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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에세이

출근하고 싶은 사무공간 만들기

루트임팩트가 일하는 방식

2022년 02월 03일
루트임팩트 피플앤컬처팀

루트임팩트가 일하는 방식


우리가 사무실 리뉴얼을 시작한 이유

루트임팩트는 2021년 하반기에 사무실을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다. 사무실 리뉴얼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10여년 전에 즐겼던 비디오 게임 심즈(The Sims)가 자꾸 떠올랐다.

심즈는 게임 속 캐릭터(심)들의 고유한 성향을 고려하여 멋진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서 심들의 다양한 욕구 (허기, 사교, 편안함, 에너지, 위생 등) 만족도를 채울 수 있도록 컨트롤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출처 : 심즈 공식 홈페이지 

게임 속 공간에 넓은 식탁과 의자를 배치해주면 이웃 심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며 사교 욕구를 높일 수 있었고, 서재에 흔들 의자를 설치해주면 심들은 그 의자에 앉아 독서와 사색을 즐기며 ‘편안함’ 이라는 욕구를 채우기도 했다. 심들의 에너지가 가득 차고 안녕히 지내는 모습을 보는 순간이 이 게임을 즐기는 이유였다. 이 마음은 사무실 리뉴얼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우리의 마음과 비슷했다. 40여명 구성원들 각자의 에너지를 더 ‘잘’ 채울 수 있는  사무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멋진 사무실을 그리기 위해, 루트임팩트의 COO(Chief Operating Officer), 스페이스 매니저, 피플매니저가 모여 TF를 결성했고,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했다. TF팀은 초여름에 모여 수차례의 브레인스토밍, 리서치, 구성원 설문을 진행하며 스케치를 그렸고, 가을에 사무실을 리뉴얼했다.

사무실 리뉴얼 프로젝트 TF팀

사무실 이대로 괜찮을까?

루트임팩트는 체인지메이커의 코워킹 커뮤니티 오피스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서울숲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는 양 지점에 사무공간이 있다. 구성원들은 두 지점 중 한 곳의 고정좌석을 할당 받아 근무해왔고, 꽤 많은 구성원이 업무 일정 또는 컨디션에 따라 본인이 소속된 지점이 아닌 다른 지점의 핫데스크(Hot Desk : 정해진 자리 없이 빈 자리에 누구나 앉아 일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양 지점 50석 중 고정좌석은 40석, 핫데스크는 10석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루트임팩트는 10여명에서 40명이 넘는 조직으로 성장했고, 구성원 수 만큼 일하는 방식도 다양해지며 코로나는 이를 가속화 시켰다. 우리는 기존 사무 공간에 큰 변화가 필요한 두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리뉴얼을 기획했다. 

첫번째 빈 자리는 많은데, 내가 앉을 자리는 없다

업무 일정으로 자신의 고정좌석이 없는 지점으로 출근할 때, 핫 데스크 눈치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패배 아닌 패배를 해 공용 라운지에서 업무를 하는 구성원들도 보였는데, 역설적이게도 사무실을 둘러보면 빈 자리는 넘쳐났다. 문제는 자리 ‘주인’이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코로나 이전에도 공간 자율 근무를 실험했고, 코로나 이후에는 사무실 근무와 원격 근무 비율을 적절히 믹스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시행하고 있었다. 평균 좌석 사용 점유율은 40%도 넘지 않았지만 자율 출근과 탄력 근무제를 시행하다 보니 언제 출근할지도 모르는 동료의 자리를 늘 비워둘 수밖에 없었다.

두번째 자연스러운 대화가 어려운 공간

코로나로 인해 동료와 만나는 시간은 줄어들고, 우연한 대화는 줄어들고 있는데, 전형적인 사무 공간은 조직 분위기를 더 어색하게 만들었다. 일상 대화가 필요할 때는 동료를 사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할 것 같았고, 반려동물을 쓰다듬다가 이루어지는 대화가 가장 자연스러울 정도로 기존  공간에서의 스몰토크(Small Talk)가 눈에 띄게 줄었다. 
루트임팩트가 운영하고 있는 헤이그라운드는 ‘우연한 마주침’을 의도해 설계했고, 그 마주침은 체인지메이커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40명이 모인 루트임팩트만의 작은 공간에서도 자연스러운 마주침이필요했다. 우연한 협업, 우연한 초대, 우연한 발견이 구성원들의 조직 소속감을 높이고, 서로의 체인지메이킹 여정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아쉬움을 ‘자율좌석제’라는 도전적인 변화로 해결하고자 했다. 모든 책상을 고정 좌석이 아닌 핫데스크로 바꾸고, 기존 좌석 수 대비 30%의 책상 수를 줄였다. 나머지 공간에는 바테이블과 소파를 배치하며 공용 공간을 늘렸다. 

구성원들이 보다 자율적으로 움직이면서 스스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최적의 조건을 만들고 싶었다. 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움직임과 행동을 상상할 수 있도록.

루트임팩트 사무실 Before(위) & After(아래) 조감도

변화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세 가지

1) 업무 효율성 

업무를 하기 위해 출근을 했는데, 업무 공간을 찾아 다니는 비효율성을 막아야 했다. 다만 ‘1인 1고정좌석’에서 ‘1인 0고정좌석’으로 바꾸는 과정은 구성원들에게도 낯설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마우스, 키보드, 충전기 등을 개인 책상에 구비해두고 있던 구성원들에게는  물품 보관 공간의 부재가 오히려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에는 모니터만 있던 핫데스크 표준 세팅을  강화했고(키보드,마우스,모니터 스탠드, 랩탑 충전기, USB허브, 스마트폰 무선 충전 구비), 충분한 크기의 개인 사물함을 설치하여 개인 물품을 편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2) 연대감

기획 단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중, ‘지난 1년간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라는 문항에 60%가 넘는 구성원이 ‘얼굴을 보지 못한 구성원이 많아 아쉽다’고 답했다. 

루트임팩트 구성원들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만큼이나 ‘멋진 동료와 영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도 내근의 가치를 느끼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공용 테이블과 거실 공간을 마련하여 동료와의 캐주얼 미팅, 휴식, 작업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3) 다양성

루트임팩트의 핵심가치 ‘각자의 다름을 존중하며 다양성을 포용’도 놓칠 수 없었다. 구성원들의 공간 선호 및 개인성을 묻는 설문을 진행하여, 특성에 따라 업무 공간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하는 구성원과 털 알러지에 민감한 구성원들을 위해 Pet-Friendly 공간을 분리했고, 수작업이 필요한 구성원들을 위해 넓은 바테이블을, 보안이 중요한 직무를 위한 구석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오늘 내 옆 자리에는 누가 앉을까 

구성원들은 새로운 공간과 자율 좌석 시스템에 금방 적응했다. 매일 새로운 자리, 이웃 동료를 만나는 것에 익숙해졌다. 어제는 서울숲 노을을 보며 일했고, 오늘은 동료와 바테이블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일했다.                                                                                                            

사무실에서는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전보다 자주 주고 받는다. 사무실 리뉴얼 만족도 설문 결과, 80%이상의 구성원이 ‘자연스러운 마주침’을 통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는 의견을 남겼다. 같은 팀원과는 더 긴밀해졌고, 다른 팀원과도 우연하게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다. 공간 리뉴얼 이후 함께 간식을 나눠먹는 시간도 꽤 잦아졌다. 

사무실이 깨끗해진 건 예상하지 못 했던 장점이다. 공동의 책임이 높아져서인지, 내일의 동료를 위해 오늘 나의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한다. 공용으로 쓰는 물건과 좌석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개인에게 할당된 개인 캐비넷은 취향 껏 스티커와 액자를 붙이며 캐꾸(캐비넷 꾸미기)하는 구성원도 생겼다.

사무실 리뉴얼 결과 발표 자료 중

루트임팩트에게 사무실이란

우리는 2021 사무실 리뉴얼 프로젝트를 통해 사무 공간에도 ‘유연함’을 담았다. 유연한 근무 환경에서 높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루트임팩트 구성원들이기에, 이번 사무공간의 변화 또한 구성원 개인과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위에서 언급했던 비디오 게임 심즈에는 엔딩이 없다. 게임 속에서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다가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이 발생하여 심들이 어려움을 겪다가 극복하기도 한다. 때로 심들은 새로운 직업과 목표를 가지기도 한다. 플레이어(player)는 적절한 시점에 공간과 움직임에 변화를 주며 심들이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한다.

사무실을 리뉴얼하고 보니, 루트임팩트에게 사무실은 ‘일만 하는 공간’ 그 이상이었다. 누군가는 바 테이블에서 동료와 영감을 주고 받으며 협업의 기회를 만들고, 누군가는 소파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당을 채우고, 누군가는 동료 캐비넷에 깜짝 선물을 넣어둔다. 구성원들은 유연한 사무 공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에너지를 채우고 있고, 함께 모여 시너지를만들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 사무실은 ‘들숨에 피플, 날숨에 조직문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40명의 구성원은 심이면서 동시에 플레이어다. 우리는 새롭게 변화한 공간에서 보다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서로의 에너지를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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