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의 다양성과 포용, 글로벌을 설득해보다
2024 AVPN
AVPN 2024 출장기(2)
루트임팩트 AVPN 컨퍼런스 참석의 진짜 목적
루트임팩트는 꾸준히 AVPN 컨퍼런스에 참여해왔습니다. 한국 임팩트 생태계 빌더로서 전반적인 아젠다를 두루 탐색하기 위해 참여해온 여느 해와는 달리, 올해는 조금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컨퍼런스에 임했습니다. 루트임팩트의 새로운 이니셔티브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계획을 공유하고 글로벌 파트너들의 실시간 반응을 살피는 것이 그 목표였습니다. 당장 구체적인 협력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의 생각에 대해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혹시 우리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펀더가 있을지 힌트를 얻고 싶었습니다.
DEI 이니셔티브가 꼭 필요한 이유
저희는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으로 직장 내 성별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의 경력 단절 문제나 일터 내 양육자들의 어려움을 다룬 기사들을 보면 “차일드 패널티(Child Penalty)”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부모가 되는 중대한 선택을 하면 커리어라는 ‘리그’에서는 자녀(Child)돌봄으로 인해 불리함이 발생하는, 우리가 잘 아는 그 현상이죠.
최근 전문가들은 이 극단적인 차일드 패널티가 여성들의 경력 단절 문제를 넘어서 한국 출산율 저하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희는 커리어의 차일드 패널티를 경감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를 가능케 하는 것은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이라고 믿습니다. 최대한 많은 조직들이 변화의 중요성과 시급성에 대해 인지하고, 포용적인 조직 문화와 인프라 구축,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 다양한 방식의 일하는 방법 설계, 적극적인 소수자 채용 등을 통해 변화하면, 돌봄과 일이 서로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 변화에 동참할 조직들의 연대를 만드는 일 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특히 루트임팩트 DEI 이니셔티브 팀은 경력보유여성의 커리어 재시작을 돕는 ‘리부트캠프’를 통해 경력보유여성들의 취업 가능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직들이 더 적극적으로 경력보유여성 채용을 고려하고 실천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귀한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소셜벤처 공동직장어린이집인 모두의 숲 어린이집을 통해 작은 규모의 일터가 어떤 방법으로 양질의 보육 지원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지, 돌봄 부담으로 생기는 구성원 이탈의 가능성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는지 배웠습니다.
차일드 패널티는 조직이 경력보유여성 채용과 같은 포용적 채용을 지속하고 어린이집과 같은 가족 친화적 인프라가 현실화 될 때 줄여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DEI 이니셔티브 팀은 모두의 숲 어린이집을 통해 지속적인 실험 및 리부트캠프와 같은 경력보유여성 지원 사업을 통해 조직들이 자율적으로 일터의 다양성과 포용을 고민하고 실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Lab 을 계속 운영할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조직들이 장기적으로 일터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실현하는 인사 제도 개혁과 간접 비용 투자를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루트임팩트가 항상 그래온 것 처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도전과 실험을 통한 배움을 바탕으로 변화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AVPN 2024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니
루트임팩트는 행사 기간 내내 다양한 글로벌 조직을 만났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홍콩의 비영리 조직을 비롯, 일본의 패밀리 오피스와 글로벌 임팩트 투자사, 기업 재단에 이르기까지 3일 동안 정신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반복해서 우리의 DEI 이니셔티브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보니 몇 가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흥미로울 수는 있겠으나 기아, 인종차별, 인권, 기후 환경 처럼 시급하게 다가가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저출산 해결의 방법으로 경력보유여성을 일터로 포용한다는 논리가 어쩌면 조금 억지스럽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주장하고 싶었던 것은 누구나 선택권이 있는 일터를 만듦으로써 원하는데도 불구하고 출산을 포기해야만하는 불행한 상황은 줄여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였는데요.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이야기를 하다보니 마치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에게 유연한 일터를 제공하면 아이도 출산하고 일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차일드 패널티는 글로벌한 현상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만났던 다양한 국적의 여성들이 모두 격하게 공감하였습니다. 아부다비, 두바이, 태국, 홍콩, 미국, 영국 출신의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특히 그들은 우리의 모두의 숲 어린이집 사례에 매우 큰 감동과 관심을 드러내며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모두의 숲 어린이집 모델을 다양한 지역에 복제하는 것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다시금 직장 어린이집 사업이 얼마나 임팩트가 큰 것인지 체감하였습니다.
결국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실험에 동참할 수 있는 파트너의 구체적인 페르소나를 그려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우리나라와 같이 극단적인 저출산을 경험하고 있지는 않으나, 머지 않아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타개해가는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 받아 그 문제에 대비하고자 하는 파트너들이 분명히 있을테니까요.
**AVPN 컨퍼런스, 이렇게 준비하세요
AVPN 미팅 예약 방법과 팁
올해 컨퍼런스 참석 목표를 고려할 때, 적합한 기관들을 많이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AVPN 웹사이트에서 멤버 목록을 조회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임팩트 영역과 지역을 타깃하는 600개 이상의 기관이 있기에 꼭 맞는 곳을 찾는 데에는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었습니다.
보다 효율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AVPN의 멤버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 멤버의 네트워킹과 협력 기회를 적극적으로 연결해온 AVPN 한국대표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온라인 미팅을 통해 컨퍼런스 참석 목적과 만나길 기대하는 기관의 속성에 대해 상세히 말씀 나누었고, 이후 담당자와 연락처뿐만 아니라 관심 영역 및 지역 등 대한 코멘트를 포함해 적합한 조직들을 추천받을 수 있었습니다. 세심한 도움 덕에 수월하게 준비를 시작한 것이죠.
또, 특정 세션의 참가자를 미리 확인하고 미팅을 조율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입니다. 컨퍼런스 3주 전부터 공식 앱을 통해 각 세션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 기업가를 위한 시장 및 공급망에 대한 공평한 접근성 확대(Scaling Equitable Access to Markets and Supply Chains for Women Entrepreneurs)’와 같이 DEI 이니셔티브 팀의 사업 영역과 관련 있는 주제의 세션에 참여하는 기관을 우선 순위로 미팅을 제안하는 것이죠. 공통의 관심사가 있기에 대화를 시작하기 용이하고, 시간 조율이 어렵더라도 세션 전후 짧게라도 만날 수 있기에 유용한 방식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킹이 중요한 컨퍼런스인만큼 사전에 미팅을 세팅하지 않았을지라도 현장에서 부담 없이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컨퍼런스 현장 곳곳에는 언제나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세션 전후에도 가볍게 서로를 소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때, 반드시 우리 사업에 관심이 있을법한 상대방이거나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볍게 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 조직과 사업을 어떻게 소개하는 것이 더 직관적으로 다가가는지를 관찰하고 보완해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니까요.
AVPN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AVPN 글로벌 컨퍼런스는 매년 공식 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데요, 이를 통해 기본적으로 일자 별 아젠다와 연사 정보와 같은 정보를 제공할뿐만 아니라 나의 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는 두 개의 공간에서 나뉘어 진행되었기에 내가 참가할 세션과 예정된 미팅의 장소를 고려해 일정을 조율하고, 이를 헷갈리지 않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장 활발하게 활용한 기능은 미팅 일정과 장소를 제안하고 조율하는 것이었는데요, 누가 참가하는지, 그리고 그들의 연락처를 모를지라도 앱 내에서 쉽게 참가자의 프로필을 조회하고 미팅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나와 상대방의 기존 일정과의 충돌 여부를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습니다.
비록 종종 알림이 늦게 도착하는 등 자잘한 오류가 있기도 했지만, 참가자들의 원활하고 활발한 네트워킹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필과 참여 세션을 고려해 AI 추천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는만큼, 다음 번 컨퍼런스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AVPN 2024 출장기(1) 하나된 아시아, 하나된 미래 : 여성, 임팩트 필란트로피, AI 세션 살펴보기