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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인터뷰

임팩트 커리어를 시작하는 방법

매거진 루트임팩트

2023년 03월 22일
Root Impact

커리어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지만, 막상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Case Study 코너에서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현직자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지난 3월 3일 헤이그라운드에서는 비영리조직의 공동채용 프로그램 ‘임팩트커리어NPO’ 지원자 모집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일을 통해 사회·환경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현지
– 사단법인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인턴
– 루트임팩트 임팩트캠퍼스 팀 인턴
– (현) 루트임팩트 임팩트캠퍼스팀 교육 콘텐츠 기획 및 운영 (3년 차)


혜란
– 재단법인 환경재단에서 커리어 시작
– 사회적 기업, 영리 스타트업 근무
– (현) 루트임팩트 임팩트캠퍼스팀 마케터 (6년 차)

Q. 두 분은 어떻게 임팩트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현지: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 생각으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는데, 제 주변 친구들은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부분 공무원이나 법조인을 목표로 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공무원이나 법조인은 당장 어떤 변화를 보기에는 조금 어려워 보였어요. 또 당시에 비영리 조직은 사회복지학과를 전공한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곳, 엄청나게 봉사하거나 헌신해야 하는 곳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오랫동안 진로 목표를 세우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에 우연히 ‘임팩트 생태계’, ‘비영리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는데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비즈니스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흥미를 느꼈고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혜란: 저는 대학생 내내 ‘가고 싶은 회사 리스트’가 있었는데요. 꼭 비영리나 공익적인 곳만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잡지사나 영화 홍보사, 서점처럼 개인적인 관심사에 맞는 곳들이 적혀 있었죠. 취업을 준비하면서 친구들이 다 대기업 자소서를 쓰니까 저도 써보려고 했는데 한 글자도 못 쓰겠더라고요. 반면, 환경 NGO의 자소서 항목에는 답변이 술술 써졌어요. 그때 남이 좋다고 하는 일 말고 내가 할 말이 있는 곳에 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내가 흥미를 느끼고, 일을 했을 때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제 관심사에 따라 회사를 옮겨 다녔어요. 환경 NGO에서 3년 정도 일했을 쯤에는 로컬이라는 키워드에 꽂혀 있었고 마침 로컬에 관한 일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 매력적으로 보여서 이직하기도 했거든요. 제 관심사 기반으로 일을 선택했기 때문에 더 재밌게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일을 하면서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을까요? 

현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려고 신경 쓰고 있어요. 비영리 조직에서는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전달하는 일을 하는데, 저는 예전에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정해져 있다고 착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업을 운영해 가는 방법도 다소 제한적으로만 접근했는데, 요즘은 문제 자체에 더 집중을 하고, 해결 방법을 열린 마음으로 다양하게 시도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청년들의 디지털 역량 향상을 막는 여러 제약을 없애자’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비영리와 전혀 무관하지만 디지털 역량 교육을 잘하고 있는 영리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하고요.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좋은 강사를 섭외하는 일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학생 단체에 먼저 연락해서 그분들에게 더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형태도 시도하고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협업을 하니, 저희가 창출할 수 있는 소셜 임팩트도 더 커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혜란: 비영리커리어라고 해서 일반 기업과 ‘하는 일’ 자체가 다르지는 않아요. 다만 일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더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비영리 커리어는 이윤 창출이 아니라 사회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임팩트를 창출해서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가 잘 전달되었는지,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공감할 수 있도록 잘 설득했는지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제가 하는 업무는 구매를 이끄는 차원을 넘어서 누군가의 삶의 관점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그들을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로 초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성과에 집착하면서 사람을 숫자로 치환하기보다 동료 시민, 친구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어요. 

Q. 일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요?

현지: 저는 제 영향력이 어떻게 그 일에 반영되는지가 중요한 사람이에요. 비영리 조직에서의 일은 그 조직의 규모와 별개로 사회변화를 만드는 최전선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하는 일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계속해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동기가 된 것 같아요. 처음 인턴으로 근무했던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에서는 실제 사업 대상자분들의 변화를 보고 느낄 수 있었고, 지금 일하고 있는 루트임팩트에서는 제가 담당한 교육 사업을 통해서 정말 본인이 원하는 커리어를 시작해 나가는 청년분들을 보면서 저의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저의 영향력이 어떻게 발휘되는지를 넘어서서, 그 영향력이 연결되며 더 커지는 순간들을 볼 때 특히 두근거려요. 예를 들어, 저희가 제공하는 교육을  수료자분들이 커리어적 도움을 받아가시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시 본인들의 배움을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찾아주실 때가 있어요. 저희 커뮤니티 안에서 자발적으로 스터디나 프로젝트를 꾸리는 걸 볼 땐 이 연결고리가 어디까지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까?라는 기대감이 정말 커져요.

혜란: 지속가능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갈 것인지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섹터 안에서 4년 정도 일을 하다 보니 커리어 고민이 커졌어요. 내가 경쟁력이 있나? 어디에서든 내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나? 하는 고민이요. 그래서 관심은 별로 없지만 유망한 산업이라는 일반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역량만 높아진다고 모든 커리어 고민이 해결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때 커리어에서는 방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저의 방향을 정하게 되었어요. 덕분에 지금은 뚜렷한 목적지를 정하고 역량을 쌓으며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시 ‘나다운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Q. 비영리 커리어를 처음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현지: 누구나 아는 엄청 유명한 회사는 아니다 보니, “괜찮은 회사 맞아?”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조금이라도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순간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달려가서 말해요. ‘내가 이런 일을 해서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라고요. (웃음) 그러다 보니 주위에서 오히려 관련된 소식이 있으면 저에게 보내주기도 하더라고요. 많이 말하는 것이 답이라고 느껴요.

혜란: 주위에서 걱정하실 수 있지만, 자기가 확신이 있으면 되는 것 같아요. 사실 경험하지 않고서는 이 길이 나에게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없잖아요. 내가 하는 일이 진짜 재미있고, 나와 잘 맞는 조직이며, 내가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 더 이상 주변의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것 같아요. 

Q. 비영리 커리어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한 마디 부탁드려요!

현지: 비영리 커리어를 이어가시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일할 수 있어요. 관심 있는 사회문제가 어느 정도 뚜렷하신 분이라면, 관심을 넘어 실제 일로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동료들과 비즈니스 관점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요. 

일 경험이 아예 없거나, 정규직 취업 전에 인턴 경험을 쌓고 싶은 분들이라면 나를 더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할 것 같아요. 제가 두 번의 인턴 경험을 하며 저를 더 파악할 수 있었거든요. 내가 어떤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는지 뿐만 아니라 어떤 업무를 할 때 더 재밌고 효능감을 느끼는지 등을 알게 되면서 다음 커리어 방향을 설정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혜란: 나의 가치관과 맞는 조직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비영리 커리어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또 미션이 뚜렷한 조직에는 미션에 공감하는 구성원들이 모인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목적이 같기 때문에 동료들과 단합하기에 좋은 분위기라고 느끼고, 그래서 어려운 순간이 와도 다 함께 으쌰으쌰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나의 가치관을 외면하지 않고, 나와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닮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면 비영리 조직에서의 일 경험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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