은 바로 연속적으로 제공되는 기회이며, 그 기회를 적극 활용하면서 차차 임포스터 신드롬을 깨 가는 과정과 경험이다. 자원은 그 다음 이야기이다.
*커뮤니타스 아메리카(Communitas America)
커뮤니타스 아메리카는 루트임팩트 자매사로서 2018년 미국에서 출발했다. 미국 뉴욕의 낙후된 지역에서 여성 및 BIPOC(Black, Indigenous, and people of color: 주로 백인 인종을 제외한 유색 인종을 가리킬 때 쓰이는 말)로 구성된 포용적이고 공정한 지역 경제를 조성하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3년 3월 ‘헤이그라운드 뉴욕’을 오픈했으며 커뮤니타스 아메리카의 활동소식은 웹사이트 및 블로그, 뉴스레터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필자 장선문 커뮤니타스 아메리카 대표 (Communitas America Executive Dire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