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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리포트

서스테이너블메이커 토크: 로우 웨이스트, 하이 이모션 후기

크리에이티브X성수

2023년 12월 08일
Root Impact

위기의 시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실천하고 있나요?

위기의 시대, 윤리적 구호를 넘어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행보를 해야 할 때
부정적인 관점을 재설계하면 환경적 실천도 달라질 수 있을까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다양한 시도와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지속가능한 환경과 라이프 스타일의 추구는 이제 윤리적 차원과 구호를 넘어 행동과 책임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서스테이너블메이커 토크에서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연과의 공존을 실천하는 아티스트들과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 및 소비 패턴을 촉진하는 메이커스들의 도전적인 여정이 펼쳐졌습니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구 위 다른 생명들과 공존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오프닝 키노트] 순환 경제, 다가오는 새로운 문명

• 김정빈 수퍼빈 대표

재활용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인식은 ‘어렵다, 거칠다, 불편하다’ 등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에요. 이런 관점을 재설계하지 않으면, 행동은 바뀔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관점을 재설계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문화적이고, 디자인적이고, 창의적인 요소를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왜 환경 보호, 재활용은 더 힘들고 복잡해질까
수퍼빈(SuperBin)은 지속 가능한 사회가 갖춰야 하는 폐기물 순환 경제의 대안을 제시하는 회사입니다.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도시 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순환자원에 대한 가치를 사회 공동체와 공유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가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직면한 최고의 문제이자, 난제라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죠. 그런데 사실 옛날에는 환경 보호나 자연보호가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는 왜 환경 보호가 이렇게 복잡하고, 난해하고, 또 뭘 해도 효과가 미미할까요? 

환경 보호와 폐기물 재활용이 힘들어진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우리가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위에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합니다. 폐기물의 영역은 환경을 지키겠다는 도덕심이나 올바른 의지에 의해 만들어진 시장이 아닙니다. 자본주의의 시장경제가 잘 작동하지 않는 대표적인 ‘시장의 실패(market failure)’ 영역이죠. 그렇다 보니 지금까지는 정부가 세금을 지원하면서 공공의 영역으로 시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규모가 계속 커지다 보니 수용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버렸고, 결과 너무나도 큰 사회 문제로 드러나게 됐어요.

더구나 환경오염, 폐기물 발생, 기후 위기 등은 산업혁명 이후 끊임없이 성장을 목표로 달려온 산업 구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수백 년간 단단하게 다져 온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꿔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 인류가 봉착한 겁니다. 환경 및 폐기물 문제 그리고 기후 위기의 해결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진 이유입니다.

우리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순환 경제로 가고 있다
이미 문제는 터지기 시작했고,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본주의 구조를 바꾸는 겁니다. 자본주의 구조가 선형 경제에서 순환 경제로 전환하려면 에너지, 자금의 흐름, 세금의 방식 등 모든 것들이 급격하게 바뀌어야 해요. 그런데 그 문명은 아무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수퍼빈은 순환 경제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기술을 개발하고, 현재 산업이 가지고 있는 특장점들은 발굴 및 편집해 사업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죠.  

가장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간 방식은 폐기물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이었습니다. 이전에는 폐기물 시장이 공공재 시장이다 보니 가격이란 게 형성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회사가 돈을 주고 폐기물을 사니까 사람들이 폐기물에 가격을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매주 1억 원이 넘는 돈을, 전국에 60만 명이 넘는 사람에게 입금하고 있는데, 이것은 정부의 영역이었던 폐기물 시장이 민간 시장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어요.

어렵고 불편한 재활용? 관점을 재설계하다

이렇게 폐기물을 잘 모아서 공장으로 보내면 재활용이 잘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폐기물을 석유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해 판매하는 폐기물 종합 재활용 시설을 만들게 됐습니다. 공장을 잘 지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요. 잘 갖춰진 재활용 공장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받아들여야 하는 순환 경제 사회, 폐기물 순환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면서 만들었어요. 공장 이름이 ‘아이엠팩토리’인데, ‘스스로 공장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공장인 줄도 모른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예쁘게 지었어요.

재활용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인식은 ‘어렵다, 거칠다, 불편하다’ 등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에요. 이런 관점을 재설계하지 않으면, 행동은 바뀔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관점을 재설계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문화적이고, 디자인적이고, 창의적인 요소를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수퍼빈이 이해하는 폐기물의 가치, 그 안의 이야기를 통해 영감을 주려고 하는 거죠. 이를 통해 사람들이 폐기물과 쓰레기에 대해 스스로 새롭게 정의 내리길 바라고 있습니다.

공장 3층에서는 폐기물 공정 전체를 통유리로 볼 수 있게 했어요. 폐기물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단 한 발짝도 숨지 않겠다’라는 각오로 공장의 모든 공정을 볼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업사이클링 아티스트들을 조력하는 프로젝트도 몇 년째 해오고 있고, 공장 앞 오솔길의 나무는 재건축 아파트에서 옮겨 심었어요. 아이엠팩토리 4층에는 얼마 전부터 유기견 임시보호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동물 학대가 벌어지고 있는 경기도 화성시 번식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였는데요. 갇혀 있다가 구출된 55마리가 저희 임시보호소에 와서 생활하고 있어요.

저는 구조된 피해견들이 재활용품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봐요. 우리가 만들었고, 버렸고, 여전히 존재 가치가 있는 거죠. 우리 사회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 그리고 다른 존재의 가치를 어떻게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아이엠팩토리에 녹아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수퍼빈의 면면이 모여 폐기물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존재하는지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션 1. 아티스트 토크]

 “비거니즘은 왜 다른 사람과 연결하려고 할까요? 비건은 다 함께 잘 사는 걸 추구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정치적일 수밖에 없고, 철학적이며, 실천적이에요.”  – 보선 작가

“아직 고민할 거리가 많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즐겁게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해요. 그게 저희가 바라보는 지속가능성입니다.”  – 피스오브피스 적정예술 콜렉티브

 “플라스틱을 만든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그 공정을 누구에게나 쉽고 편리하게 바꾼다면, 더 많은 시민이 자원 순환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건희 노플라스틱선데이 대표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는 비거니즘 대화 방식에 대하여

  • 보선 작가

저는 비거니즘과 환경에 관한 만화를 그리고, 책도 내고, 강의도 하고, 가끔은 시의회에도 참석하는 개인 창작자입니다. 이러한 일들이 서로 상관없어 보이지만, 관통하는 것이 있더라고요. 바로 상대방과 친구가 되려 하고, 대화하려 노력하는 일관된 태도인데요.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먼저 제 활동 키워드인 ‘비거니즘(veganism)’을 간략하게 소개할게요. 좁은 의미의 비거니즘은 동물권에 집중한 가치이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생태와 공존을 지향하는 삶의 방식이자 가치관입니다. ‘식이 방식’에 초점을 두는 채식과 다르게 ‘공존’이라는 가치관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실천을 할 수 있어요. 채식은 물론이고, 동물 털이나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지 않는 것도 비거니즘 실천의 한 방법입니다. 비건의 의미는 크게 두 갈래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가치관으로서 비거니즘을 지향하고 실천하는 사람, 두 번째는 가치관과 별개로 동물성 제품을 피하거나 동물을 착취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걸 뜻해요.

그런데 비거니즘은 왜 혼자서 실천하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연결하려고 할까요? 비건은 다 함께 잘 사는 걸 추구하는 가치이기 때문에 정치적일 수밖에 없고, 철학적이며, 실천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시도하는 거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저는 지속 가능한 대화를 지향하는 태도를 지니게 됐는데요. 지속 가능한 대화란 서로 주고받는 대화, 다음에도 대화할 기회를 열어놓는 대화를 의미합니다. 같은 공간 안에서 얘기하더라도 자신의 주장만 펼치는 건 대화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또 대화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다음 기회에 상대와 기꺼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한 대화에서 경계해야 할 태도도 있어요. 첫 번째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사람 전체를 판단하는 태도입니다. 비거니즘, 동물권에 관심이 없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나쁜 사람, 비거니즘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고 해서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거죠. 두 번째는 흑백논리로 내 의견을 옹호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당장에 상대를 설득하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하고요.

누군가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건 끊임없는 훈련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한두 번의 대화가 별로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다음의 대화를 기약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지면 서로의 의견을 포용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지속가능한 대화로 연대를 쌓아 가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며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작업은 하고 싶지만, 폐기물은 만들기 싫어

  • 피스오브피스 적정예술 콜렉티브

피스오브피스는 ‘평화의 조각들’이란 뜻이에요. 창작자 ‘조각들’이 모여 상호 돌봄과 순환을 키워드로 전시도 하고, 문화 기획도 하는 팀입니다. 올해로 프로젝트를 이어온 지 5년 차가 됐습니다. 저는 미술 작가이기도 하지만, 미술관 가벽을 만들기도 하고, 카페 인테리어도 해요. 그 과정에서 많은 폐기물과 자투리를 유발했고, 항상 부채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폐기물을 최소화할지 고민하다가 작업실 한편에 자투리 잡화점이란 걸 만들었어요. 남은 페인트를 1리터씩 소분해 놓고 목재도 판재는 판재끼리, 각재는 각재끼리 정리해서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게 하고요. 또 필요 없는 건 가져오게 해서 작가들이 물물교환하는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열자마자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나중에는 많은 자투리들이 다시 작업실에 모였고요. 이렇게 모인 재료들을 활용해 기후 위기 세계관 속에서 생존 임무를 진행하는 다양한 브리콜라주 프로젝트를 청소년들과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전에는 피스오브피스를 ‘창작자들이 모인 예술 콜렉티브’라고 정의했는데, 최근에는 ‘적정예술 콜렉티브’라고 소개하며 적정 예술에 조금 더 몰입하고 있습니다. 적정 예술은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을 뜻하는 적정 기술에서 차용했어요. 관련해 한 가지 프로젝트를 소개하자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어린이날 행사와 관련해 “아이들이 인터렉티브 할 수 있는 조형물을 만들어 달라”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어요. 조형물을 만들기 위해 많은 자원들을 사용하는 대신 광주에 있는 작가들과 구청의 협조를 얻어서 폐기물 수거를 하러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 폐기물들을 일절 가공하지 않은 채 미로 형태로 배치하고, SNS를 통해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행사가 끝난 뒤 가져갈 수 있도록 알렸죠. 멋진 작품이 나왔는데, 20% 정도는 주인을 만났고, 80% 이상은 결국 폐기물로 돌아가게 됐어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할 거리가 많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즐겁게 다양한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그게 저희가 바라보는 지속 가능성입니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누구나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 이건희 노플라스틱선데이 대표

노플라스틱선데이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지속 가능한 순환구조를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2017년부터 오픈소스로 공개된 도면을 기반으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계를 제작하고, 플라스틱을 모아 재활용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두 가지 필수 요소를 깨달았는데요. 하나는 단일 소재의 플라스틱을 수거하거나 분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쓰임, 즉 시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하면 더 잘 찾을 수 있을까?’란 질문의 답을 찾고자 여러 가지 노력과 시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노력은 플라스틱 제조 접근성을 높여 플라스틱 쓰레기와 시민을 연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플라스틱을 만든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그 공정을 누구에게나 간편하게 바꾼다면, 더 많은 시민이 자원 순환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플라스틱을 제조 과정을 더 빠르고, 편리하고, 쉽게 제공하고자 노력했어요.

더불어 지식 공유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지식의 공유 측면에서는 직접 다양한 사람들을 면대면으로 만나서 플라스틱 소재와 이를 가공하는 방식을 공유하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작년에는 청년 디자이너 7명과 협업해 잘 사용하지 않는 기계를 가지고 다양한 제조 실험도 했는데요. 플라스틱에 바느질하는 등 독창적인 방법과 결과물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합쳐질 때 더 큰 자원 순환 구조를 만들고,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다양한 주체들과 협업해 결과물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고철 처리장에 쌓여있는 걸 보며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한 적이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그래서 환경적인 가치가 사회적 가치로 나갈 수 있도록 포항, 전주, 김포에 있는 지역자활센터와 함께 일자리를 만들고 공동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성에 맞춰 현재의 성과들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세션 2. 메이커스 토크]

“고객 입장에서는 ‘지속가능한 미래’라고 하면 어렵잖아요. ‘어떻게 관심을 갖고 동참하게 할까?’를 고민하다가 ‘멋지다’란 생각이 들게 만들기로 했어요.”  – 이미지 무신사 어스 카테고리 오너

“최근에는 지속가능성을 넘어 ‘재생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러쉬가 말하는 재생은 환경뿐만 아니라 토지, 동물들, 지역사회와 사회 전반의 시스템까지 모두 포괄하고 있어요.”  – 박원정 러쉬 코리아 에틱스 디렉터

손쉽게 옷을 살 수 있는 시대일수록 나의 선택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아는 게 중요해요.” – 신하나 Not ours 대표

“환경과 비건, 두 가지는 하나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요. 그 경계선을 깨고자 비건과 제로웨이스트를 결합한 공간 ‘노노샵(Nono shop)’을 만들게 됐습니다..” – 줄리안 퀸타르트 Nono shop 오너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로의 전환, Why & How

  • 이미지 무신사 어스 카테고리 오너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로의 전환이라고 했을 때, 전체적인 생태계는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사회공헌을 통해서가 아니라 비즈니스 임팩트 자체를 전환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거든요. 사회적으로도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고요. 2019년 한 해 패션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13억 9300만 톤이에요. 가공 및 생산, 유통하는 전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차세대 소재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생 에너지 100% 전환 등 에너지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전략을 세우고, 전환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신사는 커뮤니티로 시작했고, 라이프스타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현재의 유니버스를 키워 온 브랜드예요. 멤버 수가 1300만 명에 달하고, 심지어 현재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패션 플랫폼으로서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뭘 행동해야 할까’란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그렇게 ‘지속가능 라이프 스타일로의 전환을 한번 꾀해보자’란 생각으로 론칭한 서비스가 무신사 어스(earth)입니다.

무신사의 고객 구성을 보면 대부분 10대에서 30대 사이의 MZ세대예요. 기후 위기의 당사자들이죠. 그런데 고객 입장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래’라고 하면 어렵잖아요. ‘어떻게 관심을 갖고 동참하게 할까?’를 고민하다가 ‘멋지다’란 생각이 들게 만들기로 했어요. 그래서 ‘나와 지구를 위한 새로운 멋, 무신사 어스가 함께합니다’라는 브랜딩을 하게 됐고요.

무신사 플랫폼은 상품만 보여주는 커머스에 맞춤화된 플랫폼이 아니라서 설계나 운영 측면에서 어려움 면도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고객이 무신사 어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지속가능 라이프 스타일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어스의 심사 기준을 통과한 브랜드의 상품을 통해 가치 소비를 경험할 수 있고, 둘째 브랜드의 스토리와 관련 지식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플로깅, 지속가능 브랜드 전시, 업사이클 워크숍 등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고요. 특히 콘텐츠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요. ‘뉴멋’을 실천하는 브랜드와 사람을 만나는 인터뷰 프로젝트 ‘뉴멋피플’의 반응이 특히 좋았습니다.

현재 무신사 어스에 입점한 국내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가 많이 있는데, 이런 브랜드들이 무신사 어스를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렇게 되도록 영업도 열심히 하고, 더 많이 노출되도록 애쓰고 있어요. 브랜드들과 서로 이끌어 주고, 동반 성장하는 기회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을 넘어 재생 시대로의 전환을 꿈꾸다

  • 박원정 러쉬 코리아 에틱스 디렉터

러쉬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굉장히 고민이 많습니다. 러쉬는 1995년, 영국의 작은 항구도시 풀에서 ‘자연과 동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소박하면서도 창대한 꿈을 가진 몇몇 분들이 창립했어요. 이후 30여 년 동안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치와 메시지를 제품들로 실천해 왔고요. 최근에는 지속 가능성을 넘어 재생(Regeneration) 시대로의 전환에 앞장서보자고 선언을 했어요. 러쉬가 말하는 재생은 환경뿐만 아니라 토지, 인간과 공존하는 동물들, 지역사회와 사회 전반의 시스템까지 모두 포괄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러쉬는 원재료의 씨앗이 땅에 떨어지는 그 순간부터 제품이 탄생하고, 지구 환경으로 건강하게 되돌리기까지의 모든 선순환 시스템 안에서 재생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실제 주인공인 제품들이 지금 이 순간도 러쉬의 가치들을 알리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불필요한 포장재를 벗어던진 고체 형태의 네이키드(Naked) 제품들입니다. 저희 제품들은 블랙팟(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검은색 용기) 제품 외에는 다 ‘헐벗고’ 있죠. 덕분에 가끔 파격적인 기사 제목을 마주할 때가 있는데, 저희가 주목받게 해 주셔서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죠. 

그리고 러쉬는 할인이나 증정이 없는 굉장히 야박한 브랜드로 유명한데요. 이 검은색 통 5개를 가져오시면 러쉬의 베스트셀러 프레쉬 마스크로 교환해 드리고 있습니다. 하나를 가져오셔도 1000원을 할인받으실 수 있고요. 이렇게 돌려받은 용기는 세척 및 분쇄돼 무한히 새로운 용기로 재탄생합니다. 또한 러쉬는 마케팅하지 않는 대신 에틱스라는 직함까지 만들어 환경과 동물을 위한 비인기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동물대체시험법 촉진법 서명 캠페인, 멸종 위기 상어 보호 캠페인, 탈북 청소년 지원 등 환경, 인권, 동물권을 보호하는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 왔어요. 환경을 구성하는 자연과 동물, 인권이 고르게 공존하고 상생하는 것이 러쉬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입니다.

저희 야망은 운동화 하면 나이키, 장난감 하면 레고, 기술하면 애플이 떠오르듯 화장품 하면 러쉬가 떠오르는 거예요. 비누로 1,000억 매출을 넘기기 쉽지 않은데, 러쉬 코리아가 어느덧 중견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즈니스를 통해 지속가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재생 시대로의 전환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내일을 위한 옷, 지속 가능한 옷장

  • 신하나 Not ours 대표

안녕하세요, 비건 패션 브랜드 ‘Not ours(낫아월스)’를 운영하는 신하나라고 합니다. 패션 산업 그리고 동물성 소재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전해드리려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지속 가능한 옷장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얘기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옷을 사기가 매우 쉬운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급격하게 성장한 패스트 패션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죠. 패스트 패션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옷을 빠르고, 저렴하게, 엄청난 물량으로 우리에게 제공했는데요. 그 사이 패션 시장은 3690조 원 규모로 커지고, 생산량도 2000년에서 2014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하려다 보니 저렴한 소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전체 의류의 60%를 합성 섬유로 제작한 옷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환경에는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전 세계 의류산업에서 해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세계 전체 배출량의 10%를 차지해요. 모든 항공 및 해상 운송에서 기인하는 배출량보다 많은 양입니다.

면 티셔츠 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루 8잔의 물을 마신다고 했을 때 3년 6개월 치 물이 필요해요. 합성 섬유로 만드는 티셔츠의 탄소 배출량은 면 티셔츠보다 2~3배 높습니다. ‘천연 모피’와 같은 동물성 소재는 친환경이란 인식이 있는데, 천연 모피는 만드는 과정에서 인조 모피보다 15배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해요. 또 더 많은 털을 얻기 위해 동물의 품종을 개량하는데, 이들은 스스로 털갈이를 하지 못해 자연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도 높습니다.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심이 많아지자, 리사이클 소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대기업도 여럿 있는데요. 실제로는 성과가 미미한 실정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류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브랜드명인 ‘낫아월스’는 ‘우리 것이 아닌’이라는 영어의 의미를 그대로 담고 있어요. 또 아월스는 불어로 ‘곰’이라는 뜻이기도 한데. ‘곰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언어유희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낫아월스의 기본 가치는 오래 입을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가능한 튼튼하게 만들죠. 과잉 포장도 하지 않고, 옷 자체도 너무 많이 만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남으면 결국 쓰레기가 되니까요.

소비자로서는 갖고 있는 걸 일단 잘 사용하고, 새 제품을 사기로 했다면 여러 번 고민한 후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합니다. 중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지인들과 물물교환도 자주 이용하고요. 비건 소재를 고르기 위해서는 옷 라벨도 자세히 살펴봐야 하는데요. 특히 PVC 소재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최악의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구입하지 않아야 합니다. 손쉽게 옷을 살 수 있는 시대일수록 나의 선택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아는 게 중요합니다.

기후 위기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라

  • 줄리안 퀸타르트 Nono shop 오너

봉주르! 반갑습니다. 벨기에에서 온 줄리안입니다. 올해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에는 기후 재앙 마지노선인 지구 온도 1.5도 상승이 임박하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습니다. IPCC는 유엔산하기구이다 보니 모든 회원국들이 승인해야 발표를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주 최신 데이터는 아닐지라도 정확도가 높습니다. 꼭 이런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다들 알고 있는데, 왜 사람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을까요? 그 점이 예전부터 궁금했습니다. 심리학자들이 이 문제를 연구했는데, 인간의 뇌는 푸는 데 오래 걸리는 문제를 이해하기에 매우 적합하지 않다고 해요. 기후 위기가 솔직히 와닿지 않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거죠. 그러나 매년 점점 더 많은 신호가 우리에게 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기후 위기 이야기를 하면 기후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요. 사실 환경오염에 의한 피해는 심각합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연간 830만 명에 달해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나,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많습니다. 기후 위기가 아니더라도 탈(脫) 화석연료 해야 할 필요가 분명한 거예요. 또 축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늘고, 축사장을 만들기 위한 아마존 내 벌채가 심각한데, 이런 상황에서 매끼 고기를 먹는 게 과소비가 아니면 뭘까요? 한 끼라도 육식 대신 채식을 하는 게 기후 위기와 환경오염을 막는 길입니다. 비건이라고 하면 당근, 상추 정도를 상상하는 분도 있을 텐데요. 사실 비건 치킨, 비건 스시, 비건 탕수육 등 매우 다양한 비건 음식이 있습니다. 비건들을 위한 식당 가이드 앱  ‘해피카우’ 등을 참고하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환경과 비건, 두 가지는 하나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환경에 관심이 있지만, 운동 후 열심히 고기를 먹으러 가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비건을 실천하면서도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 경계선을 깨고자, 비건과 제로웨이스트를 결합한 공간 ‘노노샵(Nono shop)’을 이태원에 만들게 됐습니다. 노노샵은 ‘노 플라스틱, 노 애니멀(no plastic no animal product)’의 줄임말이에요. 환경, 동물, 그리고 인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모든 분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경을 위한 공간도 멋있을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내부를 꾸밀 때 플라스틱 업사이클 제품도 많이 활용하고, 우리가 원하는 색깔과 디자인으로 공간을 만들었어요. 이 공간을 활용해 방송인으로 환경에 대한 목소리를 더 높이고, 환경에 관심 없는 분들도 환경에 대해 더 많이 관심을 갖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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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튜디오 비선형
글 | 박은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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