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_언더독스
임팩트커리어 포럼
2020 Impact Career Forum <경로를 이탈하여 재검색합니다> 는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있게 만드는 일, 우리 사회에 변화를 만드는 일, 즉 임팩트 커리어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한 자리였습니다. 자신만의 방식과 속도를 찾아 조금 앞서 임팩트 커리어의 여정을 떠난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의 모습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2020 Impact Career Forum에서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를 이곳에 기록합니다.
임팩트 커리어 포럼의 3번째 세션은 직무별 8개 파트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섯 번째 직무는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입니다.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이라는 직무에
임팩트를 더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편집자의 코멘트
언더독스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임팩트를 향해 액티비티를 정렬(align)하다.
작년 말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1년간 한국에서 소비되는 플라스틱 컵은 33억 개로 추산됩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천연 비누는 그렇기에 더욱 의미있는 제품입니다. 플라스틱의 역할을 대신하는 종이 포장재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게 되었고요. 기왕이면 예쁜 디자인으로 선물용으로도 제격인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초대하여 행사도 진행하고, 기념품으로 나눠주기도 하였죠. 아! 그런데 생각해보니,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천연 비누를 사용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눈 앞의 일과 당장의 성과에 집중하다보면, 종종 엉뚱한 길로 빠지곤 합니다. 변화는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그 변화를 향해 방향키를 조정해야 합니다. 나의 일과 동료의 일, 지금의 일과 다음 단계의 일을 전략적으로 정렬하면서 나아가야, 그 과정이 힘을 받아 비로소 임팩트까지 닿을 수 있습니다.
언더독스는 예비창업가를 교육하고 코칭함으로써, 더 많은 임팩트 비즈니스가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탄생한 임팩트 비즈니스가 기존의 판을 뒤집고 세상에 없던 혁신을 이루는 모습이 바로 언더독스의 임팩트입니다.
언더독스의 소셜 임팩트는 언더독스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임팩트를 향해 잘 정렬되어야 제대로 발생합니다. 그리고 언더독스에서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직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고객인 예비 창업가가 막연하게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구체화하여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프로그램 매니저가 일하는 방식과 역량에 따라 많은 예비창업가가 프로그램만 수강하고 아무 것도 시작하지 못할 수도, 뭔가 시작하긴 하지만 사회혁신과는 거리가 먼 숫자 채우기가 될 수도 있겠죠.
임팩트 생태계에서 긴 시간 자리를 지키며 위대한 임팩트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세상에 선보이고 있는 언더독스의 조상래 공동대표님을 만나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이라는 직무에서 임팩트를 향해 액티비티를 정렬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
프로그램 기획/운영 커리어의 준비와 성장
“실제 몸으로 부딪혀보는 경험이 중요해요”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운영해볼 수 있는 기회는 많은 것 같아요. 대학에서의 팀 프로젝트나 회의, 대외활동 등이요. 저도 그 때 했던,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작은 실수들이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고 도움이 돼요. 저는 학생회를 했었어요. 사람들을 모으고, 등록하고, 관리하고, 사고 안 나게 하고, 재밌게 하고, 이런 일들을 했었죠. 아르바이트로 국제 회의 스태프를 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실제 몸으로 경험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 같이 일하고 있는 팀원들을 보면- 저희는 이걸 직업병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어떤 행사에 가면 내용보다 다른 것들이 많이 보여요. 다과를 왜 저렇게 놓았을까? 등록을 왜 저렇게 할까? 기획과 운영 측면의 것들이요. 사진 찍어서 저희 채팅창에 공유하기도 하고요. 어디에 프로그램 기획이라는 커리큘럼이 있는 게 아니니까, 그렇게 많은 경우의 수를 보고 경험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딜 가든 참가자로 가면 불평 불만이 참 많은데, 다음에 비슷한 프로그램의 기획자가 되면 그것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렇게 여러 현장을 관찰하고, 잘 적용해보는게 중요하겠죠.
프로그램 기획/운영의 전문성
“참가자의 특성을 잘 반영해야 해요”
프로그램 기획/운영이 그 자체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직무인데요. 하지만, 분명히 전문가적인 디테일과 노하우가 필요한 일이에요. 저희는 프로그램 참가자의 특성을 잘 녹여내는 게 강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행사를 기획할 때, 참가자인 창업가들이 발표를 더 잘 할 수 있는 세팅을 하고, 어떻게 투자자나 고객들과 더 잘 만나게 할지를 잘 반영해야겠죠. 중요한 건 참가자의 만족도니까요.
말 그대로 저희는 창업가를 돕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지, 저희가 직접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건 아니에요. 그래서 모든 사회문제에 대해 저희가 해박해야하는 건 아니고, 그럴 수도 없죠. 그건 창업가에게 맡겨요. 저희는 창업가들이 그 문제를 깊게 파고들 수 있도록, 솔루션을 찾고 액션까지 갈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에 대한 전문성을 가져야 해요. 결국 창업가가 창업할 수 있게 도와야죠.
또 같은 창업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대상이 대학생인지, 3년 이내의 초기 창업가인지, 아니면 실제 창업을 할 건 아니지만 교육 프로그램 자체에 관심을 갖고 온 사람인지에 따라 달라야 해요. 모집할 때, 등록할 때, 교육할 때, 모든 프로세스의 디테일이 다 조금씩 달라지는 거죠. 예를 들어, 창업 육성에서 각 팀에 언제 자금, 즉 보상을 주고 그 보상을 토대로 무엇을 하게 해야 잘 성장할 수 있을지가 프로그램마다 다르겠죠. 지원금의 형태로 줄 수도 있고, 더 성장하는 경험을 하도록 용역의 형태로 줄 수도 있고, 그 단계에 따라 증빙을 요할 수도 있고 빠른 실험을 위해 무조건적인 지원을 할 수도 있고요.
프로그램 기획/운영에 임팩트를 더하면
“창업팀이 잘 되도록 돕는게 저희의 미션이에요”
저희의 고객은 보통 프로그램을 발주한 클라이언트와 프로그램에 참가한 창업가, 이렇게 둘이 있어요. 이 양쪽의 KPI(핵심성과지표)와 언더독스의 미션, 이 모든 것을 잘 조율해야 해요. 클라이언트는 당연히 스타 기업가가 바로 나오길 기대하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한 셋팅이 창업팀에는 오히려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공공기관은 바로 고용으로 집계할 수 있는 법인의 설립을 좋아하지만, 스타트업은 법인 이전의 단계에서 도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요. 저희가 클라이언트의 KPI를 만족시키기 위해 창업팀을 다 법인으로 전환시키면, 이들에게는 다른 지원의 기회가 없어질 수도 있어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만나는 선택의 순간에서, 창업팀이 잘 되도록 돕는게 저희의 미션이라는 걸 잊지 않아야죠.
가끔은 아이템이나 비즈니스 모델 모두 너무 훌륭한 데다 취약계층 고용까지도 계획서에 잡아둔 팀을 만날 때도 있어요. 그런데 그게 정말 서류상 주목받기 좋은 이야기에 그치는 곳이라면, 비즈니스 모델이 조금 아쉽더라도 진짜 사회혁신을 꿈꾸는 팀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죠. 그게 저희 미션이니까요. 다양한 역학 관계 안에서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이 저희 팀원들의 몫이에요.
그 밖에도 현장에서 미처 다루지 못하였던 질문들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변을 더해주셨습니다.
프로그램 기획에서 실행으로 넘어갈 때
“변수를 재미나게 해결해요”
촘촘한 계획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꼼꼼히 준비해도 실행단계로 가면 변수들이 생겨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의외로 변수들 앞에서 당황하지 않고 ‘재미나게’ 해결하는 거예요. 당황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고, 누군가 화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죠. 이미 발생한 변수에 잘 대처하면, 의외로 그런 해결과정이 함께하는 팀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끌어가는 것 같아요.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직무에 임팩트를 더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디테일을 살리고
운영시 변수에 대응할 때
늘 참가자에게 기대하는 변화를 기억해야겠습니다. 🙂
정리: 김형진 (루트임팩트 Learn Business L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