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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리서치

문제는 문제해결력입니다.

A Route to Impact

2020년 12월 08일
Impact Career Contents TF
김나영 김범용 김형진 마영진 백현지 서소령 선종헌 송예리 최근형

A ROUTE TO IMPACT 06. 임팩트 커리어 X 문제해결력

루트임팩트는 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일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커리어의 출발선에 있는 사람은 물론, 이미 커리어 여정 한가운데 있는 사람일지라도 매일의 업무 속에서 그 의미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A ROUTE TO IMPACT>는 어떠한 경험과 역량, 전문성이 임팩트와 커리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단단하게 연결해 주는지 소개합니다. 우리의 일이 임팩트를 만들고, 그 임팩트를 통해 우리의 커리어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임팩트 커리어를 통한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길 바랍니다.

저들보다 더 큰 문제는 저 지분 싸움을 해결하지 못하는 서대표, 당신입니다! 
_ tvN 드라마 스타트업 6회 중 한지평 팀장(♥)의 말

드라마 속 주인공은 비록 가진 기술은 없지만 통찰력과 창의력이 출중하여 스타트업의 CEO 역할을 맡았습니다. 쓴소리와 위로로 그의 성장을 돕는 멘토의 말을 듣다 보면 “무엇이 문제인가”가 자주 언급됩니다. 문제해결력이 있는 능력자와 그것이 아직 없는 초심자의 대비가 분명한 지점이지요. 

문제해결력은 임팩트 비즈니스 스타트업이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가장 대표적인 역량 중 하나입니다. 이 분야의 다양한 채용공고에서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재를 찾는 문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 루트임팩트 문제점을 찾고 다양한 해결 방안을 시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분
  • 세이브앤코 문제 인식 및 유연한 대응, 해결 능력이 강한 분
  • 오파테크 업무에 대한 주도적인 자세와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
  • 위허들링 집요하게 문제를 찾고 해결한다.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고 찾는다.)
  • 임팩트스퀘어 문제의 현상과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적절한 솔루션을 도출하여 해결해낼 수 있는 능력
  • 자란다 경청하는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분
  • 점프 내/외부 파트너와 원만한 소통 능력 및 문제해결 능력을 갖고 계신 분
  • 프렌트립 능동적이고 유연한 문제해결 능력
  • 플랫팜 새로운 업무에 능동적, 적극적으로 임하며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분
  • HG Initiative 논리적 사고를 통한 비즈니스 문제해결 능력 및 분석 역량

루트임팩트가 2019년에 조사한 임팩트 비즈니스 채용 포지션에 따르면, 총 21개사의 169개 고유한 일자리 중 139개에 문제해결력 또는 유사한 능력이 필요하다고 집계되었습니다. 그러니 임팩트 비즈니스에서의 커리어를 원한다면 자신의 높은 문제해결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채용 과정 중에 만날 담당자는 우리가 지난 경험에서 어떤 문제를 마주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할 것입니다. 

임팩트 비즈니스 채용 포지션

그런데 정말 문제는

“저는 문제해결력이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설명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대부분의 문제가 한 번에 드러났다가, 한방에 해결되고 합니다.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주인공의 표정이 문제를 말하고, 이내 희망찬 음악과 주인공의 당찬 눈빛이 해결을 알리는 식이죠. 하지만 우리의 일상에 무릎을 꿇는 간절함으로 누군가를 영입한다거나, 녹취를 통해 대기업 회장을 골탕 먹이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가 해결했던 문제가 수학의 정석 속 미적분 말고 또 있기는 했을까요? 

당황하지 말고, 문제해결의 학술적 정의부터 차분히 찾아가 보겠습니다. 그것은 문제를 알아보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인지, 감정, 그리고 행동의 능력이라고 합니다(참고1). 사실 문제해결력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유행하기 전에 우리는 창의력이라는 말을 많이 썼습니다. 실제로 관련성이 매우 높은 개념이고, 창의력은 문제해결력의 필수 요건입니다. 처음 떠오른 해결책에 매몰되지 않고 더 많은 대안들을 떠올려볼 수 있는 유연성이 있는 사람, 만지거나 볼 수 없어도 많은 것들을 상상하며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사람이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할 확률도 높아질 테니까요. 

하지만 이런 유연한 사고만으로 무언가를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것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청춘의 유연함이 타성에 젖은 조직을 구원할 것 같은 환상이 현실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이죠. 조직이 새로운 시선을 받아들이지 못할 만큼 유연성을 잃은 탓이 크지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자의 유연성에 지구력이 떨어지는 탓이 더 큽니다. 

문제해결에 필요한 창의력은

순간적인 기지라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의 끈기입니다. 드라마와 달리 현실 속 문제는 오랜 시간에 걸쳐 드러나고, 해결의 순간도 명확치 않습니다. 거기에 더해 이것저것을 상상하는 일은 인지적 노력을 필요로 하는데, 우리의 뇌는 귀찮고 힘든 일을 싫어합니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타협하고 싶어 하는 뇌를 다그쳐, 다각적이고 구체적인 상상을 하는 일이 습관이 되게 하려면 상당히 고되고 꾸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운동 능력을 높이기 위해 훈련을 통해 몸의 근육을 만드는 것처럼, 문제해결력 역시 끈기 있는 연습과 반복을 통한 근성인 것입니다. 

그럼 문제집 풀듯이 반복해서 문제 풀이를 하여 훈련을 하면 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문제 자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어떤 상황이 문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조직의 업무라면, 이 모호함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임팩트 지향 조직들을 위한 공유 오피스의 공간 운영을 담당하는 5년 차 김 모 매니저의 이야기입니다.  

“일정 기간 동안 주말에 저희 공간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겠다는 요청이 왔어요. 상당한 수익이고, 사업 초기라 홍보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수락을 했죠. 운영사가 대관 결정을 했으니, 입주사에게 안내하면 끝! 그런데 저는 여러 가지가 보이는 거예요.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이동하는 차량이 많을 텐데 주차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흔치 않은 기회인데 입주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 협상을 해볼 수는 없을까? 입주사 제품을 PPL로 넣어달라고 해볼까? 이런 생각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죠.”

김 모 매니저의 이야기처럼, 여러 사람의 입장과 여러 시점의 상황을 상상해보는 것은 지구력을 요하는 일입니다. 빨리 지치는 사람이 먼저 타협하게 되고, 타협하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꾸준한 근력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솔루션이 정답인지 확인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이번에는 야근 교통비 사용 매뉴얼을 업데이트하고 싶은 3년 차 이모 매니저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정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바로는 알 수가 없어요. 수정해가면서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야근하는 직원에게 택시비를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런 친절함이 오히려 야근을 권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시간 내에 일을 끝내면 사비로 붐비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느긋하게 사무실에 머무르다 퇴근할 때면 편하게 공짜 택시를 타는 것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일단 시행해보고, 데이터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즉, 내가 선택한 안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 한 번의 선택으로 모든 일이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각오, 지속적으로 중간 과정과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집중력 같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임팩트 커리어에서 이야기하는 문제해결이란

무엇이고 왜 문제해결력을 요구할까요? 가장 큰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임팩트 비즈니스는 그 자체가 문제해결이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세상과 그렇지 못한 세상의 간극을 정의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니까요. 따라서, 임팩트 커리어를 찾는 우리가 가장 먼저 문제해결력을 적용해야 할 분야는 바로 사업의 비전과 미션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또한, 임팩트 비즈니스를 하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에는 디테일한 업무 매뉴얼이나 정답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확한 가치 판단의 기준은 있지만,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해답은 없는 것입니다. 때문에 높은 수준의 문제해결력은 급변하는 업무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고, 직업에 대한 개인적인 효능감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나아가, 임팩트 지향 조직의 많은 포지션들이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력을 요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맡는 일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소통 역시 넓은 범위에서 하게 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자부터 임팩트의 최종 수혜자까지 고객의 범위도 넓습니다. 필연적으로 매우 다양한 타자들과 얽힌 상태에서 일을 하게 되죠. 높은 수준의 업무 자율성을 철저하게 독립된 업무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주어진 역할과 책임 안에서 자율성을 갖되, 결국은 모든 것이 팀워크입니다. 여러 사람의 관점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종합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사람, 다시 말해 나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을 환영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다시 처음의 문제로 돌아와,

우리는 우리의 문제해결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걸까요? 일단은 앞서 살펴본 채용공고와 같이, 임팩트 비즈니스 스타트업이 문제해결력을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제시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중 문제해결능력 평가 리스트를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국가직무능력표준 문제해결능력 평가리스트

살펴보면, 꼭 다급하게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끈 경험만이 문제해결력 발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 필요한 것을 먼저 알아챈 순간, 새로운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한 경험, 정리되지 않은 정보를 구조화하여 더 나은 상태로 만들어본 일, 이 모든 것들이 문제해결력의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문제해결력을 어필해야 하는 순간에는, 원하는 상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해본 경험을 이야기하면 됩니다. 내가 바랬던 좋은 모습이 바로 문제가 해결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시 실제 상황을 분석한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사소할지라도 어떤 것을 새로 발견했는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포함해서요. 대부분 여기서 본인이 적용한 솔루션과 성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바람에 리얼리티가 떨어지곤 합니다. 물론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좋지만, 지구력에 집중해보는 쪽은 어떨까요? 내가 생각했던 성과의 기준은 무엇이었고, 얼마나 자주 또 지속적으로 그것을 점검하고 개선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정말로 문제해결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 후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 같은 결말보다는 꼼꼼하고 끈기 있게 다양한 측면을 고려했던 경험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으로 문제해결력을 키우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우선, 문제해결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해볼 수 있습니다. 학자들이 추천하는 가장 강력한 조건은 바로 “긍정 정서”입니다. 하다못해 달콤한 디저트 한 입을 물고 있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문제해결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긍정 정서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텐데요, 각자의 긍정촉진제는 무엇일지 생각해보면 어떨까요(참고2)?

성실한 운동이 근육을 단련하듯, 문제해결력 향상을 위한 꾸준한 훈련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기대하는 상황과 현재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비교하는 습관을 가져볼 수 있겠죠. 이 글을 쓰는 제가 오늘 아침 연습했던 것은 이런 것입니다.

* 기대하는 상황: 취업 준비생들이 한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는 재미있는 글이 우리 팀의 공유 드라이브에 준비되어 있다. 
* 현재의 상황: 글의 주제(문제해결력)와 개요만 있다. 허락된 시간은 6시간, 나의 집중력은 중간 수준, 글쓰기 외 다른 긴급 업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차이를 좁히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았습니다. 먼저 글을 쓰되, “재미있게”라는 쓸 수 없는 저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동료들을 섭외했습니다. 또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감시자를 섭외하였습니다. 아무리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도 혼자만의 마음속 데드라인은 동기부여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그 데드라인을 공론화하기 위해 제가 먼저 “이 글 0월 0일에 업로드하는 것으로 알고 있겠습니다.”라고 동료들에게 선언해버리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제가 시간 안에 일을 마치는지 지켜봐 줄 감시자들이 생길 것이고, 저는 집중력을 더 올릴 수 있게 되겠죠.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문제해결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도 있습니다. 많은 기관들이 청년을 위한 문제해결력 향상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지요. 좋은 예로, 임팩트 베이스캠프가 있습니다(뒷광고아님). ​

이 글의 목적은

문제해결력이란 생각보다 넓은 범위의 능력이며, 다양한 차원에서 유용하다는 점을 어필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임팩트 커리어를 준비하는 여러분이 스스로의 문제해결력을 되짚어보고 개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보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외국의 연구이기는 하나, 문제해결력은 점진적인 직업적 성공, 즉 업무 복잡성과 연봉에 기여하며, 이러한 기여는 일반적인 교육 수준이나 전반적 지능 수준의 정도를 통제했을 때도 유효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참고3). 문제해결력이 뛰어난 개인은 높은 확률로 도전적인 업무 환경에 잘 적응하여 성과를 내고 버는 돈도 많아진다는 말이지요. 기타 요소들이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온전히 문제해결력 그 하나가 개인의 성공에 미치는 부분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는 조직을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개인적 차원에서도 유용한 역량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뛰어난 문제해결력을 갖춘 체인지메이커들의 활약으로 더 나은 세상이 한층 가까워지기를 바라봅니다.  

참고 1. A study examining the effects of a training program focused on problem-solving skills for young adults. (2020)

참고 2. Positive affect facilitates integration of information and decreases anchoring in reasoning among physicians. (1997)

참고 3. The incremental contribution of complex problem-solving skills to the prediction of job level, job complexity, and salar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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