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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인터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영향력 키우기

임팩트를 만드는 매일매일

2023년 09월 27일
루트임팩트 임팩트캠퍼스 팀

여러분은 커리어로 무엇을 연결하고 싶나요?

이민구 커뮤니티 매니저는 로컬스티치에서 일하며 사람과 사람을, 사람과 도시를 연결합니다. 로컬스티치는 도시의 창의적 생산자(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서울, 세종, 통영 등 오래된 건물을 다시 디자인해 지역의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죠. 크리에이터들은 도시와 도시를 오가며 풍경을 바꾸고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해나갑니다. 을지로 크리에이터 타운에서 멤버들을 연결하는 이민구 커뮤니티 매니저에게 ‘연결하는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영향력 키우기

안녕하세요 민구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로컬스티치 2년 차를 달려가는 커뮤니티 매니저 이민구입니다. 전체 경력은 5년차 입니다. 스스로를 ‘스티쳐’라고 부르고 있어요. 스티치(stitch)라는 말이 원래 ‘꿰매다’, ‘연결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스티쳐는 멤버와 멤버, 도시와 멤버를 연결하는 사람을 뜻하죠. 커뮤니티가 어떻게 원활해질지 고민하며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하고 공간에 입주하려는 분들에게 공간을 소개하고 관리해요.

방금까지는 무슨 일 하다가 오셨어요?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멤버가 있는데요. 전시 공간을 찾고 계셔서 로컬스티치 타 지점을 컨택 하다가 왔어요. 멤버 들의 시도가 실현되도록 돕는 게 커뮤니티 매니저의 주요 역할이거든요.


SIDE 1. 성장하며 일하기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저는 지난 3년간 일반 호텔에서 호텔리어로 일했어요. 어느 날 퇴근하는데 ‘나 오늘 뭐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백 명의 사람을 만났는데 남는 게 없어서요. 체크인해 주는 기계 같다고 느꼈어요. 수직적이고 일방적으로 서비스 제공하는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커뮤니티 매니저는 단순 직원과 소비자의 관계가 아니라 응원해 주고 연결되는 일이기 때문에 이 직무를 선택했어요.

기대와 일치했나요?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요?
일치했던 부분은 멤버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일이 진행된다는 점이었어요. 또 완벽한 짜인 매뉴얼이 아니라 멤버에 따라 자유롭게 대화를 시작해요. “식사는 하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좋더라고요. 예상과 달랐던 것은 일의 범위가 넓다는 거요. 기계치인데 에어컨과 보일러 등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디자인 못 하는데 그림판으로 시각 자료도 만들어야 하고요. 다양한 범위의 일을 하면서 이해 관계자와 소통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라 오히려 좋았어요.

다양한 업무를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성장에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맞아요.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무가 풀어야 할 숙제예요. 제가 찾은 방법은 제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거였어요. ‘연결자’로 할 수 있는 일을 넓혀가는 것이 커뮤니티 매니저의 성장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시작한 일이 한 달에 한 번 소식지를 만드는 프로젝트예요. 44호까지 발행했고 지난 3월에는 1년 치를 묶어 책자 형태인 <스티치 페이퍼>로도 제작했죠.

소식지를 발행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입사 초반에는 멤버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일하다 보니 멤버들이 서로를 알게 되면 좋겠더라고요.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아 소식지를 만들었어요. 1, 2호는 정말 형편없는데 계속 발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효과 때문이에요. 공간을 오가는 멤버끼리, 혹은 멤버와 매니저끼리 “소식지 잘 봤어요”, “인터뷰하신 분 아니세요?”라며 대화가 시작되는 장면을 봤거든요.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하면서 가장 기쁜 순간이 언제였는지도 궁금해요.
제가 막 로컬스티치에 입사했을 때 멤버가 돼서 사업을 시작하신 분이 있어요. 영어 선생님인데 영어 문장을 적은 일력을 만들어서 선물로 주셨어요. 저와 함께 성장해 나가시는 것 같아 더 기쁘더라고요. 또 최근에는 한 멤버가 책을 선물해 주셨어요. 로컬스티치에서 열린 ‘책 만들기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만들기 시작한 책이 발행됐다면서요. 우연히 북페어에서 그 책을 만났을 때 정말 반가웠어요.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무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완성되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을 만나는 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할 것 같아요. 민구님만의 커뮤니케이션 원칙이 있다면요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지 않는 것이요. 성향, 태어난 환경, 성격, MBTI도 다를 텐데 같은 매뉴얼로 대하면 트러블이 생겨요. 저는 사람의 특징을 빨리 파악하는 능력이 있어서 그 사람에 맞게 응대하려고 노력해요.

또 하나는 로컬스티치 멤버가 된 분이라면 당연히 사람을 좋아하고 커뮤니티에 거리낌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혼자인 걸 즐기는 멤버도 있죠. 이럴 땐 커뮤니티 강요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다른 혜택이나 내용을 어필하죠.

앞으로 민구님이 이루고 싶은 것이 무얼지 궁금해요
로컬스티치의 ‘찐팬’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또 멤버들이 로컬스티치를 좋아하는 이유를 나열할 때 가치관이 좋아서, 공간이 예뻐서도 있겠지만 이민구라는 사람과 소통하고 나서 좋아졌다고 말하는 멤버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저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지고 달라지게 하는 것, 커뮤니티 매니저는 이룰 수 있겠더라고요.


SIDE 2. 의미를 생각하며 일하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민구님에게 ‘연결’이라는 키워드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껴져요.
맞아요. 혼자서 절대 잘 먹고 잘살 수 없기 때문이에요. 원래도 저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좋아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는데요. 로컬스티치는 사람 간의 연결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과 도시, 도시와 도시의 연결을 통해 도시의 풍경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창작자가 지속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각 도시의 로컬스티치 지점을 오가며 크고 작은 도시에 끼치는 영향력이 더 넓어질 수 있죠. 연결될수록 힘이 정말 커지는 것 같아요.

로컬스티치는 ‘1인 창작자, 소규모 브랜드의 창작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브랜드’죠. 이 일이 왜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요
1인 창작자, 소규모 사업체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들에게 사회는 불친절해요. 예비/초기 창업가 90% 이상이 창업 3년 내 폐업한다고 해요. 공간 임대료는 말도 안 되는 수준이고요. 개인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개성을 가진 창작자가 지속가능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건 세상에 정해진 틀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도 된다는 신호라고 느껴져요. 저도 언젠가 1인 창작자 혹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텐데 기반이 있다면 정말 많은 도움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체감되는 순간이 있나요?
로컬스티치의 멤버/브랜드의 성장을 목격했을 때인 것 같아요. 한 사례로 말레이시아에서 온 현지인 쉐프가 있어요. 사업자도 공간도 없이 한국에서 요리해 보고 싶다는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었죠. 로컬스티치가 사업자 등록을 돕는 일부터 로컬스티치 공간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시도할 기회를 만들어드렸어요. 이제는 ‘아각아각’이라는 번듯한 식당 사장님이 되었죠. 비효율적이고 돈이 벌리지 않더라도 도시 창작자들이 좌절하지 않고 ‘해볼 만하겠구나’, ‘같이 해볼 만한 사람이 모여있구나’하는 감각을 계속 주는 게 역할이고 변화인 것 같아요.

로컬스티치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뿐 아니라 도시와 사람을 연결하죠.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는지 궁금해요.
로컬스티치는 지역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요. 오래되고 낡아서 칙칙한 건물에 로컬스티치가 들어가면 동네 자체의 분위기가 활기차지고 상권도 살아나요. 각 지점 1층에는 대부분 카페나 식당 등을 의도적으로 배치해 멤버와 비 멤버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죠. 최근 을지로 타운 1층 공간에서는 가치 소비 제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인 <social open market>을 열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누구나 스스럼없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도시와 사람들이 연결되고 동네 분위기 자체가 바뀐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가치관에 맞는 조직을 찾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첫 단추부터 잘 끼우는 건 어렵기 때문에 소거법을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어떤 경험이 좋지 않았어도 틀린 선택은 없으니 나에게 맞는 환경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또 ‘일해준다’는 태도가 아니라 조직이 주는 자원과 기회를 활용해 나의 일을 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훨씬 주도적으로 재밌게 일할 수 있을 거예요.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 지어 볼게요. 이제 무슨 일 하러 가시나요?
정기적으로 시설을 보완하는 날이어서요. 시설 매니저님과 함께 층별 점검을 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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