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에 모인 탐험가들, 그리고 새로운 선언
임팩트 베이스캠프
임팩트 베이스캠프 10주년 기념행사 스케치
‘우리가 만든 10년, 우리가 갈 10년’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탐험가’라 부르는 곳, 루트임팩트의 ‘임팩트 베이스캠프(IBC)’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2015년 5월을 시작으로 총 19개 기수를 통해 배출된 478명의 탐험가 중 무려 1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요. 국내 사회혁신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해 IBC 출신 들이 대거 모인 이번 10주년 기념 행사는 ‘우리가 만든 10년, 우리가 갈 10년’이라는 슬로건 아래, 그간의 여정을 함께 축하하고 앞으로 10년을 함께 그려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일시] 7월 26일 토요일 [장소] 헤이그라운드 브릭스 [타임라인] 1부. 나의 첫 베이스캠프 교류: 오랜만에 다시 만난 IBC 동료들과 어우러지는 시간 2부. 나침반 확인 세션: 지난 10년 간 IBC의 변화와 앞으로의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 IBC의 역사와 사회혁신인재의 중요성 |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 IBC의 임팩트 by 임팩트리포트 | 임팩트리서치랩 이호영 대표 임닷커가 그리는 사회혁신인재양성의 판 | 임팩트닷커리어 이지현 팀장 3부. 다시 베이스캠프 워크숍: 내가 꿈꾸는 세상과 역할을 조원들과 함께 그려보는 시간 저녁식사 및 네트워킹 ~19:30 |
임팩트 베이스캠프(IBC)는 청년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기르고 이를 커리어 성장과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사회문제를 정의하고 직접 문제 해결 방법을 도출하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Project Based Learning, PBL) 방식으로 최대 16주간 진행된다. |
[1부] 나의 첫 베이스캠프: 반가움과 연결의 시간
임팩트 베이스캠프(IBC) 10주년 행사는 비슷한 기수별로 모여 근황을 나누고 교류하는 ‘나의 첫 베이스캠프’ 시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테이블마다 마련된 핑거푸드를 함께 즐기며 시작된 대화에 행사장은 금새 활기로 가득 찼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은 서로의 안부를 나누며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떤 성취를 이뤘는지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좀 더 원활한 대화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엽서가 준비되었는데요. 앞면에는 IBC에 참여할 당시 작성했던 자기소개서, IBC 프로젝트가 끝난 뒤 각자 작성했던 회고 내용이 담겨 있었고, 뒷면에는 팀 만들었던 결과물로 연결되는 QR코드가 인쇄되어 있었어요. 참가자들은 해당 엽서를 보며 풋풋했던 초심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2부] 나침반 확인: 지난 10년을 확인하고, 앞으로 10년을 그린 시간
이어진 2부는 패널 발표를 통해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채워졌어요. 루트임팩트를 이끌고 있는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 임팩트리서치랩 이호영 대표, 임팩트닷커리어 이지현 팀장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임팩트 베이스캠프(IBC)의 역사와 사회혁신 인재의 중요성 –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
루트임팩트의 시작부터 함께해 온 허재형 대표는 IBC가 탄생하게 된 배경으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IBC는 헤이그라운드가 만들어지기 전, 소셜 임팩트 생태계를 꿈꾸는 동료들이 뜻을 모은 셰어하우스 ‘디웰’에서 시작된 파일럿 프로젝트였는데요. 그곳에서 같은 고민을 하며 소셜 임팩트를 꿈꾸는 청년들을 지원해보자는 공감에서 출발했습니다.
“임팩트 베이스캠프는 당시 저를 포함한 주변 청년들의 공감에 기반해 출발했어요. 개인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막연했고, 조직 입장에서는 뜻을 함께할 동료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죠. 이들을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임팩트 베이스캠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허재형 대표는 IBC의 핵심 철학으로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을 뽑았습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은 책이 아닌,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기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비즈니스나 조직 안에서 동료들과 함께 해나가는 것은, 책이 아니라 직접 부딪히면서 배울 수 있는 것”라고 말하며, IBC가 이러한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에 맞춰 꾸준히 진화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발표 후반부, 허재형 대표는 우리 사회가 마주한 복합적이고 풀기 어려운 문제들, 그리고 VUCA(변동성 Volatility, 불확실성 Uncertainty, 복잡성 Complexity, 모호성 Ambiguity)로 불리는 시대 환경을 언급하며 사회혁신 인재의 중요성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회 문제를 점점 더 풀기 어려운 구조로 가고, AI가 우리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럴수록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강조인 것이죠.
“지난 10년간 임팩트 생태계를 만들고 사회 변화를 만들어내는 건 결국 사람이었어요, 여기 모인 체인지메이커 여러분이 곧 우리의 미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지속가능한 미래가 우리 세대가 공유해야 할 ‘시대 정신’이라고 강조하며, 우리가 스스로 그런 인재가 되고, 다음 세대를 그런 인재로 키워내기 위해 루트임팩트와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는 메시지로 첫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임팩트 베이스캠프의 10년 임팩트 리포트 분석 – 임팩트리서치랩 이호영 대표
이호영 대표는 임팩트 베이스캠프(IBC)의 10년간 성과를 데이터로 분석한 리포트를 공유했습니다. IBC는 단순히 48시간이라는 교육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 수료생들은 교육 외에도 스스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1인당 평균 140시간, 커리어 탐색에 56시간을 추가로 투자했다고 합니다. 이 모든 시간을 합치면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의 임팩트를 고민하고 준비한 IBC 청년들이 쓴 시간은, 무려 11만 6천 시간. 이처럼 교육이 마중물이 되어 개인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IBC의 임팩트를 증명해주는 데이터였습니다.

이런 몰입으로 인해서 참여자들은 사회문제의 필수 역량을 잘 기를 수 있는데요. 이호영 대표는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핵심 5가지 역량을 ‘사고 역량’, ‘셀프 리더십 역량’, ‘공감력’, ‘소셜 임팩트 이해’, ‘커뮤니케이션 역량’으로 설명하며 교육을 통해 향상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역량이 단순히 지식이 아닌 직접 경험을 통해 체화되는 ‘필수 아미노산’과 같다고 비유하며, 한 번 쌓으면 지속성이 오래 간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실제로 IBC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10명 중 10명이 IBC에서 배운 역량을 지금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어요. 교육장을 나가는 순간 휘발되는 교육이 아닌, 10년이 지나도 체화되어 남는다는 것이죠.
임팩트 커리어에 대한 이해 역시 교육의 긍정적 효과 중 하나였습니다. IBC 참여 전, 대부분의 참가자는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 단체’, ‘비영리 재단’만을 임팩트 커리어로 인식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을 거친 후에는 임팩트 투자사, 중간 지원 조직, 연구 컨설팅 기관, 기업의 사회공헌 팀 등 12개 이상의 다양한 커리어 옵션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커리어 지향성 또한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임팩트 커리어에 대한 지향성의 증가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교육 수료 후에도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일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지 물어봤을 때 10명 중 9명(92%)이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10명 중에 6명은 향후 1년 이내에 임팩트 생태계에서 일을 할 거라고 대답했으며, 향후 3년, 7년으로 기간이 길어질 수록 의향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료한 청년들의 마음속에 언젠가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라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목이었습니다.”
실제로 전체 수료생 478명 중에 약 45%는 직접적인 임팩트 커리어에 종사하고 있는데요.
이호영 대표는 마지막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반드시 임팩트나 사회혁신 관련 분야에서 일해야한다기 보다는, 문제 해결자의 마인드셋과 마음을 가지고 각자의 위치에서 긍정적인 의사 결정을 증폭시키고 부정적인 의사 결정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닷커가 그리는 사회혁신 인재 양성의 판 – 임팩트닷커리어 이지현 팀장
마지막 연사로 나선 임팩트닷커리어 이지현 팀장은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함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IBC의 의미있는 지속을 위해서는, 사회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나아가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는 ‘가치의 선순환’이 중요할 텐데요. 루트임팩트 임팩트닷커리어팀은 이러한 선순환의 구조를 만드는데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관과 함께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인재를 발굴하며, 발굴한 인재들이 확신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지현 팀장은 1,800여명 규모의 커뮤니티를 통해 청년 간 연결을 지원하고, 임팩트닷커리어 웹사이트를 통해 조직과 인재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또 하나의 시도가 있습니다. 바로 임팩트 베이스캠프(IBC) 기금 1호를 조성해보기로 한 것이죠. 이는 IBC가 자생적으로 가치를 선순환하며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꼭 필요할 토양이기도 합니다.
이지현 팀장은 기금 조성이 IBC를 더욱 단단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변화를 통해 2035년에는 더 많은 졸업생을 만나고 싶다는 포부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졸업생분들을 만나는 것을 목표하고 나아가 보려고 해요. 여기 계신 120여 명의 졸업생분들과 더 큰 사회 변화, 더 빠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하는 동료로 또 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부. 다시 베이스캠프 내가 꿈꾸는 세상과 역할을 선언하며
1부에서는 같은 기수들과 둘러 앉아 추억을 나눴다면, 2부부터는 다른 기수들과 섞여 앉아 새로운 소통의 물꼬를 열 수 있었어요. 2부를 통해 미래를 위한 나침반을 확인한 참가자들은 3부 워크숍 ‘다시 베이스캠프’를 통해 직접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어요. 워크숍은 총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되었는데요. 첫 번째는 ‘내가 만들고 싶은 세상 상상하기’, 두 번째는 ‘동료와 함께 만들기’, 마지막은 ‘나의 선언 문장 작성하기’였습니다.
참가자들은 먼저 카드를 작성하며 자신이 꿈꾸는 세상과, 거기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를 상상해보았어요. 이어 첫 번째 상상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현장의 동료들과 어떤 도움을 주고 받고 어떻게 연결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테이블마다 쏟아져 나오는 아이디어들이 가득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자신이 꿈꾸는 “모든 어린이나 청년들이 필요한 교육을 학습하고, 나답게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이야기했는데요. 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비전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태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그림을 덧붙여 나갔습니다. 진로 사업을 하는 이부터 투자 업무를 하는 참가자, 퍼실리테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 몸을 담그고 있는 이들이 힘을 합친다면 어벤저스처럼 새로운 임팩트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어요.
이러한 논의 끝에 각자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나의 선언 문장’을 작성하며 워크숍을 마무리했습니다.
[특별 전시] 탐험가들을 위한 베이스 캠프, 그 10년의 기록

한편 행사장 입구에 꾸며진 전시월은 ‘탐험가들을 위한 베이스 캠프’라는 주제로 지난 10년간의 여정을 한눈에 보여 주었습니다. 전시에서는 임팩트 베이스캠프(IBC)가 어떻게 단계별로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선 탐험가들을 단계별로 지원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어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탐험가들은 가치관을 발견하고 탐색하는 ‘자기 탐색’에서 시작해 커리어의 목표와 방향을 설계하는 ‘커리어 설계’ – 실전 경험과 문제해결력을 쌓는 ‘역량강화’- 함께하는 동료, 멘토 등을 만나며 커리어의 방향성을 넓히는 ‘네트워크’ – 꾸준하게 업계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정보 접근성 강화’ – 그리고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는 ‘커리어 시작’의 과정을 거칩니다. 임팩트 베이스캠프는 이름 그대로 이러한 과정에서 베이스캠프가 되어, 탐험가들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이죠.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1. 사회 문제와 임팩트의 가치를 알리고 확산하는 ‘스피커’
2. 기존 비임팩트 영역에 들어가 변화를 만들어내는 ‘스파이’
3. 인사이트와 측정 지표를 통해 변화의 근거를 마련하는 ‘리서처’
4. 서비스, 제품, 캠페인 등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빌더’
5. 사람, 자원, 정보, 컨설팅 등 필요한 것을 연결해주며 임팩트를 실현하는 ‘전략가’
6. 임팩트 생태계가 오래 지속 가능하도록 사람이라는 씨앗을 심고 가꾸는 ‘가드너’
7. 아직 사회문제라고 정의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는 ‘파인더’
총 7가지 정체성으로 분류하여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어요.
지난 10년 간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선 탐험가들에게 든든한 베이스캠프가 되어준 임팩트 베이스캠프. 이번 행사는 그 자체로 앞으로 탐험을 위한 베이스캠프이기도 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했던 탐험가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잠시 숨을 고르고, 선 자리를 점검하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힘을 비축하는 시간이었는데요. 행사의 막은 내렸지만, 베이스캠프에서 재충전된 에너지와 단단해진 연대는 앞으로 펼쳐질 여정에서 더 큰 발걸음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사회를 바꾸는 탐험가들과 임팩트 베이스캠프의 이야기는, 또다시 새롭게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