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비영리 조직을 위한 투자, “돈이 아닌 OOO을 회수합니다”
CP1 프로젝트
CP1 프로젝트 1기 임팩트 리포트가 남긴 회고와 다음 과제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파도가 우리의 생존과 경제 시스템 자체를 매섭게 뒤흔들고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5년은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11년으로 기록되었으며, 저먼워치(Germanwatch)의 분석에 의하면 지난 30년간 극단적 기상 이변으로 80만 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은 약 4조 5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러한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기후 비영리 조직들은 정책과 제도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현실은 녹록지만은 않습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넓고 업무는 쏟아지는데, 만성적인 자금 부족으로 핵심 인재들이 번아웃을 겪고 조직을 떠나곤 합니다.
가장 뼈아픈 현실은 자금을 구하는 방식 자체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원금이 단기적인 프로젝트(사업) 단위로 묶여 있다 보니, 조직들은 당장 눈앞의 과제를 처리하느라 바쁩니다. 정작 우리 조직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체질을 바꿀지 고민할 여력은 남아 있지 않은 것입니다.
수익 대신 ‘조직의 자생력’을 회수하는 장기 투자
루트임팩트의 CP1(Climate Philanthropy 1) 프로젝트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습니다. 프로젝트는 ‘벤처 필란트로피(벤처 기부)’의 방식을 차용합니다. 벤처 투자자가 장기적인 관점으로 유명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기술 개발을 지원하듯, 이러한 관점과 기법을 활용한 형태의 기부 사업입니다.
CP1 프로젝트는 선정된 조직에 각각 최대 1억 원의 사용 제약 없는 자금을 제공합니다. 특정 사업에만 써야 하는 비용이 아니라, 온전히 조직의 성장과 미래를 위해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자금입니다. 실제로 많은 비영리 기후 조직은 재단들의 ‘간접비(인력비, 연구비 등) 지원 한도’에 대한 엄격한 제한으로 인해 정작 내부의 역량 강화에 자금을 쓰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CP1 프로젝트는 이러한 자금 조달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고, 조직이 건강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또한 조직의 중장기 목표를 수립하는 것부터 임팩트를 측정하고, 모금 프로젝트를 실행해 보는 5단계의 교육 프로그램과 전문가 자문을 함께 지원했습니다.

'비영리 기아 사이클' 개념 출처: Ann Goggins Gregory & Don Howard, "The Nonprofit Starvation Cycle,"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Fall 2009루트임팩트는 기후 비영리 조직이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주체라고 믿습니다. CP1 프로젝트는 기후 비영리 조직이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만, 기후 위기 대응도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시작했습니다. 루트임팩트가 이 투자를 통해 회수하고자 하는 것은 ‘조직의 자생력’입니다. 기후 비영리 조직이 당장의 생존 위협을 넘어 사회 변화를 이끄는 전문 조직으로 성장하려면,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자금과 밀도 높은 조직 혁신 과정이 필요합니다.
CP1 프로젝트 1기로 함께한 조직은 녹색전환연구소, 환경운동연합, 에너지전환포럼입니다. 참여한 세 조직은 지난 1년간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조직 역량에 투자하며, 성과를 바탕으로 재원을 늘리고 이를 다시 조직의 미래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전환을 실험했습니다.
세 조직이 단단하게 다진 ‘3가지 핵심 역량’
CP1 프로젝트 1기에 참여한 세 조직은 지난 1년 동안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성장하기 위한 각자의 ‘핵심 역량’을 단단하게 다졌습니다.

1. [녹색전환연구소의 전략 역량] “조직 전체가 공감하는 전략을 수립했어요”
빠르게 성장한 싱크 탱크 녹색전환연구소는 그동안 리더 1인의 머릿속에 있던 전략을 구성원 전체가 공감하는 ‘조직의 방향성’으로 만들었습니다. 다 함께 조직의 미션과 중장기 목표를 뾰족하게 정의한 결과, “이 사업을 우리가 할 수 있는가?”가 아닌, “이 사업이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 진짜 필요한가?”를 기준으로 예산과 자원을 배분하는 전략적 역량을 갖추었습니다.
2. [에너지전환포럼의 모금 역량] “생애 첫 기업 모금 캠페인에 성공했어요”
기후 위기 대응 플랫폼 에너지전환포럼은 프로젝트 수주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에 도전했습니다. 모금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조직이 가진 가치와 성과를 매력적인 언어로 다듬어 ‘기업 정기 회원 캠페인’을 주도했습니다. 기획서를 토대로 직접 부딪치고 요청한 결과, 단 4주 만에 3,100만 원의 후원과 8곳의 신규 기업 회원을 유치하며 성과를 재원으로 연결하는 실전 모금 역량을 키웠습니다.
3. [환경운동연합의 인사 역량] “기여 리뷰 성과 체계를 도입했어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환경운동연합은 구성원들이 번아웃 없이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했습니다. 이에 막연한 두려움을 주던 ‘구성원 평가’ 제도를 ‘개인 기여 리뷰’라는 이름의 학습 도구로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활동가 스스로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기여도를 확인하고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단단한 조직 문화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성공 스토리 너머의 이야기
CP1 프로젝트 1기 임팩트 리포트에서는 세 조직이 현장에서 경험한 치열한 고민과 배움을 투명하게 공유합니다. 조직 모두 눈부신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한 과제들도 존재했습니다. 배운 것을 조직의 언어로 다시 한번 이해하고, 실제 사업의 운영 방식으로 연결하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드는 등 프로그램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내부에 적용하는 과정은 또 다른 관문이었습니다. 1기에서 확인한 주요 과제는 앞으로 계속 보완해 나갈 예정입니다.

생태계가 함께 풀어야 할 ‘구조적 협력’
CP1 프로젝트 1기를 마치며, 루트임팩트는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일이 단기 지원이나 개별 단체의 노력만으로 끝나지 않음을 다시 한번 체감했습니다. 개별 조직과 투자자, 중간지원조직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단계마다 연속성 있게 협력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지원을 넘어 비영리 생태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장기적으로 돕고자 하는 잠재적 파트너들, 그리고 현장에서 조직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무진들까지. 루트임팩트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할 분들을 찾습니다.
지난 1년간, 기후 비영리 조직들이 어떻게 운영 기반을 다져 나갔는지 생생한 데이터가 담긴 ‘CP1 프로젝트 1기 임팩트 리포트’ 전문을 지금 확인해 보세요. 건강한 기후 비영리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나갈 여러분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이런 분들에게 특히 추천해요
-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의 체질을 바꾸고 싶은 기후 단체 등 비영리 조직
- 제약 없는 다년 지원, 신뢰 기반의 파트너십에 관심 있는 투자자나 중간 지원 조직, 재단
- 비영리 생태계의 협력 구조와 관행을 바꾸고 싶은 파트너 혹은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