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로 본 여성의 돌봄, 돌보는 조직이 품은 힘
DEI LAB 세미나
“돌봄”을 주제로 열린 2025 DEI LAB 세미나. 두 번째 세션에서는 연구를 통해 일과 양육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의 삶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돌보는 개인들의 이야기에서 나아가, 돌봄을 하는 조직의 사례를 통해 작은 조직이 할 수 있는 돌봄을 모색해 보았습니다.
2025 DEI LAB 세미나 콘텐츠 : 돌보는 조직은 무엇을 바꾸는가 #1 돌보는 개인에게 배우는 돌봄의 가치 #2 연구로 본 여성의 돌봄, 돌보는 조직이 품은 힘 (지금 읽는 중 👀) |

[세션 2] 돌보는 여성들의 분주함
두 번째 세션 ‘돌보는 여성들의 분주함’에서는 일과 양육을 오가며 분주하게 살아가는 여성의 돌봄을 데이터 관점에서 들여다 보았습니다. 양육자이자 연구자인 두 연사사의 발표를 통해서, 일하는 엄마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들여다보고 조직이 이러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을지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워킹맘의 죄책감과 경력 몰입 – 임혜빈 광운대학교 산업심리학과
일하는 엄마들은 일과 가정 사이를 바쁘게 오가면서도,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는 ‘양육죄책감’을 느끼곤 합니다. 임혜빈 교수는 이러한 ‘양육 죄책감’에 주목, 워킹맘 450명을 대상으로 양육죄책감이 일에 몰두하는 ‘경력 몰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는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워킹맘의 죄책감은 과연 어떠한 조직 문화를 만날 때 작아질 수 있을까요?
아이를 충분히 돌보지 못한다고 느낄 때 양육자는 죄책감을 느끼기 마련인데요. 이러한 양육죄책감은 어떤 나라이건 여성이 더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국내 워킹맘을 대상으로 양육죄책감이 실제로 존재하지를 알아보고, 이것이 일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어요. 특히 저는 ‘경력 몰입’에 집중했어요. 경력 몰입은 일에 애착을 가지고 있고, 일을 계속 하며 커리어를 쌓아가겠다는 능동적인 동기 상태를 의미하는데요. 양육 죄책감이 크면 경력 몰입도 약화되지 않을까 궁금했어요.
양육죄책감: 자신의 자녀 돌봄 수준이 이상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스스로를 부정적으로평가하면서 생기는 자기 인식적 감정 (Haslam et al., 2020) 일-가정 갈등: 한 역할 수행이 다른 역할 수행을 방해할 때 발생하는 긴장. 예를 들어 일이 바빠 아이와 충분하게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등 일과 가정 사이에서 자원이 충돌하는 것 일-가정 향상: 한 역할에서의 경험이 다른 역할에서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 예를 들어 직장에서 일을 잘 해내면 그 효능감으로 엄마 역할도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상태 |
일과 가정간의 갈등 문제도 함께 살펴보았어요. 워킹맘들은 엄마 자아와 직장인 자아 두 가지를 갖고 있고, 두 자아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데요. 이러한 일-가정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변수로 ‘자원 관리 가능성’에 주목했어요. 자원 관리 가능성은 내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 자원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과 허용적 환경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업무량이 많아졌을 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 업무 속도를 조절할 재량권이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것이 조직 내에서 용인된다고 믿는지’입니다. 저는 이 믿음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만 3세~12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정규직 워킹맘 4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자원 관리 가능성이 높을수록 일-가정 갈등은 낮아지고, 일-가정 향상이 높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또 일-가정 갈등이 높을수록 양육 죄책감이 증가하고, 이는 경력 몰입을 해치는 길로 이어지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결과가 있어요. 바로 근무 시간, 자녀 수, 자녀의 연령, 연봉, 학력 등과 양육 죄책감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이 없다는 점인데요. 그보다는 ‘내가 육아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고 느끼는가’가 양육죄책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걸로 나타났어요. 시간보다는 에너지 감각이 중요한 거죠. 그리고 ‘나는 항상 최고를 지향해’ ‘우리 조직은 완벽해야 해’처럼 최고를 지향하는 경향이 클수록, 양육 죄책감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공계 여성의 부모 소명 – 이수란 서울사이버대학교 군경상담학과
이수란 교수는 이공계 직장인 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직의 업무 환경 인식과 실제 업무 시간, 양육 죄책감의 상관관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부모 소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과도한 헌신을 요구하는 ‘그리디 워크(greedy work)’에 주목했는데요. 이공계 특유의 그리디한 업무 환경은 일과 양육을 오가는 여성에게 어떻게 작용하며, 이는 결국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공계 조직문화는 유난히 여성에게 불리한 측면이 많습니다. 이는 특유의 ‘그리디 워크(greedy work)’한 환경 때문인데요. ‘그리디 워크’란 매우 높은 강도로 불규칙한 일정과 장시간 업무를 요구하고, 그 대가로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업무 환경을 말합니다. 이러한 환경은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모, 특히 육아와 일터 모두에서 헌신을 요구받는 엄마들에게 매우 불리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이공계 특유의 그리디한 환경이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어요. 동시에 ‘부모 소명’에 주목했어요. 그리디한 환경에서 일할 때, 부모 소명을 지니고 있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지, 아니면 오히려 더 괴로울지 궁금했어요.
부모소명: 부모의 역할에 새로운 가치와 인식을 부여하고, 부모라는 정체성을 활용해 보다 목적성 있는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태도(이수란 외, 2021; Coulson et al., 2012) |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남성은 그리디한 환경에서 더 오래 일했지만 양육 죄책감은 거의 느끼지 않았고요. 부모 소명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어요. 반면 여성은 그리디한 환경에 있을수록 업무 시간이 늘고, 죄책감도 커졌습니다. 그런데 부모 소명이 높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죄책감을 덜 느끼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일과 돌봄을 병행하는 데 있어, 부모로서의 정체성과 의미 부여가 중요하다는 의미인 거죠.
결국 조직 문화나 사회 전반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누군가가 양육할 때 누군가는 일을 하면서 그 자리를 메워야하는, 결국 모두 행복하지 않은 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그리디한 일터’에 대해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패널토크]
패널토크에서는 루트임팩트 DEI 이니셔티브팀 선종헌 팀장이 모더레이터를 맡아, 두 연구자의 이야기를 좀 더 풍부하게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돌봄을 둘러싼 감정과 구조를 얼마나 섬세하게 들여다봐야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Q. 두 연구에서 중심적으로 다뤄진 개념이 ‘양육 죄책감’과 ‘부모 소명’입니다. 양육 죄책감을 완화하는 데에 부모 소명이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임혜빈: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워킹맘들이 자신의 일을 더 가치 있게 평가한다는 연구가 있어요. 그래야 버틸 수 있으니까요. 부모 역할도 마찬가지예요. 너무 고단하고 힘든 여정인데, 의미 없이 반복된다고 느끼면 견디기 어렵죠.
이수란: 저는 자원 관리 가능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조직 차원의 심리적 지지가 중요하다고 봤어요.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 같은 제도가 있어도 그걸 쓸 수 있는 “안전한 분위기”가 없다면 큰 의미가 없거든요. 유연하게 일하는 여성들이 오히려 조직에서 덜 중요한 자리로 밀려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맥락에서 보면, 유연성 자체가 죄책감을 없애주는 해답은 아닌 거죠.
Q. 조직은 왜 부모의 미묘한 감정, 양육죄책감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임혜빈: 죄책감은 수치심으로 이어지고, 결국 자신이 제대로 살고 있지 않다는 감각으로 귀결됩니다. 그러면 사람은 도망치고 싶어져요. 직장은 대체할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가정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결국 여성은 가정을 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능한 인재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직은 이 감정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이수란: 부모 소명은 심리적으로 버티게 하는 자원이긴 하지만, 그걸 개인의 몫으로만 남겨두면 지치게 마련이거든요. 결국 조직이 그 빈틈을 메워야 지속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세션 3] 돌보는 조직의 힘
마지막 세션 ‘돌보는 조직의 힘’은 조직이 어떻게 돌봄을 가치화하고 수행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성수동 소셜벤처들이 모여 만든 ‘모두의숲어린이집’과 패스트파이브의 ‘다람직장어린이집’, 토스의 ‘우리동네 어린이집’ 사례를 통해 작은 조직은 어떻게 돌볼 수 있는지, 그러한 돌봄이 어떻게 조직 문화를 바꾸는지 이해해볼 수 있었습니다.
- 성수동 소셜벤처밸리의 소규모 조직들이 함께 만들다, ‘모두의숲 어린이집’
- 사업적 가치로도 이어지는 돌봄, ‘패스트파이브의 직장 어린이집’
- 거주지 근처 어린이집과의 제휴로 이뤄낸 새로운 실험, ‘토스 우리동네 어린이집’
작은 조직들이 함께 만든 돌봄 인프라, 모두의숲 어린이집
– 루트임팩트 DEI 이니셔티브 정정은
모두의숲 어린이집은 소셜벤처밸리의 작은 회사들과 하나금융그룹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공동 직장 어린이집입니다. 왜 성수동 한가운데 작은 조직들이 함께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만들게 되었을까요? 성수동은 구성원의 연령대가 낮은 젊은 조직이 많았는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구성원의 생애 주기에 따라 생겨난 돌봄 문제를 서서히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조직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선택지였어요. 고민 끝에 함께 문제를 풀어보기로 마음을 모았죠. 루트임팩트가 대표 사업주가 되고, 구성원의 돌봄 문제를 공감하는 임팩트 조직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하나금융그룹의 후원, 직장보육지원센터의 설치비 지원, 한솔어린이보육재단의 운영을 더해 2020년 모두의숲 어린이집을 열 수 있었죠.
지금은 19개의 조직이 함께하고 있고, 26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어요. 단순히 아이를 맡기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 부모,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모두의집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저희는 돌봄을 조직의 중심 가치로 다시 질문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작은 조직도 돌보는 조직이 될 수 있음을 직접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이 또 다른 조직에게도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창업자가 일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다람 패스트파이브 공동직장어린이집
– 조수현 패스트파이브 공간서비스그룹장
패스트파이브는 서울 전역에 5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 중인 공유오피스 기업이에요. 스타트업이나 창업 초기 기업들이 주요 고객입니다. 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회사가 왜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되었을까요? 사실 저희 멤버들의 필요에서 시작됐어요. 패스트파이트 멤버사 대부분이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이다 보니, 보육 관련 복지를 누리기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멤버사 분들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 2020년에 직장 어린이집을 열게 됐어요.
일반적인 직장어린이집과 달리 각자의 사업을 하는 분들의 원아들이 다니고 있는데요. 아이를 같은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함께 아이들을 돌보는 공동체 문화가 생겨나고 있어요. 어린이집을 통해 알게된 부모들이 같이 주말을 보내기도 하고, 누군가 퇴근이 늦어지면 대신 픽업을 해주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지원사업인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프로그램이 종료되었는데, 한 원아의 할머니께서 자발적으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시기 시작했어요. 어린이집 운영이 패스트파이브 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멤버들에게도 좋은 돌봄의 경험을 주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팀원을 찾아가는 어린이집의 혁신, 토스 우리동네 어린이집
– 이지혜 토스 베네핏 매니저
토스는 2011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종합 금융 플랫폼이에요. 지금은 국민 절반 이상이 쓰고 있고, 젊은 층일수록 사용률이 높아요.
그런 토스에서 왜 직장어린이집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요? 토스는 복지 제도를 설계할 때 “팀원들이 삶 전체에 몰입해야 일에도 몰입할 수 있다”라는 가치를 핵심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20~40세가 전체 팀원의 84.1%이고 이중 30세 전후가 절대 다수인 조직인데요. 육아를 준비하거나 경험하기 시작하는 팀원들이 늘면서, 직장 보육이 중요한 복지 키워드로 떠올랐어요.
처음에는 직장어린이집을 만드는 것을 고민했는데요. 회사 근처나 사업장에 어린이집이 있으면 오히려 아이를 데리고 등하원하는 게 쉽지 않고, 그러다보니 정원을 충족하지 못하는 직장어린이집이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예 새롭게 접근을 해보았습니다. ‘팀원이 찾아가는 어린이집’이 아니라, ‘팀원을 찾아가는 어린이집’을 만들어 보기로 한 거죠.
그 결과 나온 모델이 바로 ‘토스 우리동네 어린이집’입니다. 회사에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대신, 팀원이 거주하는 동네의 어린이집과 제휴를 맺는 방식이에요. 2024년 6월에 두 곳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13곳까지 늘어났고요. 루트임팩트, 패스트파이브와도 제휴하고 있어요.
좋은 일은 결국에는 그 조직원들의 삶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어요. 그리고 그것이 조금이나마 충족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토스의 새로운 어린이집 모델을 잘 키워보고자 합니다.
[패널토크]
마지막 패널토크에서는 돌봄을 실현하는 세 조직의 담당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돌보는 조직’이 만드는 돌봄의 선순환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Q. 작은 조직이 구성원의 아이 돌봄을 하는 사례가 흔치 않은데요.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이지혜: 처음에는 어린이집을 직접 설립하는 방법도 고민했는데요. 구성원들의 거주지가 다른 상황에서 어린이집을 한곳에 만드는 게 정말 유용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기존 어린이집들과 협력해 직원들이 거주지 근처에서 아이를 맡길 수 있게 하는 모델을 만들습니다.
조수현: 저희는 좀 더 사업적인 관점에서 접근했어요. 패스트파이브에는 스타트업 입주사가 많기 때문에, 그분들이 겪는 돌봄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패스트파이브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고 판단했어요.

Q. 돌보는 조직을 위해서는 제도의 지원도 중요할 텐데요. 이에 대한 바람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이지혜: 정부 지원이 대부분 설치형 어린이집에만 집중돼 있어서, 저희처럼 새로운 형태의 어린이집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요. 제도가 현실을 유연하게 반영했으면 해요.
정정은: 직장 어린이집은 고용보험 가입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보니, 비정규직이나 작은 조직의 구성원은 제도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아요. 돌봄 주체는 다양해졌는데 제도는 여전히 과거 기준에 머물러 있는 것같습니다.
Q. 직장어린이집이 조직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궁금합니다.
조수현: 내부에서는 임직원끼리 서로 아이를 돌봐주는 문화가 만들어졌어요. 야근을 하는 다른 팀원의 아이까지 픽업해서 퇴근하기도 하고, 돌봐주기도 하는 식이죠. 외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요. 면접 시 어린이집에 대해 묻는 지원자도 있고, 신입 오리엔테이션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어린이집에 대한 것입니다.
이지혜: 이용자 분들이 육아 부담을 덜고 시설과 프로그램을 만족스럽게 이용하시는 건 기본적인 변화이고요. 이용하지 않는 분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많은 것 같아요. 회사에서 어린이집과 돌봄에 대해서 지원하겠다는 얘기가 진행되면서, 팀원들이 육아에 관해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문화가 생긴 거죠. 그러면서 임신이나 출산을 앞두고 막연하게 두려움을 지니던 팀원들도 안정감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조직 안에서 돌봄과 육아를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된 것이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돌봄은 누군가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다.”
DEI LAB 세미나는 돌봄을 특정한 역할이나 성별의 책임으로만 여기는 관점을 넘어서고, 나아가 돌봄의 현재와 가능성을 만나는 장이었습니다. 돌봄을 행하고 돌봄을 받는 주체는 개인이지만, 그 개인은 결국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갑니다. 조직이 이러한 구성원을 돌볼 때, 구성원 역시 일에 몰입하고 다른 구성원을 돌보며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돌보는 조직은 구성원의 삶을 바꾸고, 일의 방식을 바꾸고, 조직을 성장시킵니다. 우리 사회에 돌보는 조직이 더 많아지고,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첫 걸음을 내디뎌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