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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리포트

2_2.K-Impact 토론 프로그램 (Debate Programme) with 경일고등학교, 법무법인 덕수

피어스쿨

2020년 10월 21일
Root Impact

영화 청년경찰  
표현의 자유 VS 소수자 혐오 

한 고등학생들이 청년경찰의 소송사건으로 모의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원고측 변호사가 되어 영화가 ‘조선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줬다고 주장합니다. 다른 친구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피고측 변호사가 되어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양쪽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 판결문을 읽습니다. 심지어 현직 변호사가 모의법정을 참관하고 조언을 해주기도 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학교길래 고등학생들이 변호사를 대동한 모의법정을 진행할까. 저 학생들은 모두 법조인을 꿈꾸는 걸까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러나, 특수한 학교가 아닌 일반적인 공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며 모두 법조인을 꿈꾸지는 않습니다. 그 중에 몇명은 법조인이 되고 싶을 수도 있고 또 지금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법조인이란 직업을 택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지금 당장 미래 법조인 배출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앞에 위치한 경일고등학교 자율동아리 K-Imapct 학생들입니다.

루트임팩트, 경일고등학교 그리고 법무법인 덕수가 만들어낸 K-Impact 토론 프로그램에 대해 지금부터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K-Impact 의 시작은 2019년 봄, 경일고등학교 P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였습니다.  경일고등학교는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바로 이웃한 학교로, 오며가며 교문 앞을 지나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P 선생님은 소셜벤처나 소셜임팩트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아   자율동아리를 구성하는 것을 지도하던 중이셨고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는중에 어려움을 느끼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루트임팩트로 연락을 주신 선생님에게  몇 가지 아이디어를 드리고 또 자율동아리 학생들을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 초대하여 체인지메이커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 지원 2. K-Impact 토론 프로그램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2019년 하반기를 거쳐 2020년 피어스쿨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경일고등학교 자율동아리는 정식 동아리가 되었으며  K-Impact 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경일고등학교 K-Imapct와의 파트너십은 거꾸로캠퍼스 아이랩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수한 대안학교가 아닌 공교육 체계 안의 일반고등학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침 법무법인 덕수에 계신 변호사님들이 소셜 임팩트에 관심을 갖고 루트임팩트와 협력하기를 희망하신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방식의 페이스메이커를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전체적인 교육 과정의 컨셉과 구조를 루트임팩트가 기획하고, 세부적인 커리큘럼 개발과 교수자의 역할은 법무법인 덕수의 변호사님들이 맡으시며, 경일고등학교 P 선생님이 학교 행정 및 K-Impact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시는 3자간의 협력 모델입니다. 이렇게 K-Impact 토론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습니다. 

모델 구조

– K – Impact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K-Impact 토론 프로그램이 실제 세상을 주제로 하는 배움을 위하여 학교 밖 전문가와 학교 안 학생들을 연결하는 이상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직업 특강’ 으로 전교생이 모여 한 시간 정도 변호사를 초대하여 직업의 세계에 대해 듣는 것보다, 뉴스에서 보았던 소송 사례의 쟁점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해 보면서 변호사에게 직접 질문도 할 수 있다면 – 청소년들에게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차원은 물론이고 나아가 조금 더 내가 몰랐던 진짜 세상의 모습으로 시선이 확장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단지 변호사 혹은 관련한 법 전공만이 아니라, 주제에 따라서는 환경, 사회학, 역사 등 다양한 전공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세상의 사례로 찬반토론을 해본다는 것은 근거를 갖추어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 연습으로도 좋은 배움의 경험이 될 수 있지요.

그래서 아래와 같은 커리큘럼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 내용 및 방식 
    인권, 교육, 노동 등의 영역에서 시의성이 높으면서 법적 쟁점이 존재하여 찬반토론이 가능하거나 혹은 소송에서 다루어지는 다양한 쟁점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가능한 주제를 선택하여, 사전 자료 학습 후 전문가(변호사)의 가이드로 토론 진행
  • 기대효과
    다양한 관점과 사실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설명과 설득 등 의사소통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갖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 일정
    6/ 27 (토) 13:30 ~ 16:00 ‘혐오유감, 그리고 소수자 존중’
    7/4 (토) 13:30 ~ 16:00 ‘일제 강제동원 문제와 인권’
    7/11 (토) 13:30 ~ 16:00 ‘교육과 정치적 중립’
    7/18 (토) 13:30 ~ 16:00 ‘청소년 참정권’
  • 장소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3층 PIER X
토론 중인 학생들

세션의 첫 시작은 앞서 언급한 영화 청년경찰에 관한 소송을 소재로 표현의 자유와 소수자 혐오에 대한 토론이었습니다. 학생들이 모의 법정을 통해 실제 피고와 원고의 역할을 맡아 주요 논거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서로의 변론을 반박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처음으로 경험해 보는 낯선 진행 방식에 학생들이 주춤한 것도 잠시, 사건과 관련된 영상과 실제로 진행된 소송의 쟁점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난 뒤, 학생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모의법정이 시작되자, 깊게 몰입한 친구들의 토론 열기는 점점 달아올랐습니다. 어려운 용어로 가득찬 긴 판결문으로 스스로 판단을 내려야 했던 판사팀을 맡은 학생들도 변호사님에게 수시로 질문하면서 끝까지 판결문을 소화했습니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실제 세상의 방식을 연결한 것이 학생들로 하여금 짧은 시간 내에 몰입을 통한 배움의 경험에 빠져들게 한 것이지요. 

변호사님은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실제 소송 2심의 재판부 결정을 학생들에게 소개해주었습니다. 2심 결과는 바로 K-Impact 토론 수업 열흘 전에 나온 것이었는데, 매우 이례적인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1심은 청년경찰이 중국 동포에 대한 잘못된 묘사를 했으니 손해배상을 하라는 원고 측 중국 동포들이 패소하였으나 2심은 영화사가 사과하라는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판결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중국 동포들이 사실 패소 확률이 매우 높은 소송을 왜 제기하고 2심까지 갔는지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생각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는 소수자의 입장을 조금 더 깊이있게 생각하고 나아가 공감해 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이후에도 경일고 K-Impact 친구들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제기한 집단소송, 인헌고 학생이 학교의 징계 처분에 대해 제기한 행정소송 등을 소재로 계속해서 배움을 이어갔습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의미있는 배움을 성수동에서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열정을 갖고 새로운 시도를 하신 선생님 한 분에서 시작된 변화였습니다. 2019년부터 선생님을 만나며 한국 입시제도나 고등학교의 상황에 대해 이해를 높일 수 있었고, 또 특히나 무더웠던 올 여름 토요일마다 학생들을 인솔하여 함께 오셔서 출석, 코로나19 방역 지침의 준수, 간식, 기타 행정 업무를 챙겨주시는 마음이 어찌나 귀하고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경일고의 사례처럼, 진짜 배움의 경험을 만들어 주기 위해 번거로움도 귀찮음도 마다하지 않고, 학교의 교장-교감 선생님 또 행정실과 적극 협의를 하면서 일을 함께 도모하고 싶은 선생님들이 어딘가에 계시리라 상상해봅니다. 선생님, 피어스쿨이 선생님과 함께 할게요!

우리 학교에 K-Impact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다면: 링크
피어스쿨에 대해 추가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다면,아래 메일로 연락주세요. 
pierxchool@rootimpac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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