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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생태계 리포트

커먼즈펍X성수: 디지털혁신과 사회혁신이 소통하는 법 후기

크리에이티브X성수

2023년 12월 05일
Root Impact

사회적 이슈를 나르는 새로운 시도들

나날이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과 커지는 불평등 문제, 훨씬 더 많은 소통이 필요한 시대
임팩트 생태계 내에서도 새로운 도전으로 주목받는 조직들은 사회문제를 어떻게 다룰까
시민 스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시빅해킹이 사회문제와 만나면

사단법인 코드(CODE)는 개방(Openness), 다양성(Diversity), 참여(Engagement)의 힘으로 커먼즈(Commons)를 실현하여 열린 사회와 디지털 혁신을 만들어가는 커뮤니티입니다. 코드는 다양한 혁신 사례를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커먼즈펍(commons pub)을 운영해 왔는데요. 이번에는 커먼즈펍과 성수동 임팩트 생태계가 만나는 ‘커먼즈펍X성수’로 컨퍼런스 필드에 참여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열린사회를 고민해 온 코드와 사회문제에 혁신적 방법으로 도전하는 성수동 임팩트 생태계는 언뜻 비슷한 내용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세대도 관점도 방식도 다르기에 둘의 만남은 흥미로웠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인공지능이 사람만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한편으로 다양성과 불평등에 대한 갈등과 고민은 더 커지면서 훨씬 더 많은 소통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새로운 방향을 만드는 이들, 바로 임팩트 생태계의 창업가들을 초대하여 그들의 목표를 듣고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하나씩 소개합니다. 


[발표 1] 젊치인의 도전과 성장을 돕는 에이전시 뉴웨이즈

  •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같은 문제가 계속 관성처럼 반복된다면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유권자에게는 개인이 모여 함께 변화를 만드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 정치인에게는 탁월한 개인이 아니라 보통인 다수가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뉴웨이즈는 젊치인의 도전과 성장을 돕는 에이전시입니다. 처음 시작은 ‘정치 산업 내 의사 결정권자가 왜 이렇게 다양하지 않지?라는 문제의식에서였습니다. 기존 정치는 ‘누가 하는가’가 중요했고 변화를 위해 ‘새로운 사람’을 찾는 방식이었습니다. 뉴웨이즈는 이와 다르게 ‘정치인을 어떻게 성장시켜야 할까?’에서 출발했습니다. 같은 문제가 계속 관성처럼 반복된다면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뉴웨이즈의 방식
새로운 시스템의 핵심은 다양한 개인을 모아 영향력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변화를 바라는 개인들을 모으기 위해 뉴웨이즈는 홈페이지를 열면서 새로운 정치 에이전시를 같이 만들자는 제안을 올렸습니다. 방식은 스포츠 에이전시와 비슷한데, 손흥민 선수가 구단과 별개로 에이전시 소속을 갖고 있듯이 정당과 관계없이 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에이전시 모델을 만들고, 유권자들이 유능하고 좋은 후보를 찾는 캐스팅 매니저가 되어 함께 하자는 것이 뉴웨이즈의 제안이었습니다.

유권자에게는 개인이 모여 함께 변화를 만드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 정치인에게는 탁월한 개인이 아닌 보통인 다수가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젊은 정치인이 등장하기 어려운 이유를 조사해 보니, 기존 환경에서는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결심하고, 실력을 갖추고, 지지세력을 만들고, 기회를 얻고, 자원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개인의 힘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웠기에 그 대안으로 상호 호혜적인 동료 커뮤니티를 생각했습니다. 각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같이 나누어 해결하는 것이죠.

2022 지방선거에서 이를 적용했습니다. 1만여 명의 캐스팅 매니저를 모았고, 현역 정치인 18명을 초당적으로 모아 코치단을 만들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쳐 당선되었는지를 가이드로 만들었습니다. 8개 정당과 협력을 했고 이를 통해 전체 39세 이하 정치인 후보의 20%인 138명을, 전체 39세 이하 당선의 10%인 40명을 배출할 수 있었습니다.(박수)

새로운 시스템
이런 성과를 낸 후 새로운 질문이 들었습니다. 유권자 다양성을 대변하여 당선이 되었어도 계속 그런 입장을 지킬 수 있을까? 그러려면 입장을 지키는 것이 정치인에게 더 유리한 시스템이 되어야 하고, 지지를 얻고 출마 자격을 얻는 즉, 권한을 갖는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폐쇄적이고 불투명하며 체계적이지 않은 기존 정당 시스템을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정치인은 지역에서 발견한 문제를 지역 주민들과 해결하면서 지지기반을 확장할 수 있어야 했고, 지지를 모으는 방식도 기존 폐쇄적 오프라인 중심의 소수 권력에 기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활동기반을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옮기면 어떨까? 온라인을 통해 개방적인 연결과 조직화를 거쳐 지지를 얻는다면?

이런 배경에서 만든 서비스가 ‘도전을 쉽게, 뉴웨이즈 메이트’와 ‘성장을 다르게, 뉴웨이즈 피드’입니다. 뉴웨이즈 메이트는 정치인을 위한 체계적인 성장시스템을 제공하는 학습 플랫폼입니다. 직업으로서 정치인에 대한 정보나 유권자 분석, 정당에 대한 판단 등을 학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초당적으로 동료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뉴웨이즈 피드는 카카오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정치인 소식 서비스입니다. 유권자들은 여러 선출단위와 선거구 구분이 쉽지 않기에 우리 지역의 의사결정권자를 알기 어려웠습니다. 피드는 주소와 관심사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정치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고 구독을 하면 새로운 소식이 올라올 때마다 알려줍니다. 정치인 입장에서는 지역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2030 유권자와 연결될 수 있고, 지지기반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기반 지역구 관리 서비스가 되기도 합니다.

앞서 관성을 바꾸는 것은 시스템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것은 뉴웨이즈만 잘한다고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지방선거 경험을 통해 젊은 정치인을 더 많이 기대하고 응원하는 유권자그룹이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매주 한 장 정치용어 학습지 – 도미노’의 구독자를 모으고 뉴웨이즈 후원자인 빌더즈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정치 시스템의 변화를 믿는 사람들이 커뮤니티로서 계속 모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참여자 모집
마지막으로 드래프트 2024를 소개하자면, 스포츠 신인선수 선발전과 같은 정치 신인 선발전입니다. 그간 캐스팅 매니저와 빌더들이 모여 어떤 사람을 찾을지 자격요건과 해결할 목표의 우선순위를 합의했습니다. 온라인으로도 1000명의 의견을 받았고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다시 오프라인으로  합의를 한 결과입니다. 11월까지 100명의 후보를 내려고 합니다. 주변에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할 좋은 분들이 있다면 많은 추천 바랍니다. 내가 하겠다는 분은 직접 지원도 가능합니다. 정치의 변화는 다수의 사람들이 변화를 믿고 시스템에 참여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발표 2] 사회의 사각지대를 관찰하고 변화를 이끄는 미션잇(MSV)

  • 김병수 미션잇 대표

“많은 비장애인이 접근성에 철저히 무관심합니다. 장애를 결함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제약으로 이해하면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장애를 경험합니다. 제약이 특정한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나 역시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상황 즉, ‘나의 문제’로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미션잇 소개
미션잇은 장애인과 고연령층 등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개선하는 일을 합니다. 또 사람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MSV라는 콘텐츠 시리즈를 만들고 있습니다. 두 영역을 같이하는 이유는 물리적 디자인과 사회적 인식 두 영역이 같이 변해야 비로소 사회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MSV 소개
MSV는 장애, 안전, 시니어 등 영역에서 다양성과 접근성의 관점으로 우리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사회문제를 발굴하는 시리즈입니다. 해당문제의 이해관계자들 인터뷰를 통해 디자인 관점에서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얻고, 더 나아가 문제를 겪는 당사자들의 내면에 있는 욕구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입니다. 

실제 장애인들을 만나 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생활을 위해 스스로 만들고 개조한 여러 도구와 사용하는 방식을 보면, 장애인들이 가진 진정한 욕구는 도움이 아니라 독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놀이터를 조사하다보면 진정 필요한 것은 마음껏 놀 수 있는 자유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지점들을 발굴하는 것이 저희 역할입니다.

MSV의 시작점이자 궁극적 목표는 나와 우리의 무관심을 바꾸는 것입니다. 많은 비장애인이 접근성에 철저히 무관심합니다. 장애를 결함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제약으로 이해하면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장애를 경험합니다. 제약이 특정한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나 역시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상황 즉, ‘나의 문제’로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사례 소개 1
그동안 100회 넘는 인터뷰와 조사를 하면서 생각을 전환하게 된 사례가 굉장히 많았는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인도의 건축가는 시각장애인 학교를 만들면서 시각장애 아이들이 촉각으로 벽의 표면을 느낀다는 사실과 층고 차이에 따라 울림이 다른 것을 이용해 학교 공간을 인식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점자블록이 없어도 사용하기 편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또 수어로만 소통하는 청각장애인 건축가는 청각장애인들이 소통하기 편하도록 마주 보는 구조로 좌석을 배치하는 데프 스페이스의 개념과 수어를 위해 잠시 물건을 놓아두고 손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탁자일체형 벤치를 만들었습니다. 소개해드린 두 사례는 모두 비장애인에게도 더 편한 공간입니다. 이 두 사례는 제약이 있는 사용자를 관찰하며 창의적인 해답을 찾았고, 제약으로부터 기획을 시작할 때 모두에게 더 편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사례 소개 2
변화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을 중심에 두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총기난사가 있었던 학교를 리빌딩한 사례는 지역 커뮤니티와 이야기하면서 안전기능을 위해 요새 같은 공간이 아니라 이용자인 아이들의 학습권을 최우선으로 하되 안전까지 자연스럽게 갖춘 공간을 만들게 된 경우입니다. 런던의 한 박물관은 방문객 감소 후 다시 찾는 공간이 되기 위해 박물관이 시혜자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방문객을 중심에 두고 지금껏 방문하지 않았던 이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역시 지역 커뮤니티 자문단을 운영하여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능과 성과 등 공급자의 시각이 아니라 실제 이용자의 의견을 듣고 중심에 둘 때 제대로 된 변화가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것은 시각장애인 건축가 크리스 도우니 씨의 말인데, ‘접근성을 고려하는 포용적 디자인은 단순히 누군가에게 접근을 허락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생동감 있게 만드는 행위’라는 점입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오늘이 접근성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발표 3] LOD(Linked Open Data) 기술 기반 서비스 기업 LiST

  • 오원석 LiST 대표(사단법인 코드 이사)

“시빅해킹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며, 필요하면 숙성의 시간을 보내며, 한 땀 한 땀 만들다 보면 보람과 재미와 때로는 보상도 있죠.”

시빅해킹이란
위키백과에 따르면 시빅해킹은 시민들이 새로운 도구와 접근 방법을 이용해서 도시 또는 정부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는 사회 운동입니다. 시빅은 시민을 주로 의미하고, 해킹은 빠르게 무언가를 창의적으로 내손으로 해결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시빅해킹에는 어떤 사례들이 있었고 어떤 것들을 시빅해킹으로 풀어볼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사례 소개 1 
코로나 시기 공적마스크 정보 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코로나 초기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여러 약국을 다니거나 무작정 대기를 해야 했는데, 해결을 위해서는 약국의 마스크 재고를 미리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시민개발자들이 정부에 방역물품 공공데이터 활용을 통한 문제 해결을 제안했고, 행안부-과기부-심평원 등을 비롯한 정부기관이 빠르게 움직여 데이터 활용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시민개발자들에 의해 API가 만들어지자 이를 활용하여 마스크 재고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금세 수백 개가 만들어졌고 마스크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마스크앱을 정부 예산과 사업으로 만들고자 했으면 오래 걸렸겠지만 시민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면서 데이터 공개 3-5일 만에 서비스가 나왔습니다. 정부와 민간이 합심하여 문제를 해결한 멋진 사례입니다.

사례 소개 2
코로나 시기의 다른 사례로,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할 때 수기로 작성했던 명부가 개인정보보호가 되지 않아 문제가 됐었습니다. 스토킹 등에 악용되는 사례가 있었죠. 개인 안심번호가 필요했는데 이를 개발하기 위해 정부에서 대형 IT회사에 부탁했으나 잘 되지 않자 시민개발자들이 직접 자원해 나서서 안심번호를 개발했습니다.

최근에는 전국공보지도를 만들었습니다. 공보는 지자체가 시민들에게 알릴 사항을 공시하는 문서인데 발행하는 곳마다 모두 형식도 내용도 제각각인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지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한 기자 분의 아이디어를 듣고 커뮤니티에 제안을 올리면서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시빅해킹에 대한 흔한 오해는 프로그래밍을 알아야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인데요. 사실 공보지도의 경우에는 사람이 하나하나 찾아보며 데이터를 모으는 게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이었고, 프로그래밍을 몰라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전국 250개 지자체의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정보공개 신청을 하며 한 땀 한 땀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시빅해킹의 매력
누군가 시빅해킹을 왜 하냐고 물어보신다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하고 있지 않다면 혹은 바빠서 못하고 있다면 우리가 해볼게요’ 하는 마음입니다. 저도 본업은 따로 있지만 시빅해킹을 하고 있는데 꽤 보람있고 재미있습니다. 여러분도 참여 해 보시면 그 재미를 느낄 수 있으실 거예요.

최근에 재미있게도 시빅해킹 커뮤니티에 뉴웨이즈와 함께하는 지방의원정보 모으기 프로젝트를 같이 하자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올린이는 앞서 개인안심번호를 주도적으로 개발했던 학생인데 지금은 대학을 다니면서 또 같이할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시빅해킹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며, 필요하면 숙성의 시간을 보내며, 한 땀 한 땀 만들다 보면 보람과 재미와 때로는 보상까지도 있다는 말씀드리며 마무리하겠습니다.    


[Q&A]

  • 권혜진 데이터저널리즘코리아 소장(사단법인 코드 이사)
  •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 김병수 미션잇 대표
  • 오원석 LiST 대표(사단법인 코드 이사)

박혜민 사실 커뮤니티 관점에서 이야기할 때랑 리터러시 관점에서 이야기할 때가 다른데 오늘 주제가 사회적 이슈를 나누는 새로운 시도인 만큼 저희가 리터러시 관점에서 했던 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저희가 21년에 시작했는데 이 때가 재보궐선거로 뜨거울 때였어요. 빠르게 입장을 정해서 알려달라는 게 기존 정치의 논법이었는데 뉴웨이즈가 이야기하는 정치는 입장이 명확한 게 아니라 더 나은 정치를 고민하는 언어를 쓰다 보니까 기존 문법 안에서는 굉장히 불명확한 언어, 모호한 언어라고 느낀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우리가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정치의 언어가 바벨탑을 쌓고 있다면 우리는 다리를 잇는 말하기를 하자’고 생각하면서, 새로운 말하기를 발명하고 그걸 설득해 나가는 것을 우리 이해관계자들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려면 저희도 나름 기준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정치라는 언어를 정치를 하는 사람의 관점이 아니라 정치를 받아들이는 사람 관점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아까 뉴웨이즈 피드를 만들 때 정치인을 위한 서비스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사실 유권자 인터뷰를 정말 많이 했어요. 유권자분들에게 기존의 텍스트를 보여드리면서 흥미가 있는지, 더 알고 싶은지. 어떨 때 정치인 소식을 찾아보는지, 어떤 방식으로 찾아보는지, 어떤 내용을 더 보는지, 이 사람을 왜 지지하는지 등 다양하게 연구를 하면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그 언어는 정치 소식뿐만 아니라 뉴웨이즈가 정치를 전달하거나 같이 변화를 만들자고 할 때도 ‘이거 진짜 중요한 거니까 당연히 해야지’가 아니라 각자의 개인적인 욕망・동기에 따라서 어떻게 이야기가 붙을지 모른다는 전제로,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연결하는 방식으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뉴웨이즈의 커뮤니티에 중요한 포인트는 다원성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 다원성을 만드는 법을 -오늘 시빅해킹을 배웠으니까- 응용해 보면, 공공성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자기가 직접 하고 싶고 직접 변화의 주체가 되고 싶게 만드는 것. 그런 언어가 전달자의 언어가 아니라 소비자의 관점에서 언어를 번역하는 것. 이런 지점들이 뉴웨이즈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권혜진 김병수 대표님께 질문드릴게요. 오늘 소개해 주신 내용은 물리적 공간에서 좋은 사례를 많이 말씀해 주셨는데, 우리가 디지털에 많이 의존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이런 포용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김병수 너무 중요한 주제인데요. 사실 디지털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되게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그런 방법보다도 진정성입니다. 왜냐하면 실제 공간에서도 인증만을 위한 공간이 있거든요. 베리어프리 인증을 위해서 점자블록을 깔아놨지만 실제로는 시각장애인 분들이 화장실에 혼자 갈 수 없는거죠.

디지털 접근성에 있어서도 예를 들어 이미지에 설명 텍스트를 붙여 넣을 때, 대충 넣는 게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이 어떨 때 잘 이해하는지, 실제 시각장애인 분들을 인터뷰하면서 어떤 방식의 텍스트가 좋았는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해요. 구체적으로는 다양하고 복잡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실제 시각장애인 분들이 선호하시는 유형이 있거든요.

이런 것은 결국 개발하는 담당자분이 진정성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접근성을 개선할 때도, 웹 개발하시는 분들이나 앱을 개발하시는 분들이나 진정성 있게 사용자분들 인터뷰를 해 보고 대화를 해 봐야만 좋은 접근성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권혜진 오원석 대표님, 아까 발표 내용 중에서도 시빅해킹으로 풀어볼 수 있는 사례도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미션잇 그리고 뉴웨이즈와 관련해서 ‘이 부분은 특히 시빅해킹으로 풀어볼 수 있겠다’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그리고 반대로 두 분도 오늘 시빅해킹 발표를 들었으니까 ‘이런 부분은 시빅해킹 쪽에서 만들어주시면 좋겠다’ 하는 의견이 있으실 것 같아요. 한 분씩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오원석 사실 접점은 꽤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아요. 데이터 유무도 따져봐야하고, 있는 데이터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인지도 확인해아고요.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한 땀 한 땀이 필요할 때도 있고 개발이 필요할 때도 있고 그렇습니다. 이따가 네트워크 시간에 이런 것들을 이야기해 보고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또 사람들에게 어떻게 접근을 하고, 우리 주제에 무관심한 사람에게는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는지 등을 같이 이야기 나눠보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혜민 저희가 공공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노력했었던 사례들을 생각해 보면, 21년도 6월에 2018년 지방의원 다양성지수 평가를 했었습니다. 사실 선관위 사이트에서 다운로드나 API를 제공하는 구조가 아니에요. 국회의원은 되어 있지만 지방의원은 되어 있지 않고, 국회의원은 300명이고 지방의원은 그 당시 4296명인데, 그걸 다 다운로드하는 것도 일이지만 재보궐 상황에 따라 궐위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정당이 바뀌기도 하는 상황들에 대한 업데이트되어 있는 데이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226개 기초단위 의회에 직접 들어가서 찾아서 반영을 하는데, 기사 내용과 다르거나 웹 사이트 구조가 달라서 정보가 없고, 정당 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곳도 있어요. 다양성을 시각화해서 커뮤니케이션 하려면 좋은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 자체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뉴웨이즈 피드에 들어가 보시면 저희가 지역구 의원들의 모든 공약 사항을 다 리스트업을 해 놨습니다. 사실 공약을 잘 지키고 있는지를 볼 때는 이슈 트래킹이 굉장히 중요한데, 공보물은 PDF 이미지 파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텍스트 변환을) 이미지 인식 기술로 해 보려고 했는데 이미지가 다르고 형식이 달라서 기술적 해결이 불가능했어요. 그때는 저희가 일정도 빠듯하고 시빅해킹이라는 아이디어도 없어서 13명 뉴웨이즈 좋아하시는 분들을 모아서 아르바이트 비용을 드리면서 거의 3000명 이상의 공보물을 다 텍스트로 변환하고 그걸 사이트에 올려놓는 작업을 했거든요. 결국에는 (정치인이) 공약에 대해 어떻게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지만 그건 공보물에 이미지로 고정되어 있는 정보값이기 때문에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구나. 저장값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정보와 맥락을 쌓아갈 수도 있는데, 정치는 데이터를 공유하는 방식이 맥락을 쌓거나 과정을 보여주는 형식은 아니구나라는 것들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런 정리와 변환 부분에 있어서 저희도 내부적으로 캐스팅 매니저 분들이나 아니면 빌더 분들이랑 같이 해볼까 하는 아이디어가 있는데요. 저희는 ‘우리가 해도 어깨가 아픈데 이분들의 어깨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이런 마음이 있었는데, 다음에는 이런 상상력을 도입해서 같이 효능감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병수 딱 떠오르는 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시각장애인 분들이 정보를 얻고자 하는 욕구가 되게 크세요. 그래서 (박물관 등에) 음성안내가 마련되어 있는데, 그 수준을 평가해서 시각장애인이 단독으로 음성안내를 들으면서 투어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시빅해킹을 통해서 지도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좀 해봤고.

다른 하나는 안전과 관련된 이슈인데요. 제가 만났던 전맹 시각장애인 분이 불이 나게 되면 이분은 혼자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주변의 누군가가 끌어서 같이 도망가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아무 곳도 갈 수 없기 때문에, 탈출로 같은 것들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아파트나 공공시설에 안전시설, 대피로 같은 것들이 시각장애인 혼자서도 이용할 수 있는지 등을 시빅해킹과 연결해보면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권혜진 지금 여기 많은 분들이 와 계셔서 이제 현장에 계신 분들께 질문을 받아볼게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손을 들고 질문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방청객 MSV 미션잇 대표님이랑 뉴웨이즈 대표님에게 궁금한 지점인데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지 않고 조금 불편한 지점, 사람들이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지점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그런 문제는 정말 돈이 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의 시야 밖에 있기 때문에 시간도 에너지도 많이 드는데 그에 반해 돈은 모으기 힘든 구조 안에서 어떻게 잘 해결해 나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김병수 사회 문제를 발굴하는 건, 한 번 어떤 문제와 관련해서 인터뷰를 시작하면 그 문제가 꼬리를 물고 다른 문제로 퍼져나가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ADHD 가진 분 인터뷰를 했을 때 그분을 만나게 되니까 공황장애 쪽으로 연결이 되고 , 또 난독증으로 연결이 돼서, 차후에 발행할 주제 중 하나는 학습이거든요. 학습 장애를 가지고 있는 난독증, ADHD, 발달장애인 이런 분들이 어떻게 하면 학습을 잘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것과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할 건데 한 번 인터뷰를 시작하면 꼬리를 물고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재정과 관련해서는, MSV 책만으로 모든 것을 충당하긴 어렵기 때문에 기업과 B2B로 하는 UX 디자인 프로젝트 등으로 재정을 확보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혜민 저 같은 경우에는 특정한 (사회문제) 주제에 깊은 관심을 갖는 사람을 언제나 동경했거든요. 어느 순간 깨달은 게 나는 주제보다 해결하는 방식에 훨씬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구나 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다양한 개인의 영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데 정치는 1인 1표이고 이 구조 안에서 문제를 해결한다면 조금 더 임팩트가 크겠다는 관점으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이 정치 산업에서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서 언어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 이유가 더 구체화되고 목표가 선명해진 것 같아요.

뉴웨이즈는 비영리 조직이다 보니까 처음부터 지속 가능성을 만들지 않으면 문제 본질까지 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이고, 이 과정이 어떻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처음부터 엄청 자주 공유하려고 했고요. 2월에 시작해서 4월에 투자 설명회를 열었어요. ‘뉴웨이즈가 두 달 동안 여기까지 문제 진단을 했다. 앞으로 이런 모델 가설로 간다. 이 가치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생각하시는 분들 투자하세요. 후원은 뒤에 빠져 있는 거고 투자는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일입니다’라고 설명회를 했고 자연스럽게 7개월 동안 월 130만 원 정도로 (후원이) 구성이 되었죠. 연말후원 캠페인 때는 영수증을 만들어서 ‘뉴웨이즈 2명인데 월 최소 500만 원이 있어야 지속할 수 있어요. 뉴웨이즈가 하는 일이 계속 진행되길 원한다면 후원하세요!’ 이렇게 해서 저희가 월 500만 원을 목표로 해서 후원캠페인을 했습니다.

지금 뉴웨이즈는 제가 (외부)펠로우십으로 받는 비용을 포함해서 내부 운영비를 개인 후원으로 다 운영할 수 있는 자립형태를 갖춰놨고, 오히려 펀딩을 받으면 다 사업비에 쓰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 사업에 뉴웨이즈를 끼워 맞추는 방식보다 우리가 하고 싶은 활동을 정하고 그것에 매칭할 수 있으면 지원사업을 받아서 그 돈을 오롯이 저희가 원래 하려고 했던 문제해결에 쓰고 있는데요. 그렇게 하니까 의사 결정 관점에서는 좋은 게, 운영비가 개인 후원이어서 저희가 정말 귀하게 쓰거든요. ‘우리 빌더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셨으니까 함부로 쓰면 안 돼!’ 하는 태도가 생기는데 사실 사업비를 쓸 때 그런 태도면 사업 안 하겠다는 거거든요. 조금 더 굵직하게 집행해야 하는데 ‘이건 귀한 거니까 아껴 써’라고 할 수 없잖아요. 오히려 사업비를 모두 진짜 사업에 쓰다 보니까 의사 결정의 우선순위를 설정할 때 지속가능성이나 비용이 아니라 진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돈을 집행할 수 있는 효과도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도 뉴웨이즈는 내부 지속가능성을 뉴웨이즈의 가치를 믿고 함께 만들고 싶은 빌더분들을 통해서 구축하고, 사업비를 그 외의 방향으로 찾는 것. 그리고 뉴웨이즈 피드 같은 경우에는 지금 수익 모델을 고려하고 있어서 서비스 이용료로 수익 창출을 할 예정입니다.

권혜진 시간 관계상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오늘 커먼즈펍으로 같이하고 있는데, 코드가 지향하는 개방, 다양성, 참여 그리고 디지털 혁신을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이 키워드와 세 분이 활동하는 것들이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꿈꾸는 디지털 혁신가’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 간단하게 한 마디씩 듣고 이 자리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박혜민 시빅해킹이라는 관점, 커먼즈라는 관점에서 뉴웨이즈의 변화가 수렴되거나 목표 중심으로 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더 넓게 확산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아주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병수 많은 발달장애인 아이의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가 한 주간 잘 살았으니까 다행이다.’ 이런 식의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 아이들도 가장 좋은 경험, 즐거운 한 주를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가장 좋은 즐거움이 장애 유무를 떠나서 모든 사람에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오원석 오늘의 주인공은 저희가 초대한 두 분이라고 생각을 하고. 여기 계신 분들과 시빅해킹이나 저희 코드하고의 접점을 많이 만들어갔으면 좋겠고요. 두 분이 하시는 일들이 사실 정말 멋있잖아요. 잘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권혜진 오늘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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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튜디오 비선형
글 | 임팩트얼라이언스 전일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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