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개의 다양성이 뿌리 내리는 곳, 헤이그라운드 뉴욕
뉴욕에 헤이그라운드를 짓습니다
지구 반대편, 뉴욕의 임팩트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커뮤니타스 아메리카(Communitas America) 는 뉴욕에 지역 창업가 커뮤니티를 조성하여, 불평등이나 양극화와 같은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타스 아메리카가 운영하는 헤이그라운드 뉴욕이 벌써 1주년을 맞이했는데요, 장선문 커뮤니타스 아메리카(Communitas America) 대표가 뉴욕의 임팩트 생태계에서 건강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노하우를 전달합니다. |
커뮤니타스 아메리카는 하이퍼 로컬(우편번호 단위로 구분되는 지역 커뮤니티)의 교육, 보건, 금융 불평등 문제를 지역 출신 창업가와 함께 정의하고, 창업지원을 통해 뉴욕의 양극화에서 비롯한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했다. 대표 프로그램인 커뮤니타스 벤처스(Communitas Ventures)는 이달 3월 12기를 시작했고 이제 200명을 훌쩍 넘어선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커뮤니타스 아메리카가 지난 5년간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파트너십이다. 유사한 프로필을 가진 창업가 혹은 지역 커뮤니티를 지원하여 임팩트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관들과 협력을 모색하되, 후발 주자인 커뮤니타스의 창업 지원 체계가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세밀하게 차별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예를 들어, 로빈후드재단의 블루릿지랩에서 교육, 주거, AI, 금융 등 연도별로 다른 테마를 갖고 지역 창업가를 지원한다면, 커뮤니타스는 매 기수 해당 테마를 구분 없이 아우르되 커뮤니티에 무게 중심을 둔다. 뉴욕의 저소득 커뮤니티 지원을 목표로 48년 전 시작한 씨티즌스 커미티가 5개 자치구(borough)에 걸쳐 3년 이상의 커뮤니티 중심 조직 (Community-based Organization)을 지원한다면, 우리는 브롱스와 할렘에 초점을 맞추며, 연차와 관계없이 해당 기관의 미션과 리더십을 보고 지원한다. 브루클린의 부동산 개발회사 재단이 운영하는 데이빗 프라이즈에서 뉴욕을 위한 개개인의 의지를 다각도에서 평가한다면, 우리는 그 의지가 커뮤니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사업모델은 지속가능한지 등을 평가하고 지원한다.
서로에게 귀 기울이는 커뮤니타스 얼럼나이 커뮤니티
이런 전략 덕분일까, 곳곳에서 활약하는 얼럼나이들의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민간 재단, 벤처 캐피탈, 뉴욕시, 연방 정부 등 생태계 곳곳의 프로그램에 우리의 얼럼나이들이 선발되어 활동하고 있다. 선발과정이 까다로운 에드윈 굴드 재단의 EGF 엑셀러레이터 부터 뉴욕시 경제개발국(NYCEDC)의 파운더 펠로우십 프로그램, 연방정부 차원의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 NSF) 공공정책랩(Public Policy Lab)의 콤파스 파일럿(Compass Pilot) 등이 그 예다.
초기에는 커뮤니타스 아메리카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연결했다면 이제는 얼럼나이 스스로 바텀-업(bottom-up) 방식을 통해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했다. 뉴욕시처럼 소득 불균형이 심한 곳이더라도 민간, 정부, 학계 파트너들이 느슨하지만 꾸준히 목적을 공유한 덕에 저소득층 창업가들의 경제적 이동성(Economic Mobility)이 촉진된 것이다.
이제는 뉴욕시 임팩트 생태계에서 민간, 공공, 학계 파트너와 더불어 커뮤니타스와 얼럼나이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커뮤니타스 얼럼나이라면 신뢰가 간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린다. 커뮤니타스의 지난 5년간 노력이 빛을 보고 있기에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그만큼 어깨가 더 무겁다. 아직 작은 비영리 조직으로서 창업 시스템의 변화와 안정화를 선도하는 일은 드물며, 이로 인해 전통적 후원 기관을 설득하는 과정에도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다. 커뮤니타스 얼럼나이가 임팩트 생태계에서 지속적으로 신뢰를 얻으며 성공적인 창업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면, 그만한 리스크를 함께 감당할 금융, 인적, 사회 자본이 필수적이다.
커뮤니타스는 ‘커뮤니티’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있는데 이는 지역 커뮤니티이기도, 창업가 커뮤니티이기도 하다. 12기 이후로는 생태계와 얼럼나이뿐 아니라, 커뮤니타스 조직 내부에도 ‘커뮤니티’라는 키워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우선 얼럼나이가 프로그램 퍼실리테이터와 얼럼나이 코디네이터로 팀에 합류했다. 프로그램 이해도가 높고, 지역 커뮤니티에 애정이 높아 우수한 인력이다. 기수별 얼럼나이 멘토링을 지속하고 있으며, 피어 스킬쉐어(Peer Skillshare) 세션을 새로 론칭했고 부족한 부분의 창업지원 리소스인 마케팅 및 회계 담당을 인력을 계약직으로 채용하여 얼럼나이에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타 기관의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주로 전문성 있고 경력 차이가 확연한 멘토를 고용해 압박 면접 형태를 취한다. 물론 압박 면접도 당해낼 수 있어야 하지만, 우리가 그간 배운 것은 그 압박에 견딜 수 있을 만한 뚝심과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는 점이다.
2024년은 얼럼나이에 더 집중하며 일관된 조직력을 구축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전략의 해가 될 것이다. 우리의 전략이 단순한 말이 아니라 실제 행동과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의도적이며 구체적인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
지난 12월 매거진 루트임팩트 칼럼에 적은 바와 같이, 창업의 의도가 ‘필요 기반(necessity)’이든 ‘기회 중심(opportunity)’이든 무관하게 서로를 진정으로 지지해 주고 감시해주는 시스템이 바로 커뮤니티인 것 같다. 게다가 이것이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조금 더 ‘진짜’가 되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목소리에 귀를 제대로 기울였다면, 필요한 자원에 대한 구체적인 니즈를 파악할 수 있다. 단순하게 더 많은 ‘펀딩’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아니라, 금융자본이 왜 필요한지, 어떤 인적 자본과 사회 자본이 그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헤이그라운드 뉴욕의 문을 연 지난 해, 팬데믹 이후 새삼스러워진 공존 속에서 서로의 기대와 관점을 맞추며 배워나갔다면 올해는 이러한 배움을 데이터로 정리하고 분석하여 헤이그라운드 운영에 충분히 반영하여 필요한 인큐베이터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배움을 실천하며 결과로 만들기 위해 멤버들과 함께 작지만 꼭 필요한 변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생태계 내의 파트너이든, 프로그램 내의 얼럼나이이든 경쟁보다는 공동의 목표를 위한 공생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함께 뿌리내린 생태계는 함부로 뽑아내기 어렵다. 그리고 한 번 긍정적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다시 나빠지기는 더 어렵다고 믿고 있다. 그 215명의 얼럼나이 그리고 뉴욕시 임팩트 생태계 파트너의 다양한 뿌리가 이 곳, 헤이그라운드 뉴욕에 건강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아래는 연방정부에 제출한 제안서 중 일부이다. 여전히 ‘진짜’와 ‘가짜’를 고민하던 때, 우리는 임팩트 생태계의 파트너와 함께 창업 지원 시스템을 검증된 ‘진짜’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임팩트 지도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시작하고자 제출했다. 마치 얼럼나이와 파트너를 통해 바텀업으로 얽혀있는 자원이 만화경 속에서 앵글을 바꾸어 다른 컬러로 빛나는 그림 같을 것이다. 이를 위해 몇몇 생태계 내의 파트너와 본 애뉴얼 임팩트 서베이를 함께 사용하여 좀 더 확대된 데이터를 모아볼 요량이다.
3월 초, 커뮤니타스는 오스틴에서 매년 열리는 SXSW EDU 회의에 다녀왔다. 후원 조직(Siegel Family Endowment)와 다른 뉴욕의 파트너 조직과 함께 “작은 조직, 큰 임팩트 : 성공과 규모를 재정의하다(Small Organizations, Big Impact: Redefining Success & Scale)”에 대해 이야기했다. 수백개의 세션 중, ‘Small’로 시작한 유일한 세션인 우리는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파트너십과 데이터를 놓고 작은 조직이 필요한 변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야기했다. 다음 글에서는 SXSW EDU의 흥미로웠던 세션, 저소득 커뮤니티의 교육과 할렘 칠드런스 존의 케이스, 또 커뮤니타스의 새로운 교육 이니셔티브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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