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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리서치

당신은 행복의 도시로 갈테야

매거진 루트임팩트

2020년 04월 17일
Root Impact

당신은 행복의 도시로 갈테야 

이번 리서치는 이 내용을 다룹니다
1. 지금 웰빙과 행복을 이야기한다는 것
2. 지속가능한 도시를 넘어 행복한 웰빙 도시로 가는 길 
3. 체인지메이커의 속마음 돌보기와 행복의 관계
4. 행복과 웰빙의 공통 언어 ‘Circle of Trust’, 그 안에서 재난 후 트라우마 극복의 실마리를 찾다

요즘은 자주 멍때리게 됩니다. 그러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로 시간을 보내며 킥킥댑니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넷플릭스에게 가야 한다는 친구의 농담을 생각합니다. 시간을 생산적으로 쓰자고 마음을 고쳐먹고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다 코로나 관련 기사와 데이터를 뒤집니다. ‘이 일은 왜 이렇게 커진 걸까?’, ‘회복하고자 하는 일상의 정체나 질서가 무엇일까?’, ‘어느 시점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소위 말하는 정상일까?’, ’경제가 재개되는 시점은 언제가 좋은가?’,  ‘누구를 믿어야 할까?’, ‘Post Corona 시대는 어떻게 바뀔까?’ 등등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1. 지금 웰빙과 행복을 이야기한다는 것

<매거진 루트임팩트> 80호부터 83호까지 4주간 체인지메이커로서 ‘환경’을 다루자고 이야기한 건 올해 초입니다. 본 임팩트리서치의 주제를 ‘체인지메이커, 정신건강 그리고 환경적 영향’으로 정하고, 과 를 소재로 삼아 공부를 시작한 것도 한 달 가량 되었구요. 하지만, 그 한 달 전과 지금의 상황이 많이 달라 본 주제를 유지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실례가 되지 않을지 고민했습니다.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Nicholas Kristof)는 “Life and Death in the Hot Zone”이라는 칼럼을 적으며 코로나바이러스 핫존인 브롱스의 두 병원을 직접 취재합니다. 생사의 기로에 있지만 누구의 병문안도 받지 못 해 불안에 떠는 환자들, 병원에서는 울음을 참다가 집에 돌아가서야 겨우 울음을 터트린다는 의료진 앞에서 실질적 도움은 못 될 망정 정신건강와 자연환경을 이야기하고 나아가 웰빙과 행복을 언급한다는 것이 조금 사치스럽게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Center for Courage and Renewal을 만든 파커 팔머(Parker Palmer)의 세션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어두운 시기를 어떻게 헤쳐갈지,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함께 하는지 그리고 팬데믹의 끝을 위해 어떠한 마음의 준비를 할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요. 보다 긴 호흡으로 지금의 팬데믹과 달라진 도시 환경을 바라보며 동시에 개인과 조직의 웰빙과 행복이 과연 필수재인지 사치재인지 등을 <매거진 루트임팩트>를 구독해 주시는 분들과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은 오히려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지속가능한 도시를 넘어 행복한 웰빙 도시로 가는 길 

약 42억 명,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55.3%)이 도시에 삽니다. 세계 농촌 인구는 2018년 34억 명에서 2050년 31억 명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도시 인구는 2018년 42억 명에서 2050년 67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도시화는 더 발전된 지역(2018년 79%에서 2050년 87%로)과 덜 발달된 지역(2050년 51%에서 거의 66%) 모두에서 계속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러한 도시화 과정에서 SDSN (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은 올해 세계행복보고서에서 국가가 아닌 도시 단위의 행복 순위를 처음으로 조사하였습니다. 보고서 56쪽에서 보듯이 20위권에 들어온 소위 ‘행복한’ 도시는 대부분 북유럽에 소재해 있거나 일부 뉴질랜드/호주에 있습니다. 

행복한 도시 순위

도시의 순위, 시골과 도시의 차이, 자연환경, 사회환경, 웰빙/UN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7챕터에 걸쳐 꼼꼼하게 분석한 2020 세계행복보고서는 마지막 챕터에서 왜 북유럽 국가들은 꾸준히 가장 행복한 국가가 되는지 ‘북유럽의 예외주의’에 대해서 다루었는데요. 위의 표에서처럼 행복한 도시는 1위는 핀란드의 헬싱키, 2위는 덴마크의 오르후스이며 그 다음으로 뉴질랜드의 웰링턴, 스위스의 취리히, 덴마크의 코펜하겐, 노르웨이의 베르겐 등이니까요. 과연 예외주의를 적용할 만한 비밀이 북유럽에 있는 걸까요? 3월 20일에 있었던 본 리포트의 중간 공유 세션에서 프랭크 마텔라(Frank Martela)는 간단한 선순환 모델을 제시합니다.  

선순환 구조

제대로 기능하는 민주적 체계,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베너핏과 안전함, 높은 수준의 상호 신뢰 그리고 해당 모델을 지켜갈 수 있는 정부에 시민들이 표를 주는 선순환 구조이죠. 사실 본 모델에 특별한 비밀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행복을 만드는 도시의 모델을 아는 것과 실제 변화를 만드는 것 사이에 여러 단계 및 차이가 있겠죠.

마지막으로는 체인지메이커들이 눈여겨 보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행복 및 웰빙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162쪽의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웰빙의 통계적 상관관계’를 보면 17개의 목표 중 12,13,14번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기후변화 대응, 해양생태계 보전)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정비례의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즉, 해당 목표를 이루면 웰빙이나 행복도 달성된다는 의미입니다. 167쪽에는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세부 항목과 웰빙의 세부 항목 – 인당소득, 사회적 지지, 관대함 등의 가치, 삶의 선택지에 대한 자율성, 정부에 대한 신뢰, 건강 – 과의 연결을 보여주며 보다 구체적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와 행복 및 웰빙과의 상관관계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행복과 웰빙사이 상관관계

3. 체인지메이커의 속마음 돌보기와 행복의 관계

웰빙프로젝트는 Skoll 재단, 아쇼카, 임팩트허브, Synergos 및 Esalen, Porticus 등이 4년 전 뜻을 모아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소셜임팩트를 추구하는 체인지메이커 조직의 속마음 돌보기(Inner Well-being)을 위해 만들어졌고요. 본 리서치는 2017년부터 포드재단과 임팩트 허브를 통해 받은 55개국 250명 이상의 체인지메이커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와 IDP (Inner Development Program) 참여자의 심층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스탠포드소셜이노베이션리뷰에 리서치 내용이 소개되었고, 전체 보고서는 본 링크를 활용하세요. 

리서치는 “체인지메이커의 속마음 돌보기가 어떤 형태로 사회변화에 연결되며 영향을 미치는가?”를 질문합니다. 분석 결과, “이러한 속마음 돌보기가 꾸준히 ‘개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그것은 ‘조직 , 섹터 나아가 사회’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1) 개인에게는 자신, 정체성, 역할이 중요합니다. 스스로를 일로써만 정의하지 말고 통합적 관점에서 정체성을 발견해야 합니다.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친 자아비판이나 영웅놀이 하듯 스스로를 극단적으로 왜곡하기보다는 오히려 실패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요.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회복탄력성을 갖춰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조직에서 보면, 세계행복보고서의 북유럽 국가의 예외주의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신뢰, 통합, 연결이 중요합니다.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나혼자 다 짊어지고 책임지는 구조의 조직보다는 스스로 취약한 부분을 인정하고 신뢰와 관계 중심으로 연결해서 문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조직 전반에 웰빙을 통합적으로 적용하여 긍정적이고, 서로 지지하며 또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소셜섹터 전반을 보면, 열린태도, 협력, creativity가 중요합니다. 엄격하고 정적이고 보수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타인에게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죠. 그래야 새로운 것을 배우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함께 배우고 일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즐기며 신뢰가 형성되고요. 또 협력적으로 일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요. 말 뿐인 협력이 아닌 진정한 협력을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에 취약한지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 전제입니다. 4) 이렇게 개인, 조직, 소셜섹터 수준에서 꾸준히 웰빙과 그 태도를 익히면 사회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 과정을 통해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기고 협력적 임팩트가 만들어집니다.  

4. 행복과 웰빙의 공통 언어 ‘Circle of Trust’, 그 안에서 재난 후 트라우마 극복의 실마리를 찾다 

이번 임팩트리서치는 전혀 다른 조직의 두 가지 보고서를 비교해 보았는데요. 놀랍게도 키워드가 반복됨을 발견했습니다. 북유럽의 선순환 행복 모델도, 사회에 순영향을 주고자 하는 체인지메이커 조직의 웰빙도 ‘상호 신뢰와 열린 커뮤니티’를 지지한다는 것이죠. 물론, 세계행복보고서는 웰빙과 행복에도 불평등이 존재하며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Covid-19으로 인해 단시간에 의료 복지, 빈부 격차, 교육, 복지, 돌봄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구조적 치부가 드러났으며 또한 사태가 잦아든다고 해도 재난 후 트라우마는 그 외 많은 분야에 걸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것 같습니다. 특히 최전선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료진들을 생각하면 스스로 무력감이 느껴지곤 합니다. 소진돼 버린 그 감정의 자리에는 무엇이 들어설지, 웰빙과 행복으로 가기 전 그 속마음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하지만, Circle of Trust를 떠올려 보기로 합니다. 공감하고 고민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어두운 시기를 함께 헤쳐갈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 봅니다. 혼자가 아니라고 다독여 줄 수 있는 커뮤니티와 웰빙과 행복을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해 보기로 합니다. 리서치를 마치며, 도시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영화를 소개하고 한대수의 노래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의 소절을 적어볼게요. “봄과 새들 소리를 듣고 싶소. 울고 웃고 싶소. 내 마음을 만져줘.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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