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임팩트 생태계 인터뷰

투자자 3인의 임팩트 생태계

매거진 루트임팩트

2022년 01월 19일
매거진 루트임팩트

2021년 한 해는 ‘ESG의 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중과 자본의 관심이 집중된 해였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더 빠르게 발전하는 임팩트 업계가 되었으면 합니다. 대표적인 임팩트 투자사인 인비저닝 파트너스(Envisioning Partners),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 소풍벤처스(Sopoong) 의 대표님 세 분을 모시고 작년 한 해를 짚어보며 호랑이 등에 올라 탈 임팩트 업계의 미래를 이야기 해봅니다.

Q. 임팩트 투자사 대표로서 2021년은 어떤 한 해 였다고 보시는지?

한상엽 대표(소풍벤처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임팩트 투자로 분류되는 총 운용자산 규모가 2010~2017년 8년간 도합 540억원도 채 안 됐는데, 2018년 2천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고, 2021년에는 총 5천억원으로 3년 만에 2.5배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고 한다. 소풍벤처스 역시 임팩트 투자 현장에서 이런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2021년 소풍의 총 운용 자산 규모도 많이 늘었고, 2022년에는 더 많이 늘어날 예정이다. 

남보현 대표(HGI) 2021년에는 ESG 관련 출자가 더해지면서 전체적으로 투자 가능한 규모가 더 확대되었다. HGI의 경우 작년 한 해 AUM(운용자산 규모)의 큰 폭 성장이 있었다. 2020년 180억원 대비 2021년 915억원으로 증가했다. 펀드의 결성이 주요인으로 본계정 투자에서 나아가 신규 펀드를 결성하면서 운용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신규 펀드들은 기후 위기 대응 및 미래 사회에서 시급하게 다가올 수 있는 문제들의 선제적 해결을 위한 것으로, HGI가 그동안 임팩트 투자 분야에서 쌓아온 노력을 인정받아 결성, 운용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현주 대표(인비저닝 파트너스) 이전에 ‘임팩트 투자’라는 개념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던 기관들도, 이제는 임팩트 투자의 기본 전제를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시장의 움직임, 사회적 인식이 급진전했던 한 해였다. 2021년 인비저닝에서 기후테크 투자에 특화된 펀드를 100% 민간 자본으로만 결성했는데, 펀드레이징 기간 중에도 반응의 온도가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했다.

Q. 2021년 투자 사례 중 한 곳을 소개 부탁 드린다.

제현주 대표(인비저닝 파트너스) 에이치투. 탈탄소 전환이 본격화되면 운송, 수송, 냉난방의 전기화 비중이 증가하고, 따라서 기존 방식대로라면 에너지 공급 영역에서의 탄소 배출 비중은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 깨끗한 에너지원을 활용한 발전(發電)을 필수 전제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가 지닌 가장 큰 문제는 출력 변동이 크고, 발전 시기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용량/장주기 저장 시스템의 발전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에너지 분야의 탈탄소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상엽 대표(소풍벤처스) 재생에너지가 계속 각광을 받고 있지만, 바람이나 태양광 등 자연 현상은 여전히 예상하기가 어렵고 기후는 계속 변해간다. 그래서 재생에너지에서는 발전량 예측이 무척 중요하다. 식스티헤르츠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 전력 안정에 보탬이 될 곳이다. 이미 정부나 대기업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식스티헤르츠는 조만간 소풍벤처스 등과 함께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친환경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놀랍고 재미있는 얘기를 담고 있으니 기대해달라.

남보현 대표(HGI) 전 세계적으로 육류 소비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탄소 배출량의 증가·자원 고갈·윤리적 이슈 등이 대두되고 있다. 한정된 장소에서 최대한의 육류를 획득하기 위해 밀집된 장소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공장식 축산업은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사료·수자원 등 다양한 자원들을 소비하여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씨위드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해조류를 기반으로 배양액·구조체 등을 개발하는 독창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생산 기술 개발에서 더 나아가 생산 및 배양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의 최소화 및 부산물의 처리까지 전 밸류체인에서 환경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노력하는 기업이다. 생산 원가 절감을 통한 배양육 상용화 및 생산·폐기·유통 등 전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Q. 2022년에 유망한 산업군을 세 분 모두 ‘기후’로 꼽아주셨다. 그 이유는? 

한상엽 대표(소풍벤처스) 소풍은 그 중에서도  ‘탄소’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탄소 배출 규제가 늘어나면서 덩치가 큰 글로벌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의 기술에 눈을 돌린다.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있을 때 자본의 흐름이 쌩쌩하고 빨라진다. 이럴 때가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에게는 기회인 것이다. 또 소풍은 ‘순환경제’와 ‘농식품’에도 관심이 크다. 우리는 ‘식탁이 기후 위기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본다.

남보현 대표(HGI) 2021년은 팬데믹을 통해 기후 위기 상황을 보다 많은 대중들이 인지하게 된 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 및 적응을 위한 산업 영역이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HGI도 보다 구체적으로는 환경에 해를 끼치는 요인들을 제거하거나 사람들의 소비를 통한 자원 낭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솔루션들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사업, 배양육 등 관련 벤처에 투자를 집행했다. 이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첫걸음으로 앞으로도 기후 위기 대응 및 적응 관련 기술 영역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제현주 대표(인비저닝 파트너스) 인비저닝은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의 중대성과 시급성, 해결 방안으로서 기술의 역할에 대해 인식하고, 그간 집중해온 4가지 임팩트 영역(기후변화, 웰니스, 교육, 미래의 노동) 중에서도 기후변화 대응 솔루션에 대한 우선순위를 상향 조정했다. 누구도 기후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모든 산업이 예외 없이 탈탄소 전환이라는 과제를 풀어야만 하고, 이 과제를 푸는 데 주어진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Q. ESG 바람으로 임팩트 투자사가 아닌 곳들도 임팩트 투자를 하고 있고, 대기업들의 자금 지출도 커져가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주의할 점은 없는지?

한상엽 대표(소풍벤처스)소풍은 ‘사회 문제를 더 빠르고, 더 근본적이고, 더 지속가능하게 해결하자’는 미션을 갖고 일하고 있다.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임팩트 자본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더 많은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기쁜 일이다. 임팩트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임팩트 투자가 치열해질수록 더 많은 소셜 임팩트가 창출될 거다.
다만, 임팩트에 대한 산업계 전반의 이해도가 진정으로 깊어지고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ESG나 임팩트 같은 용어만 갖다 붙이는 사례도 점점 더 자주 보인다. 이른바 ‘그린 워싱’, ‘ESG 워싱’이 많아지는 것이다. ESG 워싱은 더 큰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할 방법은 ESG와 임팩트에서 손을 떼는 게 아니라, 전문가를 통해 더 깊이있게 ESG와 임팩트를 신경쓰는 게 정답이다. 교육기관이 더 많은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ESG, 임팩트 수요는 급증하는데 전문가가 너무 부족하다.

남보현 대표(HGI) 국내에서 ESG가 빠르게 확산되고 운용 가능한 자산 확보 기회로서 선점하려는 현상이 보인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이 단순히 ESG 기업들의 지표를 만족시키는 투자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회에 가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ESG 경영’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명확히 가이드 하는 것이다. 투명하고 진실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투자자들부터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정직한 투자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HGI는 기존 임팩트 투자사가 아닌 곳들이 제대로 된 임팩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열린 자세로 협력하고 있다. 작년부터 VC들과 CO-GP로 펀드를 운영하며 임팩트 측정, 지속적인 관리와 육성 등에 대한 방법론을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임팩트 투자의 제대로 된 기준을 투자 영역에 광범위하게 알리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투자가 임팩트 투자가 되는 길을 리드하고 싶다.

제현주 대표(인비저닝 파트너스) 광의의 ESG 투자와 임팩트 투자를 구분하는 특징 중 하나로 ‘목적의 구체성’을 들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임팩트 투자자는 막연히 긍정적인 성과를 목표하지 않고, 사회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에 투자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임팩트란 다양한 정의가 존재한다. 따라서 임팩트 투자자는 어떤 고유한 관점, 철학, 투자 전략을 갖추고 있는지, 이를 어떻게 고도화해 나가고 있는지, 임팩트는 어떻게 측정하는지, 임팩트 지향성은 어떻게 유지해 나갈지 등에 대한 다층적인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유한 답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Q.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임팩트 투자는 일반적인 투자보다는 접근이 어렵다고 느낀다.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앞으로의 전망은?

한상엽 대표(소풍벤처스) 사실 많은 분들께서 자각하지 않고도 임팩트 투자를 하고 계신다. 가령 ‘테슬라’만 하더라도 지구를 위해 이제는 전기차가 늘어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니까 전 세계적으로 투자금이 몰리는 것 아니겠나. 주식 투자를 할 때 친환경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거나, ESG를 고려해 사회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기업에 투자를 거르는 것 역시 아주 넓게 보면 소셜 임팩트를 고려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임팩트 투자 하면 ‘착한 투자’, ‘착하지만 돈 못 버는 투자’라는 편견이 강했는데 이만큼 시대가 변했다. 이제는 ‘High Impact, High Return’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시대에 가장 큰 수익은 가장 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에서 나올 것이다. 임팩트 투자는 가장 현명한 투자, 가장 지속가능한 투자다.

남보현 대표(HGI) 투자사들이라면 아마 보고 계시는 ESG의 내용이 자칫하면 기업들에게 광범위한 지표 중심의 요건들을 요구할 수 있다고 느끼실 텐데, 임팩트 투자는 오히려 비즈니스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투자이므로 가장 적극적인 ESG 투자의 형태인 임팩트 투자쪽으로 적극 집중해보시면 어떨까 싶다. 사회와 환경의 긍정적 영향은 인류의 행복과 깊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기업의 사회 기여는 수익성과 별도로 생각할 수 있는 개념이 더 이상 아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기업의 현 상황과 사회적 기여를 적극적으로 연결시키며 모니터링 해 나가는 기업들이 더 빠르게 발전해 나갈 것이다.

제현주 대표(인비저닝 파트너스) 내가 투자하는 돈이 사회를 거쳐 다시 돌아올 때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기를 바라는지 그려보고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리길 권한다. 사회/환경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일으키는데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는 투자란 존재할 수 없다.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로서 민감한 윤리의식과 기준을 갖고, 기업과 사회에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그것이 비즈니스와 결속되도록 부단히 노력한 기업이 더 많은 소비자로부터 선택을 받고, 더 많은 투자자의 신뢰를 받게 된다면, 더 건강한 경제적 사회적 메커니즘이 만들어지게 된다고 믿는다. 



2022 호랑이 해를 맞아 함께 들어 본 임팩트 투자사 3인 3색 코멘트 어떠셨나요? 세 분이 모두 기후/환경 이슈를 다루는 기업의 성장을 공통적으로 꼽아주셨던 것이 인상에 남는데요. 투자와 관심이 몰리는 만큼 기후/환경 분야의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더 많이 형성되어 이제는 해결의 궤도에 오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올 한 해 임팩트 지향 조직의 더 큰 성장을 기대하며 이야기를 이만 마칩니다.

임팩트 생태계 전문가들의 생생한 이야기, 임팩트 지향 조직의 현재를 빠르게 알고 싶다면,
매거진 루트임팩트를 구독하세요!

구독하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