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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인터뷰

마케팅/브랜딩 _ 러쉬코리아

임팩트커리어 포럼

2020년 09월 24일
Root Impact

2020 Impact Career Forum <경로를 이탈하여 재검색합니다> 는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있게 만드는 일, 우리 사회에 변화를 만드는 일, 즉 임팩트 커리어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한 자리였습니다. 자신만의 방식과 속도를 찾아 조금 앞서 임팩트 커리어의 여정을 떠난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의 모습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2020 Impact Career Forum에서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를 이곳에 기록합니다. 

마케팅 / 브랜딩

임팩트 커리어 포럼의 3번째 세션은 직무별 8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곱번째 직무는 마케팅/브랜딩 입니다. 

마케팅/브랜딩이라는 직무에
임팩트를 더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편집자의 코멘트
러쉬 마케팅/브랜딩, 임팩트의 깊이(Depth)를 더하다.

2019년 9월 공개된 러쉬코리아의 최근 1년간 매출액은 848억원입니다.(출처: 제18기 감사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5년전의 309억원에 비해 539억원(2.7배) 성장했습니다. 러쉬코리아가 2002년에 설립된걸 고려하면, 최근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죠. 이와 관련하여 그사이 확실히 플라스틱 소비에 대한 경계심이나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 것 같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러쉬코리아의 성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반대로 러쉬코리아의 성장도 다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겠죠. 그런데, 그 많은 비누(를 포함한 러쉬의 제품)는 과연 어떻게 쓰였을까요? 사람들의 환경친화적 생활도 2.7배 늘어났을까요? 환경은 2.7배 더 좋아졌을까요?      

우리의 노력은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문제의 표면만 건드린다면, 임팩트 있는 것 같기도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한 모습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충분한 깊이(Depth)에 다다를 때, 비로소 변화가 생깁니다.

러쉬는 자연친화적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사람들의 코스메틱 소비 패턴이 변화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동물과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상생하게 되는 모습이 바로 러쉬의 임팩트입니다. 

러쉬의 소셜 임팩트는 판매한 제품이 제대로 잘 쓰이고 사람들의 소비와 행동 양식이 실제로 변화되어야 제대로 발생합니다. 그리고 러쉬에서 ‘마케팅/브랜딩’ 직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션과 제품에 담긴 가치를 알려 소비자가 그 가치에 공감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자연스럽게 제안합니다. 브랜드 마케터가 일하는 방식과 역량에 따라 가치있는 제품이 충분히 팔리지 않을 수도, 팔리긴 하지만 또 하나의 제품 선택지가 될 뿐 사람들의 행동엔 영향이 없을 수도 있겠죠.

동물실험 없이 자연으로부터 얻은 정직하고 신선한 재료만 사용하는 제품으로 글로벌 기업이 된 러쉬코리아의 박원정 Ethics Director님을 만나 ‘마케팅/브랜딩’이라는 직무에서 임팩트의 깊이를 더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

마케팅 / 브랜딩 슬라이드

러쉬의 브랜드 마케팅

“마케팅의 4가지가 없어요”

제가 러쉬코리아로 이직할 때는 마케팅팀으로 왔지만, 그 당시에도 러쉬글로벌에는 마케팅팀이 없었어요.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마케팅에 꼭 빠지지 않는 4가지가 있는데요. 할인, 증정, 광고, 셀럽 이에요. 그런데 러쉬의 마케팅에는 그 4가지가 없어요. 그래서 사실 국내 마케팅팀의 역할도 브랜딩에 가까웠어요. 그 팀이 PR과 다른 콘텐츠까지 적극적으로 다루게 되면서 브랜드본부가 되었죠. 

러쉬는 리테일 비즈니스이기도 하지만 브랜드 비즈니스이기도 하거든요. 브랜드 비즈니스라는건, 브랜드를 브랜드본부가 독립적으로 다루는게 아니라, 매장이나 공장의 직원, 본사의 신입사원까지 브랜드를 몰라서는 안 된다는 의미인데요. 모두가 함께 독특한 브랜드를 세상과 소통시키는 일을 하는거죠. 

그렇게 모두가 브랜드를 중요하게 다뤄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브랜드본부를 과감하게 해체했어요. 그리고 저를 포함한 일부 소수 정예가 캠페인팀으로 남게 되었죠. 이미 긴 시간에 걸쳐 미션, 비전, 코어밸류가 전사적으로 워낙 강력하게 세팅되어있고, 모든 직원들이 그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고객들에게 공감을 시키려 노력하기 때문에, 좀더 깊이있는 단계만 저와 같은 스페셜리스트들이 수행하는거죠. 그래서 타이틀은 변화했지만 하는 일은 같아요. 브랜드의 핵심미션을 조직 전반에 걸쳐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고, 캠페인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브랜드에 대해 세상과 소통하는거죠. 

러쉬의 마케팅 전략 

“온/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 경험이 중요해요”

러쉬에도 매출과 이익, 성장이 중요해요. 기본적으로 영리 기업이니까요. 러쉬에도 마케팅전략이 있고, 다만 그 밑의 구체적인 액티비티에 4가지가 들어가지 않을 뿐인거죠. 반대로 러쉬에 있는 4가지는 조화로운 상생을 통해 만드는 ‘제품’, ‘데모와 컨설테이션’, 브랜드 철학과 신념을 알리는 ‘캠페인’, 그리고 브랜드를 진심으로 아끼고 자부심을 가지는 직원들 ‘러쉬해피피플’이에요. 손으로 만지고, 체험하고, 에너지가 전달되면서 면대면의 호감이 발현되는 아날로그스러운 마케팅 전략을 갖고 있죠. 러쉬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경험이 매출을 내는데 있어 굉장히 큰 요인이에요. 

그런데 코로나 상황에서 가능한 부분은 디지털화하려고 체질개선을 했어요. 예를 들면, 면대면 접촉을 못 하잖아요. 하지만 저희 제품은 사용해봐야 하는건데요. 그래서 온라인 데모가 가능하도록 ‘How to use’ 등의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기도 하고, 온라인 컨설테이션이 가능하도록 앱으로 배포를 했어요. 또 하나, 러쉬 매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드가 있는데요. 전 채널을 풀가동한 이벤트를 집중적으로 많이 개발했어요. 오프라인 이벤트는 긴 시간 준비해서 한번에 빵 하고 터트리는 거라면, 디지털 환경에 맞게 쪼개서, 채널도 다각화해서 브랜드를 경험하고 제품을 체험하게 했죠.

이런 걸 마케팅팀에서 하는게 아니라(마케팅팀은 없죠), 여러 팀에 소속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콜라(보레이션)팀을 구성해서 해요. 브랜드 비즈니스이고, 다같이 마케팅을 하는 조직인거죠. 그렇게 해서 디지털 비즈니스는 오히려 코로나 이후에 2배 이상 성장했어요.

새로운 시대의 마케터로서의 준비

“브랜드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해요”

이제 마케팅의 본질은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는 철학과 가치를 알리는 문제로 재조명되고 있어요.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데요. 소비자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거죠. 어떤 제품이기 때문에 구매하는 시대에서, 어떤 브랜드이기 때문에 구매하는 시대로 전환됐어요. 

그래서 고객의 니즈를 캐치하고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 뿐만 아니라, 사회 이슈에 대한 진실된 답변과 정의로운 대응도 중요해졌어요. 다각도로 시야를 넓히고,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고요.

무엇보다도, 이 시대에는 마케팅을 더이상 시스템이나 공식, 기술, ROI를 내는 툴로서만 볼 수 없다는 게 중요합니다. 브랜드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어야하고,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내가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지에 대한 생각도 해봐야하는 것 같아요. 

마케팅에 임팩트를 더하면

“대안을 함께 제시해요”

캠페인은 많은 기업에서 활용하는 하나의 방법이에요. 그런데 요즘 코로나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이런 시기에 무슨 캠페인이냐 하면서 중단하는 곳들도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그게 미션에 따라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합니다. 그만큼 미션의 본질에 집중하는 마케팅/브랜딩을 한다는거죠. 그리고 캠페인을 할 때, 무엇을 ‘하지 말자’는 말만 하는게 아니라 대안을 함께 제시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희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데요, 동물실험을 하고 있는 비즈니스에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동물대체시험법을 연구/개발하거나, 법을 제정하는 움직임에도 동참하고 있답니다. 

그런 캠페인을 통해 단지 제품의 판매량을 높이기만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고객의 행동이 변화되길 바라는 건데요. 코로나위기 초기 ‘비누로 손씻기’가 매우 중요했던 시기에, 러쉬는 전세계적으로 언제든지 손을 씻고 싶으면 러쉬 매장에 들러달라는 #손씻기캠페인을 벌였어요. 이게 당시 대구 비누 기부 건과 함께 입소문이 나면서 비누 매출 상승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고, 실제로 사람들의 행동에도 변화가 있었던 사례라고 생각해요.

그런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채용할 때 여러가지 기본적인 업무 역량을 갖추고 글로벌 캠페인을 잘 지역화할 수 있는 분인지를 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브랜드 철학과 신념이 담긴 러쉬 캠페인에 대한 이해에요. 미션에 얼마나 ‘공감’하고 깊이있게 이해하는지가 정말 중요하죠. 그래서 본사에 자리가 날 때 매장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종종 입사하기도 해요. 이미 러쉬에 대한 이해와 공감, 열의가 높은 분들이기 때문이죠.

왼쪽부터 러쉬코리아 박원정 매니저, 루트임팩트 김영신 매니저
왼쪽부터 러쉬코리아 박원정 매니저, 루트임팩트 김영신 매니저

마케팅/브랜딩 직무에 임팩트를 더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제품/서비스 구매가
소비를 넘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브랜드의 ‘가치’를 잘 알려야겠습니다. 🙂

정리: 김형진 (루트임팩트 Learn Business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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