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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헬스 에세이

마음 돌보기 어려운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

매거진 루트임팩트

2021년 07월 15일
마인드웨이 김유진 대표

심리상담 학·석사를 전공하면서,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용기 내서 심리상담소에 전화해보니까 상담 비용이 1시간에 10만원이래. 생활비 쓰기도 빠듯한데, 한 달에 40만원을 심리상담으로 써도 되는 걸까?

‘요즘 마음이 너무 힘들어.. 그런데 심리상담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만 받는 거 아니야? 도대체 어느 정도로 힘들어야 심리상담소에 가야하는거야?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 마음이 아프면 마음의 전문가인 상담사를 찾아야 하지만, 위의 질문에서 느껴지듯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심리상담의 장벽은 높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심리상담을 받아볼까?’라는 생각이 들고나서 평균적으로 2년 후에 심리상담소를 찾는다고 한다. 일수로 따지면 무려 평균 73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이다.

위의 질문을 보면, 사람들이 마음이 힘들 때 왜 심리상담을 받지 않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먼저, 심리상담은 금전적인 문턱이 높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심리상담 서비스는 보험처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한 개인이 지불해야하는 상담 비용이 1시간에 8~15만원으로 매우 높다. 두 번째로는 상담에 대한 심리적인 문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체면 문화가 강해서,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상담을 받는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되었을 때 자신을 이상하게 보진 않을까 걱정한다.

이 두 가지 문턱은 어찌나 높은지 심리상담이 좋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나조차도 상담소를 쉽게 방문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나도 마음이 힘들 때마다 상담소를 찾기에는 1시간에 10만원 가까이하는 비용이 굉장히 부담스러웠고, 또 대학 시절에는 상담을 받으러 갈 때 혹여나 누군가를 마주칠까 봐 일부러 뱅뱅 돌아서 상담소를 찾은 적도 있었다.

방치된 우리들의 마음

심리상담의 높은 문턱 때문인지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들은 술, 폭식, 과도한 쇼핑 등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마음을 돌봤다. 또 ‘언젠가 괜찮아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방치하기도 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각자 마음이 ‘이젠 정말 죽을 것 같다.’라고 백기를 들면, 누군가는 다행히 전문가를 찾아 마음을 치유하지만, 누군가는 더 깊은 우울에 빠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쿵 하고 떨어지는 듯했다.

이런 일이 주변에서 반복되자, 상담학도로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돌볼 수 있을지가 고민되기 시작했다. 또 상담을 전공한 나조차도 힘들 때마다 정신과나 상담소를 찾을 수 없는 노릇이니, 일상에서 내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사를 만나는 새로운 방법! 

그러던 어느 날 ‘심리상담의 문턱이 높아서 사람들이 상담을 받지 못한다면, 심리상담소에 방문하지 않고도 전문가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심리상담사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심리상담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누구나 일상에서 마음을 돌보는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생각과 함께 어렸을 때 하던 ‘눈높이 학습지’와 ‘구몬학습지’가 떠올랐다. 어렸을 때 하던 학습지처럼 ‘마음 학습지’가 있다면, 가격도 저렴하고,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으면서, 상담의 효과도 가져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마인드웨이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셀프 심리상담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콘텐츠를 만들기까지의 시행착오

처음엔 심리상담의 과정을 텍스트화하는 작업을 했다. ‘만약 이런 고민을 가진 내담자가 상담실에 찾아오면 상담자는 어떤 질문을 건넬까?’라는 생각에 초점을 맞춰서, <상담자의 질문리스트>를 만든 것이다. 질문 하나를 만들기까지 수많은 상담 이론과 기법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남길 답변을 미리 고려해서 상담사의 피드백을 세심하게 담아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걸려 활동지를 완성한 후, 호기롭게 자문을 구하러 상담학과 교수님을 찾아갔다. 그러나 기대했던 교수님의 첫 반응은 ‘활동지만 있으니까 너무 지루해. 숙제 같아.’였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다. 질문만 있는 콘텐츠는 하루 이틀은 열심히 할지 몰라도, 혼자서 꾸준히 지속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교수님의 말과 함께, 작심삼일하고 책장에 꽂혀버린 책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쉽고 흥미롭게 돌볼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동화치료를 접목하여 직접 스토리를 창작하는 방안을 떠올렸다. 몰입할 수 있는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가 마음을 돌보는 과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한 것이다. 예를 들어 <마음여행_번아웃 편>은 주인공의 마음속에 있는 화산이 폭발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이후 주인공은 우연히 만난 귀여운 화산송이와 함께 화산이 다시 폭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이런 구성 덕분에 사람들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다음 장을 넘겨 마음을 돌보기 시작했다. 또 동화 속 캐릭터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다.

마음여행을 통해 마음 돌봄의 문턱을 낮추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우리는 본격적으로 마음이 맞는 심리상담사들이 모여,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마음여행키트’를 만들었다. 마음여행키트는 번아웃, 자존감, 인간관계, 휴식 등 다양한 주제로 준비되어 있다.

이 키트 안에는 한달치 마음여행 가이드가 있는데, 가이드에 담겨있는 신비로운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중간중간 스토리와 연결이 된 활동지가 나온다. 심리상담사가 준비한 이 활동지에 마음을 적으면서, 사람들은 때로는 위로를 받고 때로는 통찰을 하며 내 안에 있는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종종 마음여행키트를 경험하신 분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마음이 편안해져서 놀랐다.’ ‘덕분에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돌아볼 수 있었다’ 라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보내주신다. 실제로 마음여행키트를 이용한 분들 중 약 94%가 심리상담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응답하고 있다. 내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시간을 가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심리상담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과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접근성으로, 누구든지 원한다면 자신의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로써 사람들은 마음을 돌보는 게 아주 크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영역에서 충분히 마음돌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이렇게 한 명 두 명씩 내 마음을 돌보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차차 마음이 건강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마음이 건강한 세상을 꿈꾸는 마인드웨이

마음이 언제나 행복하고 편안할 수는 없다. 날씨가 언제나 화창할 수 없듯이, 우리 인생에도 때론 비가 오고, 때론 바람이 분다. 하지만 폭포 같은 비가 내리고, 거센 바람이 부는 순간에도 무너져 쓰러지지 않도록, 그리고 다시 해가 비추는 그 순간까지 잘 버틸 수 있도록 마인드웨이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함께하고 싶다.

앞으로도 마인드웨이는 마음을 돌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세상에 제안할 것이다. 마인드웨이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돌볼 수 있는 건강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묻고 싶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오늘 하루 마음은 어땠나요? 딱히 즐거운 일이 없어서 무표정으로 보낸 하루였을 수도 있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옆 사람 때문에 분노와 짜증이 폭발하는 하루였을 수도 있고, 책임감과 부담감에 어깨가 짓눌리는 무거운 하루였을 수도 있지요. 우리를 힘들게 하는 감정이 제 몫을 다하고 나면, 행복하고 긍정적인 감정이 우리를 찾아올 거예요.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기업 BRIEF

  • 🎯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
    우리는 마음돌봄에 대한 문턱을 낮춰서, 누구나 건강한 심리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어!
  • 🔑 유사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은 누가 있어? 너의 차별점은 뭐야?
    우리는 심리상담의 문턱을 해소하고자 ‘마음여행키트’를 만들었어. 이 키트는 심리상담을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심리상담전문가들이 직접 만들었고, 1시간에 8~15만원하는 대면상담보다 1/10 정도로 저렴해. 또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아무때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도 좋지. 무엇보다도 이 마음여행키트는 (우리가 직접 창작한) 신비로운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 마음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기획되었기 때문에, 기타 마음돌봄 서비스보다 훨씬 흥미롭게 마음을 돌볼수 있을 거야.
  • 📣 체인지메이커들이 어떻게 너를 밀어주면 돼?
    우선, 우리 한 명 한 명의 마음이 건강해야 우리가 사는 세상도 건강해지는 거니까, 각자 오늘 내 마음은 괜찮은지 한번씩 물어봐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주변에 마음이 힘든 친구가 있다면 마음여행키트를 선물해보는 거 어떨까? 친구의 지친 마음에 도움이 되는 진심어린 선물이 될 거야. 더 크게 생각해보면, 함께 일하는 팀원들의 마음건강을 돕는 워크샵이나 캠페인을 우리와 기획해봐도 재밌을 것 같아.
  • 🎬 이 이슈에 대해 궁금하다면 어떤 컨텐츠를 추천해?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 박사님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을 추천해. 이 책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이 아닌 효과적으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활용 가능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 이 책을 읽으면 마음을 돌보는 것이 그렇게 거창한 일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을 거야. 일상에서 필요한 마음돌봄의 방법이 무엇인지 물음표를 던지는 책이라 추천해!

기고  마인드웨이 김유진 대표
기획 루트임팩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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