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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기타

임팩트 조직 사람들의 불안감(하편)

2023년 07월 26일
루트임팩트 피플&컬처 팀 선종헌 리드

불안해도 몰입하는 사람들의 습관

지난 글에서는 임팩트 지향 조직의 모호함과 불안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으로 그 모호함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심리학에서는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AT: Ambiguity Tolerance)을 측정하고 공부합니다 (1). 사람은 각자 고유한 정도의 AT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AT가 높은 사람은 전반적인 불안감이 낮고(2), 리스크테이킹 성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3). AT가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숙련도에 대한 평가를 관대하게 하는 경향이 있으며 (4), 주관적인 안녕감이 대체적으로 높다고 합니다 (5). 하지만 도덕적 의사 결정을 할 때 규범을 잘 어기는 성향도 있다고 해요 (6).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AT 가 모호함을 그저 버텨내는 무던함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모호함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성향의 차이로 보아야 합니다. AT가 높다는 것은 모호함을 위협보다는 기회로 해석하여, 타개해갈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적극 수집하고 기회를 모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AT 가 높은 사람이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을 참고해볼만 합니다 (7).

그렇다면 무엇을 하려고 그 모호함을 인내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몇년 전 저는 루트임팩트 구성원들 중 5년 이상 우리 조직에 근무하며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들의 일하는 습관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분석의 결과는 루트임팩트의 인재상을 정립하고 구성원 성장을 지원하는 기준을 세우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중 일부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습관을 체크해 볼 수 있는 점검 문항도 있으니 함께 확인해보면 좋겠습니다.

습관 1. 일의 결과를 시뮬레이션 해본다

이렇게 해도 되고 저렇게 해도 되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럴 때 선택에 따른 결과들을 구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해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상황은 모호하지만 상상은 구체적으로 하는거죠.

점검 문항

  • 나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나리오를 준비하여 실패의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 나는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전혀 다르고 새로운 대안을 몇가지 생각해둔다
  • 나는 진행하는 일의 미래 시나리오를 한가지 이상 떠올리며 일한다

습관 2. 끈질기게 생각하고 공부한다

지구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동일한 과제인 것 같아도 미묘하게 다른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들이 있는데요, 이때 관성에 지지 않고 고민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 있는 듯 합니다. 이런 힘이 있는 사람들은 당장 쓸 답을 찾기 위한 정보 검색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의 분석과 학습으로 내공을 쌓아갑니다.

점검 문항

  • 나는 배경 지식과 참고 자료를 꾸준히 찾아보고 숙지한다
  • 나는 실패하면 곧바로 원인을 분석하고 기록한다
  • 나는 특정 선택의 효과와 위험을 동시에 고려하여 비교한다

습관 3. 자기주도적으로 일의 목적을 상기한다

업의 성격은 모호하지만 선택한 커리어에 대한 주관은 모호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적어준 일의 사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의 주관대로 의미를 찾는 여정을 계획하고 실행한다는 것입니다. 누가 ‘좋은 일 하시네요’ 라고 말해주는 것이 큰 감흥이 없는 것은 이 때문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점검 문항

  • 나는 주기적으로 나의 업무 행동과 성장을 성찰한다
  •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책임과 권한 범위를 명확히 소통한다
  • 나는 “이 일을 하는 이유”를 자주 고찰하고 답을 찾는다

습관 4. 자율적인 환경을 엄격하게 활용한다

높은 자율성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오히려 길을 잃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경계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가이드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점검 문항

  • 스스로 엄격한 업무 데드라인과 퀄리티 기준을 설정한다
  • 주도적으로 자기의 책임 범위를 설정하여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 개인적인 시간과 공적인 시간을 철저하게 구분하여 계획을 세운다

제시된 행동들의 공통점이 보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동료들의 이런 특성을 우스갯소리로 ‘징하다😈’고 합니다. 우아한 표현으로는 ‘꺾이지 않는 마음’인 것 같고요. 그정도면 된 것 같은데 더 고민하고, 그냥 해도 될 것 같은데 찾아보는 이런 끈질김이 비결은 아닐까요? 그들 역시 많은 것이 모호하고 불안하다고 말했어요. 그럼에도 그들은 나름의 전략으로 모호함에 매몰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맡은 업무의 성격은 각기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보이는 행동과 생각의 습관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전략들을 구사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전략들이 AT 를 높여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가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AT를 후천적으로 기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하는 연구들도 속속 등장하는 중인데, 거기서 제시된 방법들이 위 우리 동료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의 습관들과 비슷하거든요. 예를 들어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이 AT를 증진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8). 생각과 관점이 어디로든 자유롭게 흐르도록 두고 보는 것이 마인드풀니스이니, 그런 훈련을 통해서 경계 없는 모호함을 탐험하는 습관이 길러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외국어와 해외 문화 경험이 AT 를 높인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9). 이 연구는 사실 인과관계가 명확하지는 않다는 약점이 있긴 한데요 (즉 AT 가 높아서 외국 경험이나 외국어 공부를 두려움 없이 시도 했을 수도 있으므로), 그래도 그 연결성에는 상당힌 시사점이 있습니다. 언어의 확장이란 곧 사고의 확장이고, 유연한 사고로 주어진 상황의 여러면을 해석하게 된다고 볼 수도 있으니까요. 추상적인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AT를 높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10). 작품의 여러가지 의미를 다방면으로 생각해본다거나 작품 속 여러가지 요소들의 연결성을 조합하여 뇌로 받아들이는 작업 자체가 훈련이 된다고 합니다. 자유로운 사유를 훈련하고, 언어를 학습하고, 아름다운 자극들은 끊임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마치 우리 동료들이 하는 끝없는 시뮬레이션 혹은 성찰과 닮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성공적인 우리 동료들은 이러한 습관들로 AT 를 높이고, 그 덕에 높은 불안 대신 높은 몰입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우리 주변의 성공적인 동료들이 보여주는 습관도, 그리고 연구자들의 실험도, 현실의 모호함 자체를 삭제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모호함을 인지하는 우리의 자세를 바꿔서 불안을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수준으로 줄여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싫든 좋든 모호함은 우리의 기회이고, 불안은 우리의 영원한 친구라고요 (11).

(1) https://doi.org/10.3389/fpsyg.2015.00344
(2) doi.org/10.1016/j.paid.2009.03.003
(3) doi.org/10.1016/j.ijhm.2011.07.007
(4) doi.org/10.1016/j.janxdis.2004.12.004
(5) https://doi-org-ssl.oca.korea.ac.kr/10.1016/j.paid.2009.03.003
(6) https://www-sciencedirect-com-ssl.oca.korea.ac.kr/science/article/pii/S0882611009000121
(7) doi.org/10.1177/1059601115619081
(8) doi.org/10.1007/s12144-021-02597-4
(9) doi.org/10.1017/S1366728912000570
(10) doi.org/10.1186/s12909-017-1028-7
(11) https://www.youtube.com/watch?v=Tg-GWUPCs7E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980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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