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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생태계 인터뷰

넥스트바나나가 헤이그라운드에서 전하는 더 넓은 세상

헤이그라운드 입주사 인터뷰

2026년 08월 03일
루트임팩트 정다원 매니저
헤이그라운드에는 저마다의 문제의식을 품고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입주 조직들이 있습니다. 인터뷰 시리즈를 통해 이들이 어떤 질문에서 출발했고,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하고 있는지, 그리고 헤이그라운드라는 공간이 그 여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이번 회차에서 만난 사람은 전 세계 85개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보고 사람들에게 설렘과 가능성을 전하는 프리랜서 여행가, 넥스트바나나의 박성호님입니다. 여행을 떠나는 일이 어떻게 더 나은 나를 찾는 여정이 되는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 인터뷰는 헤그타운 뉴스레터와 헤이그라운드 웹사이트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진정한 휴식이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삶을 다시 궁금하게 만드는 시간이에요.”

넥스트바나나 성호님

Q. 반갑습니다 성호 님!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에게 ‘넥스트바나나’에 대한 소개와 현재 중심에 두고 계신 미션을 들려주세요.

넥스트바나나는 제가 여행작가로서 처음 출간한 책 『바나나 그 다음』에서 이름을 가져왔습니다. 지금의 제 여행 인생이 모두 호주의 한 바나나 농장에서 일하던 시간에서 시작됐기 때문이에요. 그곳에서 저는 세상이 생각보다 훨씬 넓고, 인생은 언제든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직업 여행가로 살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환경에 따라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품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곳들을 찾아다니며 여행 이야기와 강연, 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작은 꿈의 씨앗을 심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이 있어요. 생텍쥐페리의 『두 성채』에 나오는 말입니다.

“배를 만든다는 것은, 돛을 짜거나 못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바다에 대한 갈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저는 이 문장이 여행가인 제 역할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어떻게 비행기 표를 예약하는 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람들의 낭만과 호기심에 작은 불씨를 지펴주는 일이거든요.

저는 사람의 가장 큰 행복 가운데 하나가 인생에서 ‘설렘’을 느끼는 것이라고 믿어요. 물론 현실적인 조언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꿈꾸게 하고,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상상하게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바로 그 설렘과 가능성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카이스트 수석 졸업이라는 ‘탄탄대로’를 앞두고, 돌연 세계 여행가이자 에세이 작가의 길을 선택하셨어요. 당시 내면에서 어떤 신호를 느끼셨던 건가요?

처음부터 여행가나 작가가 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혼자 여행하며 수천 개의 메모를 남겼는데, 그 시간이 제가 어떤 것에 흥미를 갖는 사람인지 알게 해준 과정이었어요.

사람들이 자주 물어봐요. “왜 여행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나요?” 대부분은 “기록하기 위해서요.”라고 답을 예상하시는데, 물론 그것도 맞아요.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니에요. 저는 심심하고 외로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혼자 여행하다 보면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져요. 그 시간을 견디기 위해 메모를 시작했고,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글이 되었고, 결국 책이 되었어요. 돌이켜보면 제 인생의 중요한 변화들은 대부분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에서 시작됐어요.

그래서 저는 심심함과 외로움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아요. 오히려 사람을 가장 깊이 생각하게 만들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하며, 창의적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고 믿어요. 학생들을 만날 때도 늘 이야기해요. 심심하고 외로운 시간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요. 그 시간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때문에 졸업하고 다른 길을 선택한 것도 거창한 결심 때문은 아니에요. 여행하며 쌓인 수천 개의 메모가 조금씩 저를 지금의 방향으로 이끌었고, 결국 그 나만의 기록을 따라가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어요.

Q. 성호 님에게 ‘떠남’이란 단순히 공간을 옮기는 휴가를 넘어 일종의 ‘자기 돌봄’의 과정이었을 것 같아요. 성호 님이 생각하시는 ‘진정한 휴식’과 ‘나를 돌보는 행위’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저는 여행이 현실을 잠시 도망치는 수단이 아니라, 더 나은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행에서 우리가 정말 얻어야 하는 것은 휴식 자체보다 삶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믿어요.

일상은 어느새 우리를 익숙한 사람으로 만들어요.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자신감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조금씩 무뎌지기 쉽죠. 반면 여행에서는 사소한 것 하나도 스스로 선택하게 돼요. 어디로 갈지, 무엇을 먹을지, 어떤 길을 걸을지 모두 내 결정이 되고, 평소라면 들여다보지 않았을 세상을 자연스럽게 두드려 보게 돼요.

그 과정에서 ‘아직도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것이 많구나’, ‘나도 새로운 환경에서 잘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감각을 얻게 돼요. 저는 그런 경험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에게 진정한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삶을 다시 궁금하게 만드는 시간이에요. 나를 돌본다는 것도 결국 몸을 쉬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잃어버렸던 호기심과 활기를 되찾아 다시 오늘을 살아갈 에너지를 채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Q. 넥스트바나나가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였어요. 여행이 멈추면서 더 이상 해외에서 활동하기 어려워졌고,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처음으로 ‘작업실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여러 공유 오피스를 직접 둘러봤는데, 헤이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여기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장 큰 이유는 답답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공간이 주는 개방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자연스럽게 오래 머물며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Q. 헤이그라운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처음 입주할 때와 비교해 어떤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었나요?

헤이그라운드에 오기 전에는 카페를 옮겨 다니며 일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때는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거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죠.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한 이후에는 비로소 한곳에 기반을 두고 여행, 진로, 인문학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었어요. 강연도 점점 늘어나고, 책을 쓰는 일이나 다양한 협업도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때문에 헤이그라운드는 그런 변화가 시작된 출발점 같은 공간이에요. 저에게는 단순한 사무실이라기보다, 지금의 일을 꾸준히 키워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준 장소로 기억됩니다.

Q. 외적인 지표 외에도 헤이그라운드라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며 넥스트바나나가 ‘내적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거나 성숙해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헤이그라운드에서 가장 크게 얻은 변화는 ‘일에 대한 책임감’인 것 같아요. 이곳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잖아요. 그런 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도 제 일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좋은 강연을 하는 것 자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를 자주 고민하게 돼요.

Q. 헤이그라운드에서 보낸 시간 중 성호 님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나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나누어 주세요.

단연코 옥상이에요. 헤이그라운드 옥상에 올라가 넓게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을 좋아해요. 저는 사람에게는 가끔 시야를 넓히는 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탁 트인 풍경을 보고 있으면 지금 내가 있는 자리와 고민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거든요. 그 감각이 생각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해요.

Q. 작가, 유튜버, 그리고 넥스트바나나의 대표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실 것 같아요. 최근 성호 님이 가장 몰두하고 계신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그려나가고 싶으신 새로운 계획이나 도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요즘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진로 교육과 여행을 접목하는 일이에요. 여러 학교와 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을 만나다 보니, 제가 하는 일이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상이 학생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의 목표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한국 어디에서, 어떤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든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보다 더 넓은 세계를 꿈꿀 수 있도록 돕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새로운 직업을 알려주는 사람이기보다,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넥스트바나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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