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임팩트 생태계 리포트

키노트 스피치: 지속가능한 지역 커뮤니티 상상하기 후기

크리에이티브X성수

2023년 12월 04일
Root Impact

지속가능한 성수, 지속가능한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우리의 숙제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만들어낸 성수 생태계의 성과와 의미는
자산 인플레이션과 젠트리피케이션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과 제도는
지속가능한 클러스터를 위해 민간과 공공이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역할은

지난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성수동 일대에서 지속가능한 내일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성동구 문화산업축제 ‘크리에이티브X성수’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의 일환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와 컨퍼런스인 ‘컨퍼런스 필드’를 함께했는데요. 행사 둘째 날인 19일에는 ‘지속가능한 지역 커뮤니티 상상하기’를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지역 커뮤니티는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었지만, 자산 인플레이션과 젠트리피케이션 등에 인해 초기의 목적을 잃고 무너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죠. 성수동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키노트 스피치에서는 정경선 실반그룹 매니징 파트너, 정원오 성동구청장,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를 모셔 지속가능한 지역 커뮤니티 개발을 위한 숙제를 함께 논의해 보았습니다.

[연사 발표]  지속가능한 지역 커뮤니티 상상하기

  • 정경선 실반그룹 매니징 파트너(루트임팩트 창립자, HGI 창립자)

“해외에도 하나의 대형 단체나 공공이 리드한 케이스는 있지만, 이렇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협업해서 생태계를 만든 사례는 없어요. 성수동에 어떤 생태계를 만들지 고민하는 민간단체들의 참여와 이를 좋게 보고 지지해 준 주민, 방문자들이 어우러져서 이런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 상업화가 진행되면서 급격하게 임대료가 오르고 있어요. 이 지역을 매력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던 분들은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윤광식 키노트 스피치 사회를 맡은 성동문화재단 대표 이사 윤광식입니다. 이번 행사는 총 6개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하나가 지속가능한 문화 주제로 펼쳐지는 컨퍼런스 필드입니다. 1부에서는 ‘지속가능한 지역 커뮤니티 상상하기’를 주제로 정경선 실반그룹 매니징 파트너님께서 프리젠테이션을 해주실 예정입니다. 이후 정원오 구청장님과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님, 그리고 서울대학교 김경민 교수님을 모시고 본 스피치를 진행합니다. 여기 계시는 모든 분이 일주일간 성수동에서 함께 엮이고 들끓고 넘치는 행복과 기쁨을 누리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정경선 안녕하세요, 정경선입니다. 성수동이라는 지역은 소셜벤처뿐만 아니라 예술과 문화 그리고 새로운 스타트업까지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상징하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에 허재형 대표님을 도와 루트임팩트를 설립을 고민할 때, 필요한 정보들을 집약적으로 제공하는 커뮤니티를 상상했어요. 물론 저희가 들어오기 전에도 몇몇 비영리가 이미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뜻을 갖고 있는 소셜벤처들을 더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함께 만들어 보자고 모시면서, 성수동으로 들어오게 된 거죠. 저희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당시 16개 정도 단체와 벤처를 모셨고, 2017년에 헤이그라운드 오픈을 통해 더 많은 분이 오셨죠. 그리고 현재는 성동구 기반 소셜벤처가 525개에 이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2023년에는 성동구 소셜벤처 허브센터, 소셜캠퍼스 온 서울 등 굉장히 많은 지원기관이 들어왔습니다. 해외에도 하나의 대형 단체나 공공이 리드한 케이스는 있지만, 이렇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협업해서 생태계를 만든 사례는 없어요. 성수동에 어떤 생태계를 만들지 고민하는 민간단체들의 참여와 이를 좋게 보고 지지해 준 주민, 방문자들이 어우러져서 이런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업화가 진행되면서 급격하게 임대료가 오르고 있어요. 이는 기존에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와 좋은 접근성을 이유로 성수동을 선택한 이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요. 그리고 SM과 무신사 등 대기업, 벤처기업, 스타트업들이 성수동에 들어오고 있는데요. 이는 성수동이 매력적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봐요. 하지만 동시에 이 지역을 매력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던 분들은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패널분들과 함께 성수동이 10년간 겪은 변화를 고찰해 보고 장기적인 개선 방향을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패널 토크] 성수 생태계의 가치, 그리고 이를 지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는

  • 정경선 실반그룹 매니징 파트너
  • 정원오 성동구청장
  •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소비하고 떠나는 동네가 아니라, 예술과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고 다시 찾고 싶은 동네로 발전할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가 되게 중요한 것 같고요. 문화적인 다양성을 잘 살려줄 수 있도록 민간과 공공이 어떻게 힘을 모을 것이냐가 앞으로 성수동의 중요한 열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성수동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민관이 협력해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부분으로 계속 갈 것이라고 보고요. 크리에이티브 성수가 이를 집대성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

“성수에서 특히 소셜 벤처 생태계가 만들어진 게 정말 엄청나다고 느끼요.  클러스터는 단순히 자원을 재분배하는 게 아니고, 다양한 방식으로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는 겁니다.” –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헤이그라운드는 입주 신청을 받을 때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이 커뮤니티에 어떤 기여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가격을 제시해요.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더 많은 사회 환경적인 임팩트가 기대될수록, 더 낮은 가격에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할 수 있는 구조예요.” – 정경선 실반그룹 매니징 파트너

정경선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간단한 소개와 함께 본인에게 성수동이 갖는 의미를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구청장님께 성수동이 어떤 의미인지 여쭙는 게 웃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정원오 성수동은 60년대 한강의 기적을 만들 때 중심적 역할을 했죠. 1980년~90년대 들어 쇠퇴기를 거쳤지만, 젊은 혁신가들에 의해서 다시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민간과 여러 협력 기관, 기업들이 함께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핫한 곳으로 변하고 있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성과는 나누고, 과제도 함께 극복해야 하는 도전이 우리에게 있을 테고요.

허재형 저는 루트임팩트를 설립하고 2014년에 성수동에 자리를 잡으면서 인연을 맺었는데요. 변화가 무척 빨랐고 변화무쌍했던 것 같아요. 그중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일상적인 부분이에요. 예컨대 2014년에 성수동에서 미팅을 하려고 외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하면, 사실 성수동까지 오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먼저 성수동으로 오겠다고 해요. 이곳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입장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많아졌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성수동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상업적인 색채가 강해지고 있어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상업적인 것이  나쁘다고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로수길처럼 전철을 밟았던 곳이 있잖아요. 성수동은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물음표를 요즘 안고 있습니다.

정경선 김경민 교수님은 관련 연구를 많이 하시고 커뮤니티 개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신 입장에서, 성수동이 거쳐온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경민 사실 마이클 포터(경제학 박사, 산업 경쟁력을 갖추려면 서로 연관성 있는 기업, 연구소, 공공기관 등이 한데 모여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는 산업직접단지가 있어야 한다는 클러스터 이론을 체계화)가 이야기하는 도시재생 창출의 마지막 단계가 클러스터거든요. 성수동은 이것을 해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정경선  성수에는 영세한 규모의 단체가 많고, 그러다 보니 임대료 부담이 큰데요. 허재형 대표님 말씀처럼 상업화가 빠르게 되면서 거리 문화에 기여했던 분들이 빠져나가는 사례가 많습니다. 성수동은 그래도 성동구청에서 지속가능발전구역을 설정해 주시고, 건물주들을 설득해 프랜차이즈를 받지 않는 등의 노력을 해주셨잖아요. 성수동 커뮤니티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성동구 활동 중에서 구청장님이 특히 애착이 가지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정원오 제가 구청장이 된 후 2014년에 허재형 대표님과 정경선 파트너님을 뵙게 되었어요. 굉장한 열정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성수동을 변화시키려는 모습에 감명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만남이 정책을 세우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었고요. 사실 그때부터 도시 재생과 함께 대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현재 서울숲길의 카페 거리가 원래는 뚝섬역 특별 계획 구역 3, 4, 5 구역입니다. 1, 2 구역은 현재 아파트를 짓고 있고요. 구청장 되었을 때 재개발이 상당히 진행되어서 해지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대신 3, 4, 5 구역 주민들을 설득해 도시재생 지역으로 바꾸고, 서울시 지원을 받아서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직접 건물주들을 만나서 임대료를 상승시키지 않겠다는 사인도 받았죠. 대신 성동구에서는 그 지역에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규제를 했습니다. 덕분에 독특한 가게들이 모인 거리가 만들어진 것 같고요. 그 거리를 보면 두 분에게 감사한 마음과 함께 구청장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경선 감사합니다. 다시 교수님께 질문드리고 싶은데요. 학문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민간에 의한 클러스터 개발이 어떤 의의를 갖는지 공유 부탁드립니다.

김경민 2011년의 공유 가치 창출 페이퍼를 보면 첫 번째 단계가 수요자와 마켓을 다시 정의하는 거예요. 그다음에 밸류 체인상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알아보는 거죠. 다음 단계가 로컬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공유 가치 창출이라는 게 클러스터를 만들어서 가치를 창출하는 거예요. 제가 대단하게 느꼈던 것이, 성수동은 작지만 다양한 조직들이 모여 클러스터가 되었다는 거예요. 기업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 협력 회사, 심지어 경쟁 회사까지 들어와요. 그러면서 하나의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하나의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해요. 여기에서 특히 소셜 벤처 생태계가 만들어진 게 정말 엄청나다고 느껴요.  클러스터는 단순히 자원을 재분배하는 게 아니고, 다양한 방식으로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는 겁니다. 

정경선 성수동이라는 지역이 소셜 벤처에게 갖는 의미도 특별하지만, 반대로 여기 입주해 있는 소셜 벤처들에게도 성수동의 의미가 특별할 것 같은데요. 임팩트얼라이언스도 굉장히 많은 분들이 성수동에 기반을 두고 있어요. 대단한 임팩트 기관들이 모여 있는 연대의 장인 임팩트얼라이언스에 대해서도 여쭙고 싶습니다.

허재형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사회 환경적 문제를 푸는 것에 목적을 둔 회사나 단체들,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거나 투자하는 회사가 있거든요. 임팩트얼라이언스는 분야를 막론하고 이들이 모인 일종의 협의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임팩트얼라이언스가 만들어진 동기이자 가장 큰 역할이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관련 정책이나 입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가 몇 년 전에 벤처기업특별지원법 하위 소셜 벤처라는 법안을 수정하는 과정이 있었는데요. 그때 임팩트얼라이언스라는 이름으로 기업가와 구성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저희가 이 마을을 체인지메이커들이 함께 일하고 살아가는 동네로 만들자는 뜻을 품고 시작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교류했고, 그러면서 신뢰를 쌓을 수 있었거든요. 사실 협력은 신뢰 관계가 없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신뢰 관계가 있어야 지속 가능하고, 특히 크고 복잡한 협업을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협업을 더 많이, 자주 경험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힘을 길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임팩트얼라이언스가 지난 시간 동안 성수동을 기반으로 더 큰 차원의, 임팩트 있는 협업의 힘을 길렀다고 봅니다.

정경선 감사합니다. 구청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소셜 벤처의 역할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것을 기대하시는지도 여쭙고자 합니다.

정원오 성동구에서 좋은 소셜 벤처를 알리기 위한 서울숲 소셜벤처 엑스포를 매년 개최하고 있는데요. 저는 성수의 소셜 벤처들이 성수동을 지금의 성수동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SM이나 무신사 같은 기업도 성수에 들어올 때 소셜 벤처들이 성수동에 생태계를 형성했고, 그게 중요하다는 마인드를 갖고 오더라고요.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지를 함께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도 성동구는 소셜 벤처와 함께 성장해 나간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경선 여태까지 좋은 내용을 위주로 이야기를 나눴지만, 사실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텐데요. 그런 부분에서 교수님께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만약 성수동 소셜 벤처 밸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처음부터 관여하셨다면 어떤 자문을 해주셨을지, 그리고 그 제안 중에 여전히 유효한 게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김경민 우선은 원리와 철학 같은 건데요. 사실 사회적 기업은 자본주의적으로 생각해야 해요. 공공이 민간에게 우리가 지원해 줄 테니 당신들이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는 거죠. 그래서 PPD(공공민간 협동개발, Public Pravate Development)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구청장님이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다고 봐요. 

이 단계를 생각해야 할 것은 공공과 민간이 무조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ESG로 만드는 거죠. 엄청나게 많은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어서, 거기에서  물건을 사는 거죠. 스토리 크레딧같은 걸 받으면 많은 건물을 살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정책적인 방향에서 그런 방향으로 넘어갔으면 좋겠고요.

두 번째로는 민간에서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실험적인 문화 바우처 같은 것을 해보면 좋겠어요. 공간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임대료 바우처 프로그램인 거죠. 이런 것이 있으면 성수동의 문화예술기업이나 소셜 벤처들이 근무할 공간 확보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정경선 헤이그라운드도 민간 공유오피스 대비 20%~40% 정도 낮은 가격으로 이용을 하고 계신데요. 입주 신청을 받을 때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이 커뮤니티에 어떤 기여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가격을 제시해요.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더 많은 사회 환경적인 임팩트가 기대될수록, 더 낮은 가격에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할 수 있는 구조예요.  그게 가능한 건 힘을 실어주는 후원사분들이 계시기 때문이죠. 이런 목적에 동의하는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설득할수록 우리가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런 방향으로 계속해서 커뮤니티를 키워 가고자 하는 포부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수동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예측하시는지 말씀 들으면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허재형 성수는 쇼핑과 관광 목적의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상당한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의 동네이기도 하다는 게 특징인데요. 그런 측면에서의 도시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관련 주체들이 그것을 자산으로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문화적으로 획일화되었다고 생각해요. 먹고, 마시고, 소비하고. 사실 큰 자본이 몰려들수록 비슷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소비하고 떠나는 동네가 아니라, 예술과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고 다시 찾고 싶은 동네로 발전할 수 있도록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가 되게 중요한 것 같고요. 문화적인 다양성을 잘 살려줄 수 있도록 민간과 공공이 어떻게 힘을 모을 것이냐가 앞으로 성수동의 중요한 열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원오 저도 성수동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민관이 협력해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부분으로 계속 갈 것이라고 보고요. 크리에이티브 성수가 이를 집대성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성수동의 도전 과제가 있습니다. 지나친 지가 상승인데요. 지가가 높게 상승하면 임대료도 올라가니, 이것을 조절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공업 지역으로 된 부분 중에 아파트 개발 지역 제외하고 나머지 성두동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 토지가 투기성으로 거래되지 않게 제한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임대료를 5% 이상 올릴 수 없고 임대표 보장을 10년까지 한다는 임대차 보호법이 있는데요. 9억 원 이상 되면 임대차 보호법이 적용을 안 받습니다. 그러니까 임대료를 100%, 200% 올려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세입자들이 굉장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환산보증금 제도를 재정비해서, 모든 세입자들이 임대차 보호법 적용을 받을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이 두 가지는 지속가능한 성수동 상권뿐 아니라 대한민국 차원에서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정경선 처음에 헤이그라운드를 만들 때 고민했던 이야기입니다만, 사실 소셜 벤처 밸리와 성동구민들은 약간 괴리되어서 존재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성수의 소셜 벤처 밸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를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 성수동, 나아가서 성동구가 어떤 기여를 했으면 좋겠는지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허재형 결국 저희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사회 환경 변화를 만들겠다고 하는 사람들과 회사들이 모여 있는 만큼, 가까운 지역사회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구현하는 모습이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것을 풀어가는 주체로서 역할을 할 때 함께하는 주민분들의 혜택도 선명해지고 이들이 모여 있는 이유가 합당해진다고 봅니다.

지금 구청장님이 계시니 이 자리를 빌려 제안 하나를 보자면, 그동안 서울숲 소셜벤처 엑스포를 마련해 주셨는데, 거기에 주민이 참여하는 트랙이 있으면 어떨까 해요. 구에서도 중요시하는 아젠다일 것 같고요.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체인지메이커 커뮤니티가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이 만들어지면 어떨까 제안을 조심스럽게 드려보면서 마치겠습니다.

정원오 좋은 제안이십니다.

정경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키노트 스피치는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지속가능한 지역 커뮤니티 상상하기 영상 보러가기

사진 | 스튜디오 비선형
글 | 박은아 에디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