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곳이 기회를 제한하지 않도록
[헤이리슨] Member Inside
해당 콘텐츠는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을 위한 뉴스레터 ‘헤이리슨’에 격주로 연재되는 인터뷰입니다.
헤이리슨은 헤이그라운드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회사의 이야기를 담아 직장 밖 동료와의 연결감,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커리어 인사이트 등을 담은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퓨처스콜레 디자인 팀장 김태윤님 (fancy@futureschole.com) 입니다.
온택트 지식 비즈니스 플랫폼 라이브클래스를 운영하는 퓨쳐스콜레의 디자인팀을 리드합니다. 쇼핑몰 창업, 고객센터 팀장 등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한 때는 그 경험들이 실패한 커리어처럼 느껴져 슬럼프도 겪었지만 지금은 그 경험들 덕분에 더 좋은 UX를 고민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퓨쳐스콜레는 어떤 문제에 집중하나요?
저희는 사는 곳이 기회를 제한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기회가 교육일 수도 있고, 지식을 습득하는 루트일 수도 있고, 새로운 경험일 수도 있는데요. 수도권이냐 아니냐, 도시냐 아니냐에 따라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양과 질이 매우 달라요. 이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나요?
라이브클래스라는 지식 플랫폼을 통해 해결하고자 합니다. 라이브클래스는 누구나 자신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지향해요. 사실 서비스 초반에는 저희가 직접 클래스를 기획하고 구성해서 런칭하는 전략을 취했는데요. 오프라인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저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수많은 분들이 매력적인 콘텐츠 공급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학습자들과 다양한 교육/학습/경험 콘텐츠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지식 마켓을 구축해 앞서 언급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요즘 에듀테크라는 키워드로 플랫폼들이 점점 많아지는 걸 느껴요. 라이브클래스만의 장점은 뭐가 있을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팬데믹 이후에 저희가 속한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플레이어들도 많아졌고요. 저희도 계속해서 고민하는 부분인데, 결국은 고객들의 목소리에서부터 출발하려고 해요. 교육이나 학습, 경험 콘텐츠 제공자 입장에서 보면 회원가입하고 서비스 사이트 개설하는 과정은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비슷해요. 저희는 콘텐츠 제공자들을 세분화해서 니즈를 파악하고, 다양한 옵션들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이미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모객 파워가 있는 분들이 온라인으로 옮겨올 때와 이제 막 처음으로 강의를 시작해 보려는 경우에 다른 옵션들이 제공될 수 있어야겠죠.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궁극적으로는 데이터를 통해 타깃을 초세분화하여 라이브클래스만의 강점을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최근 퓨쳐스콜레에서 주목하고 있는 트렌드가 있나요?
흔히 N잡 시장이라고 부르는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것에 주목하고 있어요. 작년과만 비교하더라도 훨씬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분들이 경험을 공유해 부가 수익을 얻으려는 니즈가 생겨났어요. 저희 서비스로 유입도 많이 일어나고 있고요. 이는 아마도 팬데믹 상황, 직장에 대한 관점의 변화 등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결과일 텐데요. 저희는 어떻게 하면 팬데믹 이후에도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온라인에서 나누는 활동을 지속 가능하게 할까 고민하며 이 트렌드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어요. 앞서 언급한 초세분화라는 키워드도 이 관찰을 통해 나오게 됐고요.
최근 성과 중에서 자랑하고 싶으신 것이 있나요?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는 콘텐츠 제공자가 작년에 비해 35배 정도 급증했어요. 시장 크기가 커지면서 함께 큰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9월 업데이트를 목표로 사용성을 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요. 이 프로젝트의 결과도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라이브클래스를 경험한 고객의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한 분이 정성 들여서 써 주신 장문의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분의 아버지께서 원래 오프라인에서 부동산 강의를 하셨었나 봐요. 그런데 팬데믹 사태를 맞이하고 일할 방법을 못 찾고 계셨는데, 다양한 플랫폼을 경험해 보시다가 저희 서비스를 선택해 사용하셨다고 해요. 그러면서 느낀 점들을 길게 적어 보내주신 거죠. 요약하면 VOD 형태, 온라인 실시간 형태, 오프라인 수업 안내 등 다양한 형태의 강의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성장하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죠. 저희의 의도를 너무 잘 받아들여 주신 피드백이라 감사하고 기억에 남아요.
퓨쳐스콜레의 조직문화 중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고객의 목소리를 의사 결정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요. 작고 수평적인 조직에서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빠른 의사결정일 텐데요. 의사결정이 늦어지면 실행 속도도 늦어지죠. 퓨쳐스콜레는 구성원의 생각이 아니라 고객의 목소리를 최대한 기준으로 둡니다. 그래서 여러 사안에 대해 고객들을 자주 만나 의견을 듣고 의사결정에 반영합니다. 구성원들 각각의 역할을 존중하면서도 의사결정과 실행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윤님은 퓨쳐스콜레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제가 바로 전에 일했던 회사가 메이커스(현 브레이너리메이커르)라는 회사인데요. 교육기회에서 소외된 지방을 돌아다니며 지방의 아이들에게 메이커 교육을 제공하는 회사예요. 그곳에서 퓨쳐스콜레 대표이신 신철헌 대표님과 함께 일했고, 대표님이 퓨쳐스콜레를 창업하시면서 감사하게도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제안을 받고 이직을 결심한 계기는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메이커스의 교육 활동에서 만난 아이들입니다. 지방으로 교육을 나가서 프로그램을 하고 마칠 때가 되면, 아이들이 이제 더 안 오는 거냐고 묻곤 했어요. 제가 당연하게 경험하는 것들이 누군가에겐 소중한 한 번의 기회일 수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라이브클래스라면 이 기회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두 번째는,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웃음) 저는 제 커리어나 목표, 미래 같은 것들을 고민하기보다는 그냥 재미있을 것 같으면 해보는 스타일이라 과거에도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는데요. 그 경험을 잘 살려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재미파시군요. (웃음) 어떤 다양한 경험을 하셨나요? 불안함은 없으셨어요?
간단히만 말씀드리면 쇼핑몰 창업도 했었고, 카페 베이커리 용품 만드는 곳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도 있었고, 커스톰 의류 만드는 회사에서 서비스 기획도 했고 같은 회사에서 고객센터 팀장으로도 일해 봤습니다. (웃음) 그러다 문득 불안한 시기가 있었죠. 반년 정도 일을 못 구하던 때가 있었거든요. 서류만 보면 제 경력이 워낙 일관성이 없으니까요. 내 마음 가는 대로 일하다 커리어가 망가졌구나, 하는 생각에 슬럼프도 겪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어떤가요? 후회는 없나요?
한창 고민할 때 근로소득자가 아닌 분들, 그러니까 자기 일을 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고 책과 강연도 많이 봤어요. 그러면서 ‘회사에서 일한다’라는 시스템 안에서 보면 커리어 관리가 중요하고 제 커리어는 망가진게 맞지만 제 인생, 라이프 사이클로 보면 이 경험들이 정말 무시되고 배제되어야 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오래 고민했지만, 아니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경험들이 지금 제가 UX 디자인을 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좋은 UX란 뭘까요?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고객에게 즐거움과 편리함을 주는 것이 좋은 UX라고 생각해요. 제품은 너무 좋은데 구매 과정이 불편하다거나, 고객 센터와의 소통이 잘 안 된다거나 하면 전체 UX가 좋다고 할 수는 없겠죠. 요즘은 채팅으로만 CS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게 불편한 고객층은 없을까 하는 고민도 하게 되고요. 고객에게 노출되고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과정을 매끄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